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 년 미국 나사와 유럽 우주국의 협력으로 발사된 카시니 탐사선은 2004 년 토성 궤도에 진입한 이래 토성과 그 위성, 고리에 대해서 매우 상세한 정보를 지금까지 계속보내고 있습니다. 토성에 위성들 가운데는 여러가지 흥미로운 것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크고 복잡한 지형을 가진 위성인 타이탄이 가장 중요한 연구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시니는 호이겐스 탐사선을 타이탄 표면에 내려보내 최초로 외행성의 위성 표면을 탐사한 것은 물론 지금도 연장 미션을 통해 타이탄을 탐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에서 ( http://blog.naver.com/jjy0501/100067871906 를 참조)
다 말하지 못한 카시니의 새로운 연구 성과입니다.
(토성 궤도의 카시니 탐사선의 개념도 NASA, public domain )
카시니 탐사선은 예상보다 훨씬 오랜 수명을 보이면서 최근에도 타이탄에 근접하여 여러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물론 엔셀라두스를 비롯해 다른 여러 위성과 고리에 대한 데이터도 같이 수집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미션이 끝난 상태에서도 2008 년 카시니는 연장 미션을 시행해 60 회 이상 토성 궤도를 돌았고 21 차례 더 타이탄에 다가갔습니다. 그리도 앞으로도 타이탄과 다른 위성들에 더 근접해서 정보를 수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포스트에서는 물론 타이탄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히 전합니다.
타이탄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으로 그 지름은 대략 5150 km (달의 1.5 배) 정도이며 토성에서 약 122 만 km 떨어진 궤도를 15.9 일을 주기로 공전하는 위성입니다. 타이탄의 중력은 0.14 G 정도로 지구에 1/7 수준에 불과하지만 표면 온도가 평균 섭씨 - 179 도에 불과하기에 오히려 지구보다 더 두터운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대기는 주로 질소로 되어 있지만 메탄을 비롯한 탄화 수소를 포함하고 있어 지구의 대기와는 다르게 뿌옇게 흐리기 때문에 타이탄의 지표를 자세히 관측하기 힘든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카시니에는 광학 망원경은 물론 두터운 대기를 뚫고 관측하기 유리한 적외선 스펙트로미터 (infrarad mapping spectrometer) 가 존재해 타이탄을 보다 자세히 관측할 수 있습니다. 카시니는 타이탄에 여러차례 접근해 이전에는 불가능할 만큼 상세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 이 장치는 VIMS 라고 불리며 (Visible and Infrared Mapping Spectrometer) 350 - 5100 nm 의 넓은 파장대의 데이터를 모아 구조 및 구성물질을 알아내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카시니가 관측한 타이탄의 지표. 실제 컬러 사진이 아니라 1.6 미크론 파장은 청색, 2.01 미크론 파장은 녹색, 5 미크론 파장은 적색으로 표시한 가상 컬러사진.
This movie of Titan shows data taken with Cassini's visual and infrared mapping spectrometer during the last three flybys of Titan. The flybys took place on Oct. 28, 2005, Dec. 26, 2005, and Jan. 15, 2006.
These false-color images were taken at wavelengths of 1.6 microns shown in blue, 2.01 microns in green and 5 microns in red.
NASA /JPL/ UA public domain ) )
(지구, 달과 비교한 타이탄의 크기. 타이탄은 달이 1.5 배 지름으로 달보다 크며 거의 달과 화성 중간 정도 크기의 거대 위성임. 참고로 수성의 반지름이 4879km 이므로 수성보다도 약간 큰 크기. NASA. public domain)
(타이탄의 실제 컬러 영상은 tholin 을 비롯한 여러 탄소수소 및 질소 화합물 때문에 노란 색으로 보이지만 이 영상으로는 표면이 보이지 않기때문에 위에서 처럼 가상 컬러 처리를 한 적외선 영역 이미지를 보여준 것임 NASA, public domain )
- 타이탄의 대기와 기상 현상
앞서 이야기 했듯이 타이탄 표면의 평균 기온 정도는 94K (- 179 ℃ ) 정도에 불과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대기중 메탄 가스의 비율이 높고 메탄 가스는 대표적인 온실 가스이기 때문에 온도가 주변보다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질소와 반응해서 만드는 여러 화합물 때문에 대기가 매우 뿌옇게 흐려져 냉실효과가 일어납니다. 즉 알베도가 0.22 에 달해 대부분의 태양 빛은 반사됩니다. 본래 지구 궤도에 비해 토성 궤도에서 받는 태양 에너지 자체가 작기 때문에 결국 타이탄이 받는 태양 에너지는 같은 면적당 지구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낮은 온도가 바로 지구의 1/7 수준에 불과한 중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구보다 더 두터운 대기를 잡아두는 힘입니다. 만약 화성 수준의 표면 기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타이탄은 대부분의 대기를 곧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메카니즘에 의해 오히려 타이탄은 지구보다 더 표면 대기압이 높습니다. 카시니 - 호이겐스 를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그 표면 기압은 지구보다 1.45 배 정도 높습니다. 여기에 대기 자체의 질량도 타이탄이 지구보다 훨씬 작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지만 지구 보다 1.19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을 표면적당으로 나누면 무려 7.3 배에 달합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아이러니 하게도 타이탄의 낮은 중력인데, 이 낮은 중력으로 인해 대기가 훨씬 높은 고도까지 존재합니다. 즉 타이탄 자체가 지구보다 작지만 (지름으로 따지면 약 40%) 대신 중력이 약해서 대기가 지구보다 더 높은 궤도까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타이탄의 대기에서 이온권은 지표에서 1200 km 미터 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멀리서 직접 육안으로 볼 때 타이탄의 대기는 그저 노란색으로 보이지만 만약 타이탄의 저궤도 (low orbit) 에서 보게 되면 여러층의 대기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시광 영역에서 본 실제 타이탄 대기의 칼러 사진. 매우 여러층으로 구성된 것을 쉽게 알수 있음. NASA. public domain )
카시니의 관측 결과로 인해서 과학자들은 뜻밖에도 타이탄의 대기가 지구보다도 더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를 지녔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심지어 타이탄 궤도에서 육안으로 보더라도 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일단 제일 아래의 층에는 질소와 메탄이 반응해서 생긴 유기 화합물 때문에 노란색으로 보이는 대류 및 성층권이 존재하며 그 위로는 태양에서 나온 자외선에 의해 메탄 분자가 에탄 (Ethane) 이나 아세틸렌 (Acetylene) 등의 화합물로 변해서 여러 파장대의 색깔을 보이는 무지개 같기도 한 층들을 이루게 됩니다. 타이탄의 거대한 이온권은 지구의 이온권과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한 구조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존재하는 유기 화합물의 다양성은 지구 대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듯이 타이탄 대기의 98.4% 가 질소이며 1.6% 는 메탄입니다. 하지만 이 구성은 질소와 메탄의 밀도가 약간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지표에서 8 km 까지는 메탄의 비중이 4.9% 로 올라가며 에탄이나 프로판을 비롯해 여러 탄화 수소 및 이것들과 질소 화합물 (예를 들어 독극물인 시안화수소 : HCN, hydrogen cyanide) 들이 대기중에 같이 존재합니다.
타이탄의 특징적인 노란색은 아마도 톨린 (tholin) 이라는 타르 같은 유기 화합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는데 훨씬 대기 상부에서 태양광선과 우주에서 날아오는 에너지 입자에 의해 다양한 탄화수소 및 질소 화합물이 합성되어 대류권으로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비록 미약하다고는 해도 태양에너지는 타이탄에서 다양한 물질들을 합성하는 에너지의 원동력으로 생각됩니다.
(톨린이 타이탄에서 생성되는 메카니즘에 대한 가설 Tholins, complex organic molecules fundamental to prebiotic chemistry, are apparently forming at a much higher altitude, and in different ways than expected, in Titan’s atmosphere. NASA public domain )
(타이탄의 간략한 대기 구조 NASA (http://www.jpl.nasa.gov/media/cassini-102504/visuals.html); NASA. public domain )
비록 카시니가 타이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대폭 확장시켰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톨린의 생성 모식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태양의 자외선의 힘에 의해 대략 5000 만년 정도면 타이탄에 있는 모든 메탄이 더 복잡한 탄화수소 및 질소 화합물로 변할 수 있습니다. 태양 에너지는 태양계에 존재하는 여러 행성과 위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타이탄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타이탄의 경우 아주 오래전에 태양에너지에 의해 메탄이 더 복잡한 탄화 수소로 모두 변화되어 액체 상태나 혹은 타르 같은 고체 상태로 존재하고 대기는 대부분 질소로 구성되야 맞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메탄이 가장 흔한 탄화 수소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뭔가 타이탄에서 복잡한 탄화수소를 메탄 같이 아주 간단한 탄화 수소로 다시 환원시키는 메카니즘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아직 우리는 여기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한가지 가능한 메카니즘 중 하나는 타이탄의 얼음화산에서 메탄이 분출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것인데 이 역시 확실하진 않습니다.
또 한가지 카시니가 관찰한 타이탄의 놀라운 기상현상은 거대 구름의 존재입니다. 현재까지 타이탄이야 말로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기상현상을 일으키는 위성입니다. 2006 년 카시니는 타이탄의 북극지역에서 엄청난 크기의 구름을 발견합니다. 이 구름은 약 40 km 고도에 존재했으며 약 1-3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입자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주로 에탄으로 구성된 구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구름의 지름은 무려 2400 km 에 달해 대륙을 덮을 만한 크기였으며 적어도 한달이상 지속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아마도 이 구름이 메탄과 에탄을 비롯한 응결된 탄화수소로 구성된 것이며 일부는 뭉쳐서 서서히 지표로 눈이나 비처럼 떨어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것은 거대한 비구름 내지는 눈구름인 셈입니다. 다만 내리는 것은 탄화 수소의 눈과 비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천연가스가 내리는 것 같은 상황인 셈이죠. 한가지 아쉬운 점은 호이겐스가 직접 내리는 눈이나 비를 확인하진 못했다는 점입니다.
(타이탄의 북극에 형성된 거대 구름 http://www.nasa.gov/mission_pages/cassini/media/cassini-20070201.html NASA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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