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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6일 화요일

미 대선 쟁점 - 오바마 케어란 ?



 
  세상에 자기만의 사정을 가지지 않은 국가란 없게 마련이지만 그 중에서도 미국은 매우 독특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국가입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보편적으로 채택되는 정책이 미국에서는 채택되지 않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되는데 그 효용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복잡하기 짝이 없는 미국 대통령 선거 방식이라든지 아니면 좀 처럼 행해지지 못하는 총기 규제라든지 하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점 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는데 바로 미국의 의료 보장 제도 문제입니다. 19세기 말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전국민을 거의 커버하거나 혹은 대부분을 커버하는 형태의 의료 보험 제도를 도입해왔습니다. 자유 시장 경제에만 맡기기엔 의료의 공공적인 부분이 크고 아무래도 국가의 개입없인 의료비 상승 문제나 저소득층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의료 혜택을 바로 잡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도 미국 보다는 다른 선진국들의 예를 따라해서 전국민 의료 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그 예외가 되는 저소득 층에 대허서는 의료 보호 1/2 종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의료 보호 시스템은 미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며 일본이나 유럽. 혹은 그외 다른 국가들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시스템이 특이하다고 해야겠죠. 


 미국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시피 우리가 민간 의료 보험이라고 부르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의료 보험 및 기타 의료 급여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 라는 시스템은 일종의 영리기관에 가까운 시스템으로 누구나 설립이 가능하고 계약한 의사 및 의료 기관과 연계해서 의료 보험을 제공합니다. 또 FSA (Flexible spending account) 나 일종의 세금 혜택 예금인 Health Saving Account 같이 우리에게는 (그리고 아마 세계의 다른 국가들에서) 개념 조차 생소한 여러가지 의료 보험 유사 시스템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것들 대부분은 민간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기에 민간 의료 보험으로 분류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다양한 민간 의료 보험 기관들이 서로 경쟁을 하면 의료비가 저렴해지고 서비스도 다양해질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미국에서 잘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명이 존재하지만 아무튼 의료 시장은 자유 경쟁이 통하는 형태의 시장이 아닌 것만큼은 미국에 사례에서도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날 미국은 치료를 받기 위해 가장 높은 의료비를 지불해야 하는 국가이지만 그 이상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공적 의료 보호제도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더불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입니다. 


 세계에서 공적 의료 보호 (의료비를 낼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 국가에서 대신 의료비 지급을 해주는 것. 전액이나 거의 대부분을 대주는 시스템) 비용으로 가장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는 국가가 미국이란 사실이 의외라고 생각할 진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단일 예산으로 연방 정부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바로 공적 의료 보호인 메디케어/메디케이드 (medicare/medicaid)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2011 회계년도 연방정부 지출 내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가 1위 항목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Farcaster (talk)   Pie chart of U.S. Federal spending in FY 2011, from CBO data )



 이전 미국의 부채 문제 포스트에서 이야기 한 바 있듯이 (  http://blog.naver.com/jjy0501/100137329307 참조 )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문제는 단순히 의료 복지 정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좀더 미래를 보고 말한다면 미국을 재정파탄으로 인도할 시한 폭탄같은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들은 대부분 저소득층과 노인 인구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보험의 속성상 돈은 많고 병은 잘 걸리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입자를 받는 게 시장 자율에 맞길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여러분이 보험 회사를 운영한다고 생각해 보면 아주 간단하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가장 병에 걸리지 않을 젊고 건강한 사람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받아야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겠죠. 노인 가입자나 특수한 만성 질환 (예를 들어 신부전으로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 을 가진 환자는 가급적 받지 않으려 하는 게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심각한 만성 질환자나 혹은 노인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시장 자율을 내세우는 미국에서조차 국가의 책임이 됩니다. 즉 수익은 사유화 하지만 부담은 공공으로 돌리는 셈이죠.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는 이런 민간 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사람을 대상으로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미국 의료비가 엄청나게 비싸다 보니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들어가는 돈도 엄청나게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의료 보험도 없고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보조도 받지 못하는 인구는 거의 5000 만명에 육박하는데도 그렇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도 점차 노인환자가 늘어나면서 이 비용이 갈수록 증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 medicare/medicaid 예산의 향후 예측 This work is in the public domain in the United States because it is a work of the United States Federal Government   )





( 미국의 GDP 대비 의료비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지만 비교 대상이 된 국가들 가운데 평균수명은 제일 짧은 편. Data Source [1] (OECD Health Data 2009). Health care cost rise based on total expenditure on health as % of GDP. Countries are USA, Germany, Austria, Switzerland, United Kingdom and Canada.  I,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work, release this work into the public domain.  ) 


 사실 선진국 가운데 미국이 지출하는 의료비는 압도적입니다. 현재는 GDP 의 16% 에 육박할 만큼 막대한 비용을 의료비로 지출하고 있어 다른 선진국의 10% 수준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높지만 굴욕적으로 평균 수명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은 축에 속합니다. 


 더구나 국민 중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의 숫자가 왠만한 국가 인구 수준이라는 것도 엄청난 아이러니 입니다. 매년 미국이 의료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붇는데 결과는 우습게도 선진국 가운데 최악 수준에 머물러 있고 솔직히 평균 수명은 쿠바와 경쟁을 할 정도 입니다. 마지막으로 민간 의료 보험이 주가 되는 국가인데 국가에서 지출하는 의료비가 세계 최고란 사실도 설명하기 힘든 아이러니 입니다. 


 따라서 대선 때만 되면 의료 시스템 개혁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되는 것이 미국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미국 연방 정부 파산은 피하기 힘들 상황에 놓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료 시스템 문제는 단순히 의료 보장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미래를 위한 핵심 쟁점입니다. 


 현재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 미국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의료 시스템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복안은 결국 모든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보험 시스템을 만들어 메디케어 같은 공공 의료 비중을 줄이는 것입니다. 또 이를 통해 현재 의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려 3000 만 명에 달하는 사람에게도 의료 보험 혜택을 확대한 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의료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흔히 오바마케어 (Obamacare) 라고 알려진 법안의 정확한 이름은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 입니다. 현재 상태에서 도저히 감당히 불가능한 액수의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줄이고 더 나아가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첫 걸음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법안에서는 다른 국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전국민 의무 의료 보험 가입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은 2010년 통과되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서명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 


 일단 반대론자들은 이 법안이 의료 보험 가입을 강제화 해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대법원에 위헌 소송이 들어가 있으며 그 판결 결과가 이번달 말 (아마도 28 일 정도)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그럴 듯한 이유긴 합니다. 하지만 정말 의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자유를 쟁취하는 것이 대선 쟁점이 될 만큼 그렇게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솔직히 쉽게 납득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국내 언론들 기사를 읽어 보면 이 이상 깊게 파고든 기사를 찾기 힘듭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문제와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인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돈 문제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대로 저소득층과 의료비 지출이 많은 인구 집단이 대거 보험에 포함되면 의료 기관의 의료비가 갑자기 내리지 않는 이상 누군가가 그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미 엄청나게 올려놓은 미국의 의료비를 갑자기 줄이면 의료 산업 종사자들이 파업으로 맞설테고 결국 점진적으로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법안을 관철할 경우 2012 년 부터 2022 년까지 1조 7000 억 달러 (1.7 trillion  USD) 의 추가 비용을 누군가 내야 합니다. 


 사실 제 생각에는 이 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기존에는 돈이 없어 병원에 못가던 사람들이 이제는 더 자주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면 가난하고 병든 계층은 혜택을 보는 대신 누군가는 수조 달러의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조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라면 강력한 반대를 불러일으키는데 충분하고도 남는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비용을 감당하게 될 중상위층 - 고소득층의 반발이 매우 심각하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일단 2012 년 6월말에 어떤 판결이 나도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합헌이나 일부 위헌판결이지만 의외의 판결이 나오는 경우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될 가능성이 높음) 결국 쟁점은 계속될 것입니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오바마 케어를 대신할 롬니 케어를 내세우며 자율 시장 경쟁을 통해 의료비를 줄이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오바마 케어 (PPACA) 역시 갈 길이 먼 상태입니다. 이 법안은 2010 년 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이를 통해 2020 년에는 medicare part D 부분은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 누군가는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데 그 대상이 수천만 명에 달하므로 그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과도하기 짝이 없는 GDP 대 의료비 수준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중요한 것은 뭔가 하긴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현재의 미국 의료 시스템을 10 - 20 년 정도 그대로 놔두게 될 경우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지게 될 - 지금도 쉽게 감당이 될 액수는 아니지만 - 것입니다. 또 미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의 수가 너무 많다는 것도 반드시 언젠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전국민 의료 보험 도입 자체는 결국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요술 지팡이는 아니겠지만 잘만 도입되면 정부에게 의료비를 억제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면서 의료 사각지대도 줄이고 더 나아가 노인 의료비 급증 문제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순 있습니다. 다만 반대하는 사람의 수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 입니다. 특히 이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이를 반대하는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법안의 추진 상태가 이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아주 큰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제 생각엔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 모두가 손해를 감수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를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점차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을 미국도 피할 수 가 없기 때문에 의료비 급증 문제와 의료 사각지대 문제가 정말 해결하기 힘든 재앙을 미래의 미국에 가져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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