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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96 -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최근에 집중적으로 연구된 토성의 위성 중에 하나는 바로 엔셀라두스 (Enceladus) 입니다. 대략 지름 500 km 급의 위성으로 대형 위성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인 연구 대상이 된 이유는 엔셀라두스의 주목할 만한 특징들 때문입니다. 이전 토성에 대한 포스트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지만 오늘은 엔셀라두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 입니다.



(카시니가 촬영한 엔셀라두스의 근접 사진/ 가상 컬러 사진   NASA, public domain  ) 


 엔셀라두스는 토성에서 6번째로 큰 위성으로 상당히 오래전인 1789 년 윌리엄 허셜 (William Herschel) 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이 위성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보이저 탐사 당시부터인데 표면에 크레이터가 없는 밝은 부분이 존재하는가 하면 표면의 주름같은 구조물들이 존재해서 지름 500 km 에 불과한 천체 치곤 매우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보이저 탐사 전까지는 이 작은 위성에 이렇게 다양한 지형이 존재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죠. (참고로 엔셀라두스는 그리스 신화의 기간테스 (Gigantes) 거인족 가운데 하나입니다) 



(1981 년 보이저 2호가 촬영한 엔셀라두스   NASA. public domain) 


 이와 같은 다양한 지형은 내부에서 뭔가 지질활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불과 지름 500 km 수준밖에 안되는 작은 얼음 위성에서 왜 이런 활동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어떤 지질 활동이 있었는지는 오랫동안 수수께끼였습니다. 아무튼 보이저 탐사 미션을 통해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자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엔셀라두스는 토성에서 궤도 장반경 237948 km 인 거의 원에 가까운 궤도를 (이심율 0.0047) 돌고 있는 위성입니다. 토성의 가장 희미하고 희박한 물질로 이루어진 고리인 E 링 안을 도는 위성가운데 하나입니다. E 링과 엔셀라두스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토성의 고리와 위성. 위성들이 고리 밖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수 위성들이 고리안에 있으면서 고리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 물론 고리 밖에도 대형 위성들이 존재함   NASA. public domain) 


 토성의 크기를 고려하면 토성에 꽤 근접한 위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구 - 달 거리의 1/2 수준 거리에서 토성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왜냐하면 토성 중심 - 엔셀라두스 까지는 23.8 만 km 라도 토성 대기상부에서 엔셀라두스 까지 거리는 18 만km 에 불과하기 때문) 따라서 공전 주기도 매우 짧아서 32.9 시간 마다 토성 주변을 공전합니다. 


 이 위성의 밀도는 1.6 g/㎤  정도인데 토성의 주요 위성들과 마찬가지로 얼음과 일부 암석들이 주 구성성분이라고 생각됩니다. 표면 중력은 0.0113g 로 지구 중력의 1% 이기 때문에 만약 인간이 착륙한다면 표면에서 걷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영국과 엔셀라두스의 크기 비교. 미국 애리조나 주 만한 크기이고 남한과 비교시 지름이 서울 - 부산 거리 보다 좀더 큰 정도   NASA  public domain   )  



(지구와 비교한 엔셀라두스    NASA   public domain  ) 



(카시니가 찍은 타이탄 앞을 지나는 엔셀라두스. 타이탄에 비해 엔셀라두스의 크기는 매우 작은 편으로 타이탄 지름의 1/10 수준이다.  NASA  public domain )


 나사와 ESA 의 합작 탐사선 카시니가 토성에 도착했을 때 과학자들은 더 놀라운 사실을 이 위성에서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이 작은 위성에서 얼음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발견은 이 위성의 독특한 지형의 형성 원인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단서였습니다. 




 (카시니가 찍은 엔셀라두스의 남반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와 얼음. 가상 칼러 사진   NASA  public domain) 



(카시니의 엔셀라두스 미션을 설명하는 영상 ) 


 카시니 탐사선은 엔셀라두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확장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카시니의 미션 기간은 물론이고 연장 미션에서 여러차례 엔셀라두스에 근접해 상세한 지형도는 물론 엔셀라두스의 남극에서 분출되는 수증기 및 탄화 수소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과학자들은 카시니의 궤도를 플라이 바이 (flyby) 를 통해 조절해 가면서 엔셀라두스 표면에서 25 km 에 불과한 위치까지 지나간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에 대해서 이전에는 불가능한 수준까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1981 년 보이저 2호의 통과시에도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의 표면에 크레이터가 매우 적으며 특히 남반구는 더 심하게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엔셀라두스의 지표면의 나이가 수백만년에 불과할 정도로 젊다는 것이죠. 즉 최근에 어떤 지질활동이 있어서 표면을 새로운 물질로 뒤덥은 것입니다. 



(2010 년. 카시니 탐사선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한 엔셀라두스의 지표면. 크레이터가 매우 적은 매끈한 지형과 주름 같은 지형, 그리고 크레이터가 존재하는 지형등 500 km 지름의 위성이라곤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지형을 하고 있다.    NASA,  public domain) 



 또 사진으로 보는 바와 같이 엔셀라두스의 표면은 매우 밝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새롭게 덮힌 물질이 눈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남극에서 분출되는 수증기가 얼어서 눈으로 내리고, 이것이 표면을 덮은 눈의 위성인 셈입니다. 이 수증기를 주성분으로 하는 분출물과 극도로 낮은 온도 덕분에 사실 엔셀라두스는 매우 희박하지만 대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 작은 위성에서 왜 수증기를 분출하는 것일까요. 카시니의 상세한 관측을 통해 과학자들이 세운 가설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엔셀라두스의 밀도로 봤을 때 내부에는 규산염으로 된 상대적으로 큰 핵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싸는 것은 암석 성분보다 밀도가 낮은 얼음과 물입니다. 물은 엔셀라두스에서 지구의 맨틀과 지각과 같은 역활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즉 얼음으로 된 지각아래에는 마그마 처럼 녹은 물이 존재할 만큼 온도가 올라가며 이것들이 화산처럼 분출한다는 것이죠. 이런 메카니즘은 사실 외행성의 위성들에서 몇몇 그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화산을 Cryovolcanism 이라고 부르며 일종의 얼음 화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구 기준으로 생각하면 이상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원리적으로 뭐 큰 차이는 없다고 봐야죠. 


 그러나 Cryovolcanism 이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내부에 어느 정도 온도의 액체 상태 물이 존재하고 이것이 간헐천 처럼 분출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왜냐하면 암모니아 같은 물질이 존재하면 물이 더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불순물이 없는 상태의 액체 상태의 물이 뿜어져나오는 간헐천. 에너지의 근원은 엔셀라두스 내부의 에너지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Enceladus_Cold_Geyser_Model.svg ) 


 그러나 이후의 연구에서 실제로는 암모니아를 포함한 일부 분순물들이 있어 섭씨 0 도 (대략 273 K) 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튼 지질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보이는 엔셀라두스의 남반구에서 카시니는 태양의 에너지로는 설명이 안될 만큼 높은 열원을 발견했습니다. 즉 온도가 157 K (섭씨 영하 -116도 ) 로 주변의 85 - 90 K 에 비해 꽤 높았던 것입니다. 


  

(엔셀라두스 남극의 열원, 이 지역의 줄무니 모양 지형은 Tiger Stripes (호랑이 줄무니) 로 불린다.  NASA, public domain ) 


(남극의 Tiger Stripes 지형의 실제 이미지    NASA, public domain  ) 


 이와 같은 균열과 수증기와 얼음의 간헐천을 만드는 에너지의 근원은 두가지로 생각됩니다. 첫번째는 바로 조석 작용에 의한 열에너지로 이와 비슷한 예로써 목성의 이오와 에우로파 (유로파) 가 존재합니다. 엔셀라두스의 경우 토성과 다른 대형 위성인 디오네가 중력의 영향으로 내부에 열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한가지 가능한 에너지 원은 지구와 비슷하게 방사성 동위원소 붕괴로 부터 생성되는 열에너지 입니다. 일부 연구자들은 심지어 엔셀라두스 같은 작은 위성의 핵 내부 온도가 1000K 이상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아무튼 이 열에너지가 특히 남극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분출되어 이런 지질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불균형한 지질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100% 이해되지 않고 있습니다. 


(엔셀라두스의 내부 구조 모형. 갈색의 핵은 규산염 물질이며 하얀색으로 된 부분은 얼음, 남극지역에서는 온도가 높아져 얼음의 균열을 타고 얼음의 간헐천이 분출된다.   NASA, public domain ) 


 이렇게 분출된 물질은 토성의 E 고리의 물질 공급원이라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E 고리가 극도로 불안정해 그 수명이 1만년 - 100 만년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고리가 계속 유지되려면 어디선가 물질이 끊임없이 새로 공급되어야 합니다. 현재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가 바로 그 공급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점은 E 고리가 가장 물질 밀도가 높은 지역에 엔셀라두스가 지나간다는 점에 의해서도 뒷받침됩니다. 


(E 고리와 엔셀라두스, 엔셀라두스는 가운데 고리 내부에 있는 밝은 점      NASA, public domain ) 



엔셀라두스 같이 작은 위성에 이런 다양한 지형과 지질학적 활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면 역시 우주와 자연의 법칙이란 정말 놀랍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양계 하나만 해도 이런데 우주에 존재할 무수한 행성계의 다양함이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겠죠.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가 엔셀라두스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부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입니다. 이는 마치 이전에 소개한 에우로파 (유로파   http://blog.naver.com/jjy0501/100067770262 를 참조   ) 와 같은 경우로 특히 E 고리 및 분출물에서 염분과 일부 유기물의 존재도 같이 발견된 만큼 생명체 탄생 가능성 후보로 거론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만큼 따뜻하고 염분 및 유기물이 존재한다면 태양에너지 없이도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구의 열수공이나 혹은 다른 가혹한 조건의 지형에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엔셀라두스가 더 중요한 탐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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