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AIDS 에 대해서 알아보자 (2)






 2. HIV 의 구조와 증식 


 HIV 는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구조는 유전자와 일부 효소를 둘러싼 막이 존재하고 이 막에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달라붙어 내부로 침투하는 데 필요한 구조물들이 달려 있는 구조입니다. 크기는 대략 120 nm 지름의 울퉁불퉁한 공을 생각하면 됩니다. 이는 바이러스 치곤 약간 큰축에 속하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적혈구 지름의 1/60 정도 수준입니다. 



 (HIV 의 다이어그램    

US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redrawn by en:User:Carl Henderson)
  
public domain)  


 바이러스의 중심부에는 바이러스 존재의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두 카피의 single - stranded RNA 가 존재합니다. 이 RNA 를 증식하고 전파하는 것이 HIV 바이러스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RNA 는 9749 개의 뉴클레오타이드 (Nucleotide)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RNA 에는 모든 레트로바이러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주요 단백질이 코딩되어 있지만 그외에도 HIV 에서만 존재하는 일부 단백질도 코딩되어 있습니다. 



(HIV 게놈의 기본 다이어그램  Original uploader was Grcampbell at en.wikipedia GFDL-WITH-DISCLAIMERS; Released under the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바이러스는 대개 복제와 감염에 필요한 유전자들만 있기 때문에 유전자가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HIV 에서 중요한 유전자는 

 gag (group specific antigen) : Gag polyprotein 을 코딩하며 이는 p17 (Matrix protein, MA), p24 (Capsid protein), p2 (spacer peptide 1), p7 (Nucleocapsid protein, NC), p1 (SP2 spacer protein  2), p6 를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단백질임. 

 pol : 바이러스 효소 reverse transcriptase, integrase, HIV protease 를 코딩 

 env (envelope) :  gp 160  을 코딩하며 이는 표면 단백질인 gp 120 및 gp 41 의 전구물질임. 이 단백질들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으면서 표적 세포에 부착해 내부로 들어가는 역활을 함. 


 이 RNA 는 p24 라는 capsid protein 으로 이루어진 막속에 존재합니다. (제일 위의 파란색으로 된 capsid) 그리고 역전사 효소 (reverse transcriptase) 라는 효소가 같이 들어있는데 이 효소가 하는 일은 바이러스의 RNA 가 숙주 세포내로 들어가면 숙주 세포의 자원을 이용해서 ss RNA 를 ss DNA (single strand DNA) 로 변경시켜 증식하는 역활을 합니다. 


 보통의 DNA polymerase 는 DNA 를 주형으로 삼아 RNA 를 만들고 RNA 에서 각종 단백질을 만들어내게 되지만 이 효소는 반대로 RNA 를 주형으로 DNA 를 생산하기 때문에 반대라는 의미의 역전사 효소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대개 역전사 효소는 DNA 를 주형으로 DNA 를 양산하는 역활도 합니다. 간단하게 말해 역전사 효소는 숙주 세포내로 바이러스의 RNA 가 들어가면 이를 DNA 로 바꿔 대량으로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복사합니다. 


 이 유전자들은 다시 숙주세포의 자원을 이용해 바이러스의 외피, 유전자, 효소, 기타 단백질을 합성하는 일을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 충분한 수의 부품들이 완성되면 이들이 뭉쳐서 새로운 HIV 가 된 후 세포가 파괴되면서 대량으로 증식된 바이러스가 탄생해 새로운 숙주세포를 노리게 됩니다. 


 이제 이 기본적인 바이러스의 구조를 바탕으로 바이러스의 증식에 대해서 설명해 봅니다. 




(HIV 의 증식 사이클 Original uploader was Raul654 at en.wikipedia Later version(s) were uploaded by GrcampbellRenegadevikingDisparity at en.wikipedia   )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gp 120 및 gp 41 이 HIV 가 인간의 면역 세포에 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gp120 은 인간의 다양한 면역 세포에 존재하는 표면 단백질인 CD4 receptor 와 결합하는 역활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helper T cell 이 그 타겟입니다. gp 41 은 비 공유 결합 형태로  gp 120 과 붙어있다가 일단 gp120 과 CD4 receptor 가 결합하면 숙주세포와 융합해 바이러스의 내부 물질 (즉 RNA 및 효소) 를 숙주세포 내부로 투입합니다. 


들어간 바이러스 RNA 는 숙주 세포 (대식 세포 (macrophage) 및 CD4+ T cell) 에서 마치 숙주 자체의 유전자인 것처럼 숙주를 속여서 증식하기 위해 역전사 효소에 의해서 DNA 로 변경된 후 integrase 라는 효소의 도움을 받아 숙주 세포에 DNA 속으로 끼어들어 갑니다.


 이후 숙주세포는 바이러스의 DNA 를 주물로 RNA를 대량으로 생산하게 되는데 이 RNA 를 이용해서 아미노산을 연결해 단백질을 만들면 위에 그림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여러 단백질 (예를 들어 역전사 효소나 혹은 gp 120 같은) 이 대량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런 단백질과 RNA 가 수천개씩 만들어진 다음 서로 뭉쳐서 다시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게 됩니다. 다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표면에서 밖으로 나가서 또 다시 새로운 숙주세포를 찾아 다닙니다. 사실 이런 사이클 자체는 바이러스 전체에서 기본적으로 볼 수 있으며 RNA 를 DNA 로 바꾸는 과정만 레트로 바이러스 과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간단히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아주 간단한 내용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해는 없으시기를 ) 


 HIV 바이러스는 인간의 체내에서 특히 면역 세포를 숙주로 삼아 증식을 하기 때문에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을 일으키게 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