최근에 스페인의 부실 은행들에 대한 1000 억 유로 구제 금융이 큰 마찰없이 합의되어 집행이 승인 (물론 각 개별은행에 대한 실사 작업과 자구 계획 심사등 복잡한 과정이 있지만) 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2 년 7월 19일 스페인의 10 년 만기 국채 이자는 7.24% 까지 치솟았습니다.
사실 이는 최근에 스페인 중앙정부가 현금 고갈 위기에 빠진 지방정부들을 구원하기 위해 지난 7월 13 일 180 억 유로 규모의 구제 기금을 만들기로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더 발행하든지 아니면 공기업이나 국유자산을 매각해야 하지만 어느 것도 쉽게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 이유는 물론 투자자들이 스페인의 경제 전망을 꽤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 스페인 부동산 경기 붕괴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했지만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0041146 참조) 한 때 거대한 부동산 버블이 생성되었던 2007 년에 건설업이 스페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GDP 의 17% 로 나머지 제조업을 다 합친 것보다 더 거대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대한 건설부분이 사실은 필요하지도 않은 주택과 건물을 짓기위해 투입되었던 게 90 년대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비극이었습니다.
이 버블이 붕괴되고 난 후 스페인 경제는 혼돈 그 자체가 되어버렸고 이제 4명 중 1명은 실업자라는 대공황 시대를 방불케하는 엄청난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세금 수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반면 지출을 줄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필연적인 결과로 스페인의 공공 부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스페인의 재정적자는 GDP 의 8.5% 수준으로 미국과 비슷했지만 - 그리고 사실 GDP 대 부채 비율이 미국보다 작음에도 - 이미 스페인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지금 부채가 그나마 다른 선진국보다 작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경제가 복구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투자자들이 선뜻 스페인 국채를 구매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스페인 경제가 입은 타격은 엄청난 것으로 대내외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페인에 대한 유로존에 도움에도 불구하고 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스페인의 재정 상환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될 수 밖에 없으며 장기 국채금리가 7% 를 넘어서는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수준으로 여겨지는 마지노선) 이벤트는 올해 계속 그래왔듯이 자꾸만 반복되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나마 스페인이 유로존 국가가 아니었다면 자국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비상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가치가 폭락했겠지만) 현재는 그럴수가 없는 상황이죠. 물론 유로화에서 탈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이 최악의 상황인 걸로 받아들일테니 말이죠.
스페인이 좀처럼 위기에서 벋어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도 유로화가 스페인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다시 스페인이 유로존 전체에 발목을 잡고 있는 자기 모순적인 상황이 스페인 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기 전까지는 반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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