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근무 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한국에서 주목할만한 연구 결과가 의학 저널 란셋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그것은 근무 시간이 길수록 뇌졸증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사실 이전부터 주당 근무 시간이 길어지면 협심증, 심근 경색같은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졸증이 잘 생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공중의학 및 역학 교실의 미카 키비마키 교수(Prof Mika Kivimäki, Department of Epidemiology and Public Health, University College London, London, UK)와 유럽, 호주, 미국의 다국적 연구팀은 근무 시간과 주요 질환의 상관 관계를 상세히 분석하기 위해 이전에 나왔던 관련 연구를 모은 메타 분석을 시행했습니다.
여기에는 총 25개의 코호트 연구 결과가 포함되었으며 본래 관상동맥 질환이 없었던 603,838명의 성인 남녀와 본래 뇌졸증이 없는 528,908명의 성인 남녀의 자료가 분석되었습니다. 이들을 각각 8.5년과 7.2년 관찰한 결과 총 4,768건의 관상동맥 질환과 1,722건의 뇌졸증 사례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각각 510만 인년(person-year)과 380만 인년 자료를 수집한 결과입니다.
음주, 흡연, 운동습관, 고콜레스테롤 혈증 등 다양한 위험 인자를 보정한 결과 근무 시간과 뇌졸증,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도는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뇌졸증의 연관성이 관상동맥질환보다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주당 35시간에서 40시간 근무하는 정상 대조군을 기준으로 주당 41시간에서 48시간 근무하면 뇌졸증 위험도는 10% 증가했으며, 49시간에서 54시간 근무하는 사람은 27% 위험도가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 위험도는 33%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상동맥질환 역시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는데 상대적으로 위험도 증가는 적어서 55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에서 13%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근무 시간은 OECD 국가 가운데 2위인 연간 2163시간(2013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근무 시간 이외에도 잦은 야근과 짧은 휴가로 인해서 실제 주당 근무 시간은 55시간이 넘는 경우도 흔하죠.
이번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장기적인 근로자의 건강 관리를 위해 근무 시간을 줄이고 업무와 휴식을 더 효율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우리 나라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엉뚱한 상상 같지만, 만약 우리나라에서 조사를 했다면 정상 대조군이 주당 55시간 근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