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 모터스 (Tesla Motors) 가 자사의 새로운 4 도어 전기 스포츠카인 모델 S 를 올해 6월 부터 본격 출하했습니다. Tesla Model S 는 40 kWh 기본 배터리를 지닌 모델이 49900 달러에서 시작하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60/85 kWh 로 올라가면서 1만 달러씩 더 비싸지고 최고 풀옵션 모델은 97900 달러에 판매됩니다.
(첫번째 모델 S 출하 기념 행사)
간략한 스펙
과연 미래에 값싸고 성능 좋은 전기차가 언제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고성능 스포츠 전기차 세단이라는 컨셉으로 나온 테슬라 모델 S 는 성능으로만 볼 때 스포츠 세단들에 밀리지 않을 스펙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 때문에 아예 비싸질 수 밖에 없으므로 처음부터 고가의 스포츠 세단을 컨셉으로 잡은 경우라고 하겠죠.
문제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가격이 비싸다는 것 보다 수명이 아주 길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장거리를 매일 주행하면 약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에 흔히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의 수명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죠. 향후 전기 자동차가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리튬 이온/폴리머 배터리 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수명도 매우 긴 배터리가 간절하게 필요합니다. (단 구체적인 배터리의 수명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음)
대략 적인 주행거리는 40/60/85 kWh 배터리 모델이 각각 160/230/320 마일 정도로 비교적 깁니다. 하지만 가격대를 생각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판매가 신통치 않을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모델 S 는 선 예약 주문이 2012 년 5월에 1만대에 달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테슬라 모터스는 2012 년 5천대를 출하하고 2013 년까지 2만대를 출하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테스트 드라이브 중인 모델 S. 전기차 답게 매우 조용한 것이 특징)
모델 S 의 최고 속도는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획기적으로 빠르진 않지만 대신 전기 모터가 매우 빠르게 가속을 해주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 마일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4 - 5.9 초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주로 주행하는 속도에서 가속력은 충분합니다. 최상위 모델의 최고 속도는 시속 210 킬로미터 정도이고 가장 낮은 모델의 경우 시속 180 킬로미터 정도가 최고 속도로 가격을 생각하면 최고 속도는 그다지 빠르진 않지만 실제로 최고 속도로 주행하는 건 미국에서 법으로 금지된 만큼 주로 주행하는 속도에서 가속력이 좋다는 점은 아주 큰 장점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체감 속도는 확실히 스포츠 세단이라는 것이죠.
또 한가지 생각할 문제는 에너지 효율성 문제 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전기의 80% 가까이는 화석연료로 만들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도 그 근본적인 에너지는 역시 화석연료 입니다. 다만 공회전을 하지 않는 데다 에너지 전달 체계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죠. 미국 EPA 테스트 에서 모델 S 는 2.64L/100km (가솔린 환산. 갤런으로 하면 89 MPGe (갤런당 89 마일) ) 라는 준수한 연비를 달성했습니다. 또 미국에서 같은 에너지라면 전기가 이미 가솔린 보다 싸기 때문에 일단 연료비는 꽤 절감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수명이 한정되어 있어 일정 기간 (400 회 ?) 마다 갈아야 합니다)
미래에 화석연료를 배제하는 발전이 주력으로 자리 잡으면 이런 전기 자동차들은 비용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친환경 자동차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만족할 만큼 전력을 공급하는 비 화석연료 발전은 원자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현실이라 미래에 이 상황이 획기적으로 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미래에 대체 에너지가 얼마나 개발되는지, 그리고 배터리가 얼마나 값싸지고 수명이 길어지는지가 전기 자동차의 미래를 좌우할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테슬라 모델 S 를 살 돈이면 훨씬 성능 좋은 가솔린 스포츠 세단을 구매할 수 있는데도, 또 배터리 문제와 충전소가 별로 없다는 단점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 모델 S 를 예약했다는 것은 그만큼 전기 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는 반증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기 자동차가 널리 사용되긴 어렵겠죠. 미래에 이에 대한 획기적인 돌파구가 나와주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