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95 - 금성 태양면 통과 (2012) 와 과학적 의의




 이미 이전에 금성 태양면 통과 전에 이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한 이후 그 후속으로 이번 금성 태양면 통과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일단 2012 년 금성 - 태양 식현상의 사진입니다. 



(   Transit of Venus, photographed from Minneapolis on 5 June 2012 at 6:00:36 CDT, 23:00:36 UTC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Tom Ruen )  



(미국의 국립 태양 관측소 (하와이 마우나 로아 ) 에서 관측한 금성 태양면 통과  National Solar Observatory  // public domain  ) 


 사실 오늘 적당한 장비만 있었다면 이 식현상을 직접 보신 분들도 적지는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식현상은 일반인들이나 아마추어 천문학도들에게는 유용해도 실제 천문학자들에게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관측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이전에 소개드린바와 같이 나사는 케플러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외계 행성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케플러 우주 망원경에 대해서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091864110  참조)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우연히 행성이 모 항성 앞으로 지나갈 때 그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행성이 식현상을 이용한 탐사 방법입니다. 이를 이용해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외계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로 현재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몇 차례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행성의 식현상 이 일어나는 동안 항성의 밝기 변화. 금성의 태양면 통과도 사실 같은 원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행성의 존재는 물론 크기와 공전 궤도까지 알 수 있다 ) 


 


나사에서는 이 식현상에 대해서 널리 홍보하고 있으며 일반 대중에 대한 교육 영상과 자료도 같이 배포하고 있습니다. (  http://venustransit.nasa.gov/transitofvenus/ 참조) 


 물론 현재의 금성 식현상 자체가 큰 과학적인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행성의 식현상은 천체 관측에서 아주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원리는 금성의 식현상과 동일합니다.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자들은 식현상을 통해 (빛이 가려지는 정도를 통해) 비교적 정확하게 행성의 크기를 알 수 있고 가려지는 주기를 통해 공전 주기를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를 통해 케플러의 제 3 법칙을 이용 공전 궤도를 알 수 있습니다. 

 (참고 케플러의 법칙

 1. 모든 행성의 궤도는 태양을 하나의 초점에 두는 타원궤도이다
 2. 태양과 행성을 잇는 직선은 항상 일정한 넓이를 훑고 지나간다. 
 3. 행성의 공전 주기의 제곱은 궤도 장반경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  


 오늘날 외계 행성의 식현상은 외계 행성 탐사에 결정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행성의 크기, 공전 주기, 공전 거리 (궤도) 같은 주요 자료가 나오면 행성의 표면 온도도 추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지 아닌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금성의 경우 태양계 행성이지만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금성의 식현상에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이미 17 세기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측정한 역사적 사례가 있습니다. 1639 년 최초의 금성 태양면 통과의 과학적 관측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제레미아 호럭 (Jeremiah Horrocks) 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망원경을 이용해서 금성의 태양면 통과를 관측하는 호럭. The first observed Transit of the Planet Venus predicted & observed by Jeremiah Horrocks, 24th November 1639. Portrait held in the collection of Astley Hall Museum and Art Gallery Chorley and the property of Chorley Council.  public domain ) 


 거리가 알려진 지구의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금성의 태양면 통과는 약간 다른 위치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그 거리와 금성이 태양면을 통과하는 지점, 그리고 금성 태양면 통과 시간을 알면 이로 부터 지구 - 태양 거리는 물론 금성 - 태양 거리도 알 수 있습니다. 호럭은 영국의 윌리엄 크랩트리 (William Crabtree) 와 함께 이를 동시에 측정하고 이를 계산해서 지구 - 태양 거리가 9560 만 km ( 즉 0.639AU) 라고 계산했습니다. 당시의 관측 능력과 거리 측정의 한계로 인한 것이었지만 지구 - 태양 거리를 과학적으로 측정한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훗날 1761 년과 1769 년 금성 태양면 통과를 관측한 과학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정확한 관측 결과를 통해 1억 5300 만 km 라는 매우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 냈습니다. 



 (금성 태양면 통과를 통해 지구 - 태양간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Venus_Transit_%26_Parallax.svg  )


 이것과 사실상 비슷한 방법으로 이제 수백년 후의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는 시간과 주기를 이용해 공전궤도를 알아내고 있습니다. 식현상 (Transit) 의 관찰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중요한 과학적 관측으로 미래에도 널리 사용될 것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