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발견된 대부분의 외계 행성 (Exoplanet) 들은 태양처럼 단독으로 있는 항성 주변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주에는 두개 이상의 별이 서로 공전하는 쌍성계들이 꽤 흔하게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태양 바로 옆에 존재하는 알파 센타우리의 경우 3개의 별이 같이 존재하고 있죠.
아마도 행성이 항성 주위를 안정적인 궤도로 공전하기 위해선 단독으로 존재하는 항성이 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드물긴 해도 쌍성계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즉 하늘에 태양이 2개 존재하는 행성들이죠. 이런 행성은 SF 영화나 소설에선 흔하지만 실제로는 드물게 발견됩니다. (이전에 설명한 케플러 16b 가 그 예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8240236 )
이렇게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Circumbinary planet 이라고 부르는데 이름 그대로 쌍성계 주변의 행성이라는 의미입니다. 대략 10 여개 내외 정도의 행성들이 지금까지 쌍성 주위를 도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더 가질 수 있는 질문이 삼성계나 사성계에는 과연 행성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이미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한 글리제 667 이외에 후보들에 대해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 HD 188753
지구에서 151 광년 정도 떨어진 삼성계인 HD 188753 는 태양과 비슷한 주성 HD 188753 A (G8V, 태양보다 질량이 6% 정도 많음) 과 두개의 인접해서 도는 쌍성 HD 188753 B/C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 는 태양 질량의 96% 수준이고 C 는 67% 수준 ) B 와 C 는 0.67 AU 라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전하며 공전 주기는 156 일 정도 입니다. 다시 B 와 C 는 마치 하나의 항성처럼 A 와 서로 공전하는데 평균 거리는 12.7 AU 정도이고 주기는 25.7 년 입니다. 다만 그 궤도는 이심율이 0.50 에 달하는 긴 타원궤도입니다.
2005 년 관측에서 HD 188753A 에 매우 가까이에 HD 188753Ab 라는 목성형 행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행성은 모성에서 불과 800 만 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3.3 일을 주기로 공전하는 뜨거운 목성형 행성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질량은 목성 보다 약간 큰 정도) 당시에는 언론에 타투인 행성과 비슷한 행성처럼 소개되기도 했었습니다.
(HD 188753A 와 BC 의 공전 궤도 NASA / public domain)
(HD 188753Ab 의 가상의 위성에서 본 하늘. HD 188753A 가 지평선에 보이고 하늘에는 HD 188753B/C 가 보이는 형상. 이 위성에서는 밤에도 두개의 태양이 보일 수 있음. Artist's conception of the three suns and the newly discovered Jupiter-sized planet from the perspective of a hypothetical moon orbiting the planet. The large yellow sun is already halfway over the horizon. The orange and red suns are still visible in the sky. This artist's animation shows the view from a hypothetical moon in orbit around the first known planet to reside in a tight-knit triple-star system. HD 188753 Ab is a gas giant planet, about 1.14 times the mass of Jupiter, with an orbital period of 3.3 days discovered using the Keck I telescope atop Mauna Kea in Hawaii, and zips around a single star that is orbited by a nearby pair of pirouetting stars. Because the stars in this triple system are bunched together, sunsets on the planet -- or on any moons that might exist around the planet -- would be spectacular. NASA / public domain)
그러나 이 외계 행성은 이후 추가적인 관측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현재는 그 존재가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만약 HD 188753A 주변 1 AU 정도 위치에 지구 만한 행성이 있다면 1년 중 몇달 이상은 밤에도 2개의 태양이 뜨는 환경일 것입니다. 하지만 동반성들의 중력의 영향으로 그 공전 궤도는 꽤 불안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HD 98800
지구에서 150 광년 정도 떨어진 이 별은 사성계 입니다. 그 구조는 마치 두개의 쌍성계가 다시 쌍성계를 이루는 구조입니다. 각각의 쌍성계 구조를 HD 98800 A/ B 로 명명했는데 분광형 K5Ve 의 태양보다 작은 항성들로 생성 된지 200 - 1200 만년 안되는 아주 젊은 별들입니다. 이 두 쌍성계는 서로의 질량 중심을 약 50 AU 정도 떨어져서 돌고 있습니다. (이런 주계열성 거의 전단계의 젊은 별을 T Tauri 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IRAS (Infrared Astromonical Satellite) 관측에서 HD 98800 B 주변에서 두개의 먼지 고리 (debris disk) 가 발견됩니다. 그 중 안쪽에 있는 것은 대략 1.5 - 2 AU 거리에 존재하며 밖에 있는 고리는 5.9 AU 에 위치하고 있어 대략 3 AU 이상의 갭이 존재합니다. 안쪽의 먼지 고리는 약간 옅은 편이고 밖의 고리는 두꺼운 편입니다.
(두개의 쌍성계가 다시 쌍성계를 이루는 HD 98800. 여기서 먼지 고리가 발견됨. NASA/JPL-Caltech/T. Pyle (SSC) public domain )
이와 같은 먼지 고리의 존재는 이 주변에서 행성이 생성될 수 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연구자들 가운데는 두개의 먼지 고리 사이에 빈 공간이 행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약 진짜 이 사이에 행성이 존재한다면 낮에는 두개의 태양이 뜨고 밤에도 위치에 따라서 작은 태양 두개가 어둡게 보일 수 있습니다.
좀더 관측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사성계에서 외계 행성이 발견된다면 아마도 HD 98800 같은 경우가 가장 유력한 경우라고 하겠습니다. 실제로는 쌍성계에 가깝기 때문이죠. 다만 행성이 생성되었더라도 아주 초기 상황일 것이기 때문에 외계 생명체가 지금 존재하리라곤 생각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미래에 관측이 더 발전하게 되면 결국 쌍성계 이상에서 발견되는 외계 행성의 수도 증가할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덧) 네개의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 행성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9480184
덧) 네개의 항성 주위를 도는 외계 행성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9480184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