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은 드물게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천체로써 과학적으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천체입니다. 이전까지 블랙홀의 질량은 모아니면 도 형식으로 태양의 수배에서 수십배 질량 단위의 질량을 지닌 항성 질량 블랙홀 (stellar mass black hole) 이나 혹은 은하 중심에서 발견되는 적어도 태양 질량의 백만배 이상의 초질량 블랙홀 (Super massive black hole) 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양 극단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항성이 최후에 남긴 질량의 합이 TOV (Tolman–Oppenheimer–Volkoff limit ) 한계 보다 더 큰 경우 (대략 이 값의 가장 높은 수준은 태양 질량의 3배 정도) 블랙홀이 되는데 이렇게 해서 생성되는 블랙홀은 대부분 주변에서 동반성등의 물질을 흡수한다고 해도 태양 질량의 3 - 20 배 수준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단 주변에 흡수할 만한 물질이 더 없어진다면 남은 블랙홀은 약간 큰 항성 수준이 질량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물질과 항성이 높은 밀도로 존재하는 은하 중심부에서는 블랙홀들이 서로 합치거나 혹은 물질을 과도하게 흡수해 하나의 거대한 블랙홀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태양 질량의 수백만배에서 수억배의 질량을 지닌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 사이의 질량을 가진 중간 크기 질량 블랙홀 (Intermediate - mass black hole IMBH) 이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천문학자들은 이런 중간 질량 블랙홀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고 일부 그 후보가 될만한 천체들도 있어왔습니다.
최근 이와 같은 중간 질량 블랙홀의 유력한 후보인 HLX - 1 (hyper - luminous X ray source 1 ) 에서 새로운 X 선원을 확인하므로써 과학자들은 이 X 선원이 중간 정도 질량의 블랙홀이라는 보다 믿을 만한 증거를 얻었다고 합니다.
HLX - 1 은 지구에서 대략 3억 광년 정도 떨어진 ESO 243 - 49 라는 은하에 존재하는 X 선 원으로 2009 년 발견된 이후 주목을 끌어 왔습니다. CSIRO 의 Australia Telescope Compact Array 는 2010 년 이후 HLX - 1 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이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들어가면서 내놓는 X 선원을 발견했으며 이를 분석하여 대략 태양 질량의 2만배 정도되는 블랙홀일 것 (최대 9만배) 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마도 이 블랙홀은 가스 구름 사이등을 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빨려드는 물질은 소용돌이를 이루면서 흡수되는데 이 때 마찰에 의해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 X 선이 방출되게 됩니다. 우리는 X 선을 확인해 블랙홀의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이전 블랙홀에 대한 포스트에서도 설명했듯이 너무 많은 물질이 한꺼번에 빨려들어가는 경우 제트의 형태로 아원자 물질을 분출하는 모습도 보일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분석해 이 천체가 블랙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간 질량 블랙홀 HLX - 1 이 존재하는 위치는 원안쪽. 배경이 되는 은하는 ESO 243 - 49 Credit: NASA, ESA and S. Farrell (U. Sydney) )
이와 같은 중간 크기 블랙홀들은 사실 더 존재할 테지만 우리가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물질을 흡수하지 않는 블랙홀들은 이름 그대로 사실상 거의 아무것도 내놓지 않는 검은 구멍이기 때문에 이를 관측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주변에서 물질을 흡수하거나 혹은 중력 렌즈 현상등을 이용해 알아낼 수 있겠지만 쉽게 알아낼 수는 없으며 현재까지는 HLX - 1 이 확실하게 질량이 확인되는 중간 질량 블랙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중간 질량 블랙홀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서 이것이 과거 이 은하에 삼켜진 보다 작은 은하의 은하 중심 블랙홀이었다는 가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즉 은하끼리 충돌하는 경우 은하 중심 블랙홀은 하나로 합쳐지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의 가스와 별들을 빼앗긴 후 새로운 은하의 구석에서 조용히 지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은하의 진화 과정에서 많은 충돌과 흡수 합병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우리가 보는 것은 그 최종적인 결과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