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서 가장 오른쪽이 짐 켈러. 출처: AMD)
과거 AMD의 K7, K8 프로세서를 디자인했고 최초의 64비트 x86 아키텍처를 개발했으며 AMD에서 애플로 자리를 옮겨서 A4, A5 프로세서를 디자인한 전설의 CPU 설계자인 짐 켈러(Jim Keller)가 2012년 AMD에 다시 입사한 이후 회사를 떠났다고 합니다.
이번 퇴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AMD의 대변인은 그가 개발을 담당했던 AMD의 젠(Zen)의 개발이 거의 완료되었으며 이번 일이 차세대 CPU 개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짐 켈러는 엔지니어로써의 커리어를 지금은 파산한 DEC에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알파 프로세서 개발에 참여했으나 회사가 파산한 후 1998년 AMD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AMD는 과거처럼 인텔의 CPU와 완전히 동일한 CPU의 클론 칩을 만드는 대신 독자적인 x86 아키텍처의 CPU를 만들기 위해 알파 프로세서의 엔지니어들을 모셔온 것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지금의 AMD를 있게 한 원동력인 K7 애슬론 프로세서입니다. 이후 짐 켈러는 AMD K8 프로세서의 수석 아키텍트로 일했으며 x86-64 명령어와 하이퍼트랜스포트를 제안했습니다. 결국 그가 이끌었던 x86-64가 인텔의 IA64를 밀어내고 64비트 시대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짐 켈러는 다시 AMD를 뛰처나가 다른 회사에서 일하다가 P.A.Semi라는 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 회사가 애플에 인수된 후 그가 한 일은 애플의 A4,A5 프로세서를 디자인한 것이었습니다.
2012년, 위기를 겪고 있던 AMD로 다시 복귀한 짐 켈러는 불도저라는 거대한 삽질을 한 AMD를 구원할 새로운 아키텍처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하게됩니다. 당시에는 불도저 아키텍처를 개선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그가 간 길은 아예 새로운 프로세서인 Zen 을 설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퇴사의 원인에 대해서 상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퇴사했다고 밝혀 역시 다른 회사로 스카웃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최고 수준 엔지니어라면 여러 회사에서 데려가려 하겠죠)하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아무튼 시기적으로 봐서는 Zen의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 일은 끝내놓고 나왔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엔지니어로써 한창 개발 중이던 물건을 두고 퇴사하는 경우는 회사 사정이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경우를 빼고는 없을 것이니까요. Zen의 개발이 AMD의 설명대로 별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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