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시조새의 발굴
최초의 시조새 화석 표본은 독일에서 발굴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첫번째 표본이 발견되기 직전에 첫번째 깃털화석이 먼저 발견되었습니다. 이 깃털의 주인공이 무엇인지 현재는 확실치 않지만 과거에는 중생대에 유일한 깃털달린 생명체가 시조새였던 시절도 있었으므로 한동한 시조새의 깃털화석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이 중생대 화석이 발견되기 (1860 - 1861 년 사이 발견) 전에는 중생대에는 깃털이 있는 새의 조상 같은 생물이 없었으므로 당연히 깃털의 주인공인 새의 조상으로 생각되는 생물의 화석을 찾는 것이 큰 관심사였습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거의 동시라고 할 수 있는 1861 년 독일의 솔른호펜 (Solnhofen - 상당수의 시조새 화석은 여기서 발굴) 인근에서 최초의 시조새 화석이 발견됩니다. 솔른호펜에는 쥐라기 시절 만들어진 석회암 지층이 있으며 여기서 시조새를 포함한 여러 동물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솔른호펜을 시조새의 고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1861 년 발굴된 첫 화석은 런던 표본 (London Specimen, BMNH 37001) 으로 불리는데 이를 발굴한 의사 칼 하버라인 ( Karl Haberlein ) 이 이를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 팔았기 때문입니다. 이 화석은 머리와 목부분이 대부분 보존되지 않았지만 나머지 골격부분은 현대의 도마뱀 같은 파충류를 닮았으며 앞다리와 꼬리에 깃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영국의 고생물학자이자 비교해부학자인 리처드 오웬 (Richard Owen) 은 이 표본을 보고 1863 년 Archaeopteryx macrura 라는 학명을 부여했습니다. Archaeopteryx 라는 명칭은 고대의 깃털, 혹은 날개라는 의미인데 국내에 번역될 때는 시조새라는 명칭으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하 시조새)
(런던 표본의 레플리카. 당시에 발견된 불완전한 화석만으로도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석이었음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Archaeopteryx_lithographica,_replica_of_London_specimen,_Staatliches_Museum_f%C3%BCr_Naturkunde_Karlsruhe,_Germany_-_20100925.jpg )
두번째 발굴된 화석은 베를린 표본 ( Berlin specimen, HMN 1880 ) 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1874- 1875 년 사이 발굴되었으며 가장 잘 보존된 화석 가운데 하나입니다. 시조새 (A. macrura) 사진 가운데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머리와 목은 물론 깃털 흔적까지 아주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베를린 표본, 레플리카가 아닌 실제 원본으로써 베를린 박물관에 전시 중. 클릭하면 원본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H. Raab )
베를린 표본은 매우 잘 보존된 화석으로 이후 발견되 8 개의 표본과 더불어 시조새의 해부학적 구조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귀중한 화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개의 골격 + 깃털 표본과 1개의 깃털 표본이 지금까지 발굴된 화석인데 2011 년에 또다시 새로운 화석이 발굴 중에 있어 총 11 개의 시조새 화석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중 일부 화석은 Archaeopteryx macrura 이 아니라 시조새 속에 속하지만 다른 종인 것이나 아예 다른 속으로 판단되는 화석도 존재합니다. 나중에 발굴된 솔른호펜 표본 (Solnhofen Specimen, BSP 1999) 의 경우 정확히 말하면 시조새가 아니라 시조새와 근연 관계에 있는 Wellnhoferia 속에 속하는 화석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아마 쥐라기에 단 하나의 종만 진화했다는 것은 현재의 생태계를 보더라도 드문 일이기 때문에 여러 종과 속이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죠. 우리가 지금까지 발굴한 것은 그 중 일부일 것입니다. 시조새와 비슷하게 생긴 깃털달린 동물들이 당시에 제법 돌아다니거나 혹은 날기도 했을 것입니다.
(솔른호펜 표본. Wellnhoferia grandis 라는 시조새와 가까운 깃털 동물로 판단됨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H. Raab )
시조새는 대략 몸통길이가 현재의 까마귀만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종과 속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존재했을 것입니다. 시조새 화석들은 쥐라기의 가장 초기인 티토니안기 (Tithonian stage) 의 1억 5080 만년에서 1억 4850 만년 전 지층에서 발견되었습니다.
4. 시조새 vs 새
시조새는 날개처럼 보이는 팔에 깃털이 달려있는데다 꼬리에도 깃털이 꽤 있었기 때문에 언뜻 보면 새 같이 생겼습니다. 아주 잘 보존된 베를린 표본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들의 미세 깃털 구조는 현대의 조류에서 보는 깃털과 유사한 미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현대의 깃털처럼 barb - barbule - barbicel (깃가지 - 작은 깃가지 - 작은 갈고리) 의 구조로 서로 얽히게 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깃털의 구조만 보면 당시의 깃털도 현재의 조류의 깃털과 큰 차이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깃털의 미세구조 public domain image)
하지만 골격에서는 다른 특징들이 보입니다. 사실 골격상의 특징을 보면 시조새는 새보다는 지금의 도마뱀과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으며 발견당시에도 도마뱀 모양인데 깃털이 있다고 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꼬리일 것입니다. 시조새의 꼬리는 현대의 조류와는 달리 매우 긴 꼬리뼈에 깃털이 달린 구조로 사실 비행에는 꽤 비효율적인 구조입니다. 깃털로 마무리 해도 되는 부분에 꼬리뼈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만큼 무게가 꽤 나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시조새와 현대 조류의 꼬리 비교 public domain image )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사실 시조새의 흉곽 및 어깨 골격 구조는 현재의 조류와 판이하게 달라 진정한 의미의 날개짓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부분도 그냥 파충류 친척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즉 깃털은 비행에 적합해 보이는데 골격은 적합하지 않은 구조인 셈입니다.
시조새의 깃털에 관해서 한가지 더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바로 깃털이 몸의 얼만큼을 덮은 상태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이 문제는 깃털의 용도가 무엇인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표본은 깃털이 날개라고 볼 수 있는 앞다리와 꼬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얼굴과 목 부분에서는 아무런 깃털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깃털이 보온용이었다는 주장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입니다. 보온을 위해서였다면 몸전체에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화석화 되는 과정에서 다른 곳에 있던 깃털이 잘 보존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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