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18 - 엔셀라두스에서 생명체 찾기


 토성에서 6번째로 큰 위성인 엔셀라두스는 그냥 봤을 때는 지름 500km 정도의 개성없는 얼음 위성입니다. 내부에는 암석의 핵이 있고 밖에는 얼음 같이 밀도가 낮은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스 행성 주변에는 이런 종류의 위성이 흔합니다. 따라서 처음 발견했을 때는 매우 흰색의 얼음 위성이고 독특한 줄무늬가 있다는 것 이외에는 별 주목을 끌지 못했습니다.

 엔셀라두스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은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이 여기서 거대한 간헐천을 발견하고 나서입니다. 건헐천의 존재는 엔셀라두스 내부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토성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내부에 열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얼음이 녹아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것이 현재의 지배적인 가설입니다.

 2005년, 그 존재가 처음 밝혀진 간헐천은 초당 200kg의 얼음과 수증기, 그리고 소금 결정 및 여러 가지 물질을 수백 km 높이로 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간헐천은 100개 정도입니다. 카시니 우주선은 여러 차례 이 간헐천을 관측했습니다. 그 결과 이 위성의 하얀 표면은 간헐천에서 나온 얼음과 눈 때문이고, 토성의 E 고리 역시 이 간헐천에서 나오는 물질로 보충이 되고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엔셀라두스의 내부 구조. 출처: 나사)

(엔셀라두스의 간헐천. 출처: 나사)   
 카시니는 여러 차례 엔셀라두스의 옆을 지나면서 관측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더 상세한 관측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간헐천에서 직접 물질을 입수해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유기물이 얼마나 풍부한지, 그리고 작은 박테리아 하나라도 생명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존재하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역시 내부에 거대한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십km 두께의 얼음을 뚫고 들어가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은 그냥 그 사이로 우주선을 통과시키면 물질을 입수할 수 있습니다. 비록 유로파 역시 간헐천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보고가 있기는 했지만, 엔셀라두스의 거대 간헐천에 비해 대단치 않은 수준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엔셀라두스의 탐사의 다음 목표가 자연스럽게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에 근접하거나 그 사이를 통과하는 우주선이 되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나사의 과학자들은 Enceladus Life Finder (ELF) 미션을 제안했습니다. 이 탐사선은 아직 개념 탐색 단계로 그 임무가 다 정해지지 않았지만, 엔셀라두스의 표면을 정밀 관측하고 간헐천에서 나오는 얼음 입자를 직접 입수해서 분석하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엔셀라두스의 위성이 되는 것이지만, 그러면 연료가 많이 필요한만큼 실제로는 토성의 위성이 되어 엔셀라두스의 간헐천을 8-10회 정도 통과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ELF의 개념 연구 책임자인 코넬 대학의 조나단 루니(ELF concept principal investigator Jonathan Lunine, of Cornell University) 박사는 이 탐사선이 엔셀라두스 표면에서 50km 정도 고도에서 아주 낮게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예산과 더불어 동력원으로 현재는 플루토늄 238을 사용하는 원자력 전지(RTG) 대신 태양전지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나 얻을 수 있는 전력이 너무 적다는 문제가 있어 고민중입니다. 토성 궤도에서는 태양빛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효율 태양전지와 매우 저전력을 사용하는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예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2021년 이후 ELF의 발사가 가능할지 모릅니다. 예상 비행 기간은 9.5년입니다.
 ELF가 만약 엔셀라두스에 도착한다면 태양계 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탐사가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인슐린 주사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된다?

   당뇨병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병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더 관리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주사를 몇 번씩 맞아야 하면 찌르는 것도 고통이고 실수로 건너뛰거나 용량을 실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제약 회사들이 새로운 투여 방법과 인슐린 제제를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2상 임상 시험을 마친 노보 노디스크 ( Novo Nordisk )의 인슐린 아이코덱 ( icodec )은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장시간 인슐린 제제입니다. 아이코덱은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는 변형 인슐린 분자로 혈액에서 알부민과 결합해 서서히 분리되기 때문에 한 번 주사로도 일주일이나 효과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장시간 작용하는 인슐린 제제의 경우 환자의 식사나 운동 같은 상황 변화에 인슐린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2상 임상시험에서는 247명의 당뇨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실험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코덱을 투여받고 매일 위약을 투여받았습니다. 그리고 대조군은 반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위약을 투여받고 하루에 한 번씩 장시간 인슐린 제제인 란투스 (Lantus, glargine) 100U을 투여받았습니다.   26주에 걸친 임상 실험 결과 하루에 한 번 란투스를 투여받은 그룹이나 일주일에 한 번 아이코덱을 투여받은 그룹에서 특별한 합병증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혈당 조절의 지표인 당화 혈색소 (HbA1c) 농도 역시 아이코덱 그룹에서 1.33% 감소한 반면 란투스 그룹에서 1.15% 정도 감소해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번 투여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실수로 두 번 투여하거나 건너 뛸 위험성이 적을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 New England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