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참고로 읽을 수 있는 내용이 http://blog.naver.com/jjy0501/100162299557 )
6. 새의 기원에 대한 과거의 논란들
발견 당시 현재 조류의 조상이라고 생각된 시조새가 발견되자 그 다음 궁금증은 당연히 이 시조새의 조상이 어떤 생물인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시조새가 발굴된 지 얼마되지 않아서 생물학자 토마스 헉슬리 (Thomas Huxley) 는 이 화석과 고대의 여러 파충류 화석 (당시에는 물론 공룡도 파충류로 분류) 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헉슬리는 시조새의 골격 구조가 특히 일부 공룡 - 예를 들어 콤프소그나투스 (Compsognathus) - 들과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조새가 진화적으로 공룡과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가설을 처음 제기했습니다. 즉 이미 19세기부터 공룡 - 새 가설은 존재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와 같은 가설은 20세기 들어 고생물학계의 비주류로 자리잡습니다. 20세기 초 덴마크의 게르하르트 헤일만 (Gerhard Heilmann) 역시 헉슬리처럼 초창기의 여러 파충류 화석과 시조새의 화석, 그리고 현생 조류 및 파충류의 골격을 비교했습니다. 그가 알아낸 중요한 사실은 새에는 쇄골 (Clavicle) 이 융합되어 생긴 창사골 (차골, Furcula, wish bone 이라고도 부름) 이 있으나 공룡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하지만 사실 이건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창사골은 V 자 모양으로 생긴 가슴에 있는 뼈로 닭고기등을 먹을 때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더 원시적인 파충류에서는 쇄골을 발견할 수 있고 이것이 공룡에서는 퇴화되었는데 다시 조류에서는 창사골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이는 조류가 공룡보다는 더 오래된 파충류에서 진화했다는 증거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진화의 과정에서 없어진 기관이 나중에 다시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죠. 이를 돌로의 법칙 (Dollo's law) 혹은 진화비가역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헤일만은 시조새가 여러가지 면에서 공룡과 비슷한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시조새가 공룡이 아니라 더 원시적인 파충류에서 진화했다고 결론을 내렸고 이 내용을 1926 년 출판된 새의 기원 (The Origin of Birds) 에서 다시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말한 더 오래된 파충류는 테코돈트 (Thecodont)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척추동물의 분류와 진화에 대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들어가야 지금부터 언급할 계통학 (Phylogeny) , 분류학적 (Taxonomy) 이야기가 좀더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과정 이상의 생물학에 대해 더 공부를 안했던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죠.
우선 문 (phylum) 단위로 생각하면 모든 척추동물은 척삭동물문 (Phylum Chordata) 에 속합니다. 척삭이란 소화관의 등쪽으로 생기는 막대같은 조직입니다. 척추동물아문 (Vertebrata) 은 발생 도중에 척삭이 생기는 것은 물론 이후에 뼈로된 척추가 발달하는 동물들입니다. 척추 동물아문은 크게 물고기류를 (멸종된 것도 포함) 포함한 어상강 (Pisces) 과 사지상강 (Tetrapoda) 으로 나눌 수 있으며 바로 이 사지상강에 양서류, 포유류, 조류, 파충류가 속해있다는 것은 아마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언급되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일단 사지상강은 다리가 네개 있는 척추동물을 이야기 하며 단궁강, 양서강, 파충강, 조강, 포유강 이 속해 있습니다. 사지상강을 다시 분류하면 양막류와 무양막류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여기서 주로 언급할 것은 양막류 (Amniota) 가운데서 이궁류 (Diapsid) 의 진화 계통적 분류입니다.
(척삭동물문에 대략적인 계통도.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양막류의 계통도임 / from wiki )
양막 (Amnion) 이란 배막의 일종으로 배아 (embryo) 를 보호하는 역활을 하는 막입니다.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사지상강의 가장 오래된 조상들은 양서류인데 이들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생물체로 특히 알이 건조한 육지 환경에서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생존에 물 (마시는 물 말고 서식할 수 있는 호수와 강 같은 정도의 물) 의 존재가 필수입니다.
초기 양막류의 조상들은 강과 호수를 떠나 더 건조한 육지 환경에 적응해 배아를 보호할 양막과 단단한 알을 진화시키므로써 육지의 대부분을 정복하는데 성공했을 것입니다. 최초에 등장한 양막류는 바로 원시적인 파충류였고 이들에서 여기서 이야기할 포유류, 조류, 현대 파충류, 공룡 들이 진화했습니다.
(양막류의 계통분류. 여기서 다룰 것은 이궁류 (Diapsida) from wiki)
양막류로 진화한 초기 파충류는 두개골 양쪽에 나있는 구멍에 수에 따라 무궁류 (거북 같은 경우), 단궁류 (포유류로 진화), 이궁류 (현대의 파충류중 악어, 도마뱀, 뱀, 옛도마뱀류, 그리고 조류를 포함한다) 로 다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분류는 물론 진화적인 분기를 의미합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결정적으로 이궁류에 오늘할 이야기가 다 들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초기 양막류는 3억 4천만년 전쯤 무양막류와 갈라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양막류에서 이궁류가 갈라지게 된 것은 3억년 정도 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는 이미 조류, 일부 파충류, 공룡의 조상이 포유류의 조상과 갈라졌던 것이죠. 조류와 파충류 일부, 그리고 공룡이 이궁류에 속한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본론입니다. 이궁류에서 언제 조류가 분리되어 나왔을까요 ?
위에서 헉슬리등이 주장한 바에 의하면 일부 공룡과 시조새가 매우 유사한 골격 구조를 지니고 있어 이궁류 전체의 조상에서 공룡이 먼저 갈라져 나온 후 다시 공룡에서 조류가 진화하거나 혹은 조류에서 공룡이 진화했을 것입니다. (즉 다른 공룡/조류의 공통 조상이 있다)
반면 헤일만의 주장에 의하면 창사골의 유무를 보건데 이궁류의 조상에서 조류와 공룡의 조상은 따로 갈라져 나왔으며 공룡에서 조류가 진화하거나 혹은 그 역의 관계가 아닐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조류의 조상이 아주 원시적 파충류인 테코돈트 (Thecodont : 조치류) 에서 진화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테코돈트는 다양한 원시 이궁류를 포함하는 용어로 현재는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보다 자주 사용하게 될 단어는 Archosauria (조룡류 = 지배 파충류 / rulling reptiles) 인데 이궁하강에서 특히 악어, 공룡, 익룡, 조류의 공통 조상을 포함하는 분류군입니다. 조룡류의 조상은 아마도 페름기 말에 다른 이궁류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초의 조룡류가 무엇이었는지는 다소 논란이 존재합니다. 또 이궁하강 및 조룡류의 계통학적 분류도 학자마다 이견이 존재합니다.
아무튼 20세기 초에는 공룡과 조류이 계통학적으로 초기에 분화되었다는 가설이 힘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시 변하게 되는 것은 1970 년대부터 입니다. 이 변화를 주도한 것은 공룡 르네상스의 아버지인 존 오스트롬 (John Ostrom) 입니다.
오스트롬과 그의 동료들은 공룡과 조류의 밀접한 관련성에 다시 주목했으며 새로 발견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조류가 공룡, 특히 수각류 공룡에서 진화된 것이라는 가설을 발표해 기존의 주도적인 학설을 뒤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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