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현재 춥고 건조한 사막같은 행성이지만, 과거에는 상당한 양의 물이 흘렀다는 증거가 존재합니다. 물이 흐르지 않고는 설명되지 않는 지형은 화성 표면을 정밀하게 촬영한 MRO 같은 탐사선에 의해서 입증된 바 있고 화성 표면에서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 같은 로버는 수많은 퇴적층과 암석 조사를 통해서 과거 호수와 강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따라서 과거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대량으로 존재한 적이 있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현재 화성의 대기 밀도가 지구의 1%도 되지 않지만, 과거에는 훨씬 두꺼운 대기가 있어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만큼 화성이 따뜻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화성의 대기가 매우 두터운 이산화탄소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초기 태양은 지금보다 훨씬 어두웠고 (태양 같은 주계열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뜨거워집니다. 마지막에는 크게 부풀어올라 적색 거성이 되죠) 화성은 지구보다 태양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산화탄소 중 상당 부분은 태양풍에 의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지만, 모두가 그렇게 사라질 순 없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성에서도 이산화탄소가 화학 반응을 통해 탄산염 광물(carbonate minerals)의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베타니 에흘만(Bethany Ehlmann)과 미지질조사국의 크리스토퍼 에드워즈(Christopher Edwards)는 MRO를 비롯한 화성 탐사선들의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서 닐리 포사 평원(Nili Fossae plains)에 형성된 탄산염의 분포를 조사했습니다.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서 침전물의 조성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 녹색 성분이 탄산염이 풍부한 침적물. This view combines information from two instruments on a NASA Mars orbiter to map color-coded composition over the shape of the ground within the Nili Fossae plains region of Mars. Carbonate-rich deposits in this area (coded green) hold some carbon formerly in the atmosphere's carbon dioxide.
Credits: NASA/JPL-Caltech/JHUAPL/Univ. of Arizona)
(Researchers estimating the amount of carbon held in the ground at the largest known carbonate-containing deposit on Mars utilized data from five instruments on three different NASA Mars orbiters, including physical properties from THEMIS (left) and mineral information from CRISM (right).
Credits: NASA/JPL-Caltech/ASU/JHUAPL)
이들이 확인한 결과는 다소 의외였습니다. 35개 이상의 장소에서 탄산염의 분포를 조사한 결과 과거 화성 대기에 생각보다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첫 번째는 사실 화성이 초기부터 추웠다는 것입니다. 액체 상태의 비 대신 눈이 내리는 환경이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빙하가 녹으면서 대량의 물이 흐를 수는 있습니다. 어쩌면 초기 화성은 지구의 빙하기 같은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탄산염 지층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혹은 조사한 지역에서만 부족한 경우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더 연구를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화성의 과거 역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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