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 년에 개봉한 영화 쥐라기 공원 (Jurassic Park) 에서 가장 인상적인 악역으로 나오는 것은 사실 티라노사우르스가 아니라 벨로시랩터 (벨로키랍토르 Velociraptor) 였습니다. 사람만한 크기에 민첩하고 빠르며 영리하게 무리를 지어 다니는 이 육식 공룡은 아마도 쥐라기 공원의 흥행 성공에 큰 역활을 담당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의 벨로시랩터)
간단하게 랩터라고 말하는 이 공룡은 사실 90 년대까지만 해도 깃털이 없는 중간 크기 수각류로 생각했으나 앞서 시조새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했듯이 90 년대 대거 깃털 공룡이 발견되면서 이 벨로키랍토르도 깃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아마도 랍토르 수각류 조상은 하늘을 날 수 있었을 수도 있지만 벨로키랍토르에 이르러 현생 타조처럼 몸집이 커진 댓가로 나는 능력을 2차적으로 잃어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깃털은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영화에 묘사된 Velociraptor mongoliensis 은 사실은 긴 꼬리를 제외하고 타조에 가까워 보이는 외형을 가지고 있었으며 크기도 영화에서 처럼 거대한 게 아니라 실상은 2 미터 정도 몸길이었습니다. 실제 본다면 타조보다 작은 크기입니다. (몸길이의 대부분은 꼬리)
( V. mongoliensis 의 사람과의 크기 비교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zelf gemaakt )
(최근에 만들어진 V. mongoliensis 의 복원도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Matt Martyniuk )
나중에 복원된 '랩터' 들은 그닥 사나워 보이지도 않고 크기도 작습니다. 특히 깃털의 존재때문에 그렇게 날렵해 보이지도 않죠. 영화에서 봤던 그 카리스마 적인 괴물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영화가 개봉된지 20 년이 채 안되는 시기에 벨라키랍토르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크게 확장되면서 결국 과거 무시무시한 포식자였던 랩터가 현재의 보기에 따라 귀엽기도 한 벨라키랍토르가 된 셈입니다. 보기에 따라 랩터의 굴욕일 수도 있지만 뭐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착각이었다고 이야기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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