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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2일 금요일

우주 이야기 42 - 제 2의 태양? 베텔게우스를 말한다.




 2011 년 초 초신성 폭발 가능성으로 갑자기 화제가 된 별이 있으니 바로 오늘 이야기할 베텔게우스 (베텔기우스, Betelgeuse) 이다. 이 별은 오리온 자리  α별로 밤하늘에서 9번째로 밝은 별이며 (천구에서는 10번째) 오리온 자리에서 2번째로 밝은 별이다. 따라서 베텔게우스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르시는 분이라도 한번 쯤은 육안으로 봤을 법한 별이다. (필자 역시 육안으로 그 광공해가 심한 서울에서 베텔게우스를 심심치 않게 관찰했다)



(오리온 자리 알파별이 (핑크색 화살표) 가 바로 베텔게우스이다. I,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work, release this work into the public domain. This applies worldwide )



(흰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붉은 별이 베텔게우스 이다. 오리온의 벨트 왼쪽 위쪽에  존재한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and ESA )



 베텔게우스는 평균 절대 등급 -6.05, 실시등급 0.2 - 1.2 의 매우 밝은 별이다. 이 별이 특히 밝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임종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밝기도 약간씩 변동이 있다) 베텔게우스는 적색 거성으로 (M2 lab)  지구에서의 거리는 약 640 광년이다 (643 ± 146) 임종을 앞둔 적색 거성 답게 거대하게 부풀어서 그 지름은 최대 태양의 1180 배까지 커지기도 하며 사방으로 많은 물질을 잃고 있지만 아직 그 질량은 태양의 18 - 19배에 달한다. 밝기는 태양의 최대 18만배에 달한다. 비록 균일하진 않지만 별의 표면온도는 3500 K 로 떨어진 상태이다. 별의 나이는 약 천만년 정도로 생각되며 이제 그 남은 수명은 얼마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허블 우주 망원경이 관측한 베텔게우스. 이 사진은 1996년에 찍은 것으로 최초로 태양 이외의 항성에 대한 Direct image 를 얻은 것이다. 이는 물론 베텔게우스가 지구에 가까운 적색 거성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때 까지 태양외의 다른 항성들은 그냥 점으로만 관측되었으나 최초로 이 사진에서 베텔게우스의 항성 표면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또 적외선 영상을 통해 베텔게우스 주변의 거대한 대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특이한 사실은 가운데 아래있는 밝은 점으로 주변부보다 2000K 높은 지점이다. 이를 통해 베텔게우스가 우리 태양보다 표면이 더 균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This file is in the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and ESA.)


 베텔게우스는 지구에서 관측이 용이한 적색 거성이라는 점 때문에 천문학적으로도 여러가지 중요한 관측이 이루어진 별로써 1836년에 존 허셜 경 (Sir John Herschel ) 에 의해 처음으로 밝기에 변동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20년에는 윌슨산의 2.5 미터 만원경을 이용해서 이 별의 크기가 측정되었는데 각지름 0.047" 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여기서 부터 과학자들은 이 별이 크기가 대략  3억 8400만km 이며 (=2.58  AU) 별의 바깥쪽이 화성 궤도에 근접하는 정도의 거성임을 깨달았다. (비록 그 크기가 변동이 있지만 ) 베텔게우스는 인간이 최초로 크기를 잰 항성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적색 거성에 대한 지식 중 많은 것이 이 별에서 나왔다.


 1980년대와 1990년 대에 새로운 관측 기술의 향상으로 베텔게우스의 표면 및 대기에 대한 관측이 이루어졌으며 위의 사진에서 설명한 남반구의 Hot spot 의 관측이 허블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루어졌다. 아마도 이 hot spot 은 베텔게우스의 극지방을 지구에서 직접 관측한 것으로 생각된다.


 21세기 초반의 관측에서 베텔게우스의 밝기와 크기는 여전히 흥미로운 관측 소재였다. Hipparcos  관측 위성에 의한 데이터는 이 별의 크기가 3.6 AU (1AU 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 1.5 억 km) 에 달함을 보여주었다. 한편 VLT 가 있는 칠레의 paranal 관측소의 데이터들은 이 별의 정확한 크기에 대해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고 한다.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 찰스 타운 (Charles Hard Towne : 1964년 노벨 물리학상) 은 2009년 윌슨산 천문대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 별이 93년 이후로 약 15% 정도 크기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무튼 대략적으로 이 별은 지름은 5.5 AU 정로 생각 하지만 사실 측정의 오차범위는 매우 크다. 이렇게 크기 측정값의 오차 범위가 커서 거리 측정치도 오차 범위가 크다. 사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베텔게우스 자체가 최초로 크기가 측정된 별가운데 하나인데다 과학이 발달된 지금 시점에 가까이 있는 별의 크기를 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의외로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이별의 정확한 크기를 측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별 자체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따라서 본래 지름이 일정하지가 않다. 더구나 수축과 팽창도 비대칭이다.
 2. 별의 가장자리의 밝기가 어두워 정확히 어디까지 항성표면이고 어디부터는 대기인지 확실치 않다
 3. 이 별은 주변으로 많은 물질을 내뿜고 있고 이 물질들이 항성 주변에 있으면서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아마도 주변으로 거의 태양 질량 정도의 물질을 내뿜은 것으로 생각된다)
 4. 각지름 역시 측정하는 파장에 따라 차이가 난다.
 5. 주변의 두터운 항성 대기가 정밀한 관측을 방해한다.


(베텔게우스의 자외선 관측 사진. 여기서 특이한 점은 맥동 (pulsating) 이 좌우 상하 대칭이 아니라 수축과 팽창이 비대칭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and ESA)


 크기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이 별은 밝기가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몇년 주기의 밝기 변화는 19세기 허셜경이 처음 발견했던 것으로 오늘날 과학자들은 더 정밀하게 밝기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이 별이 크기가 감소한 것과는 별개로 밝기는 일정한 변동을 계속하고 있다.


(베텔게우스의 밝기를 1988년 12월 부터 2002년 8월까지 관측한 것  CCL 에 따라 동일 조건하 복사 허용 변경 금지, 저자 표시   AAVSO Light Curve Generator (LCG): http://www.aavso.org/data/lcg/)



 이와 같은 여러가지 사실들은 베텔게우스 같은 적색 거성이 우리 옆에 없었다면 알기 어려웠던 사실이었을 것이다.

 한편 베텔게우스에는 또 다른 흥미로운 관측 거리가 있는데 바로 대기이다. 우리가 가장 쉽게 관측할 수 있는 항성의 대기는 물론 태양이다. 그러나 그 외의 항성의 대기는 거리 때문에 관측이 어려웠다.


 베텔게우스는 주변으로 많은 물질을 잃고 있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상당히 큰 항성 대기를 가지고 있다. 사실 항성 대기가 항성 자체보다도 훨씬 크다. 적어도 토성의 공전 궤도에서 해왕성 공전 궤도 범위까지 대기가 퍼져 있다고 생각된다.


(베텔게우스 주변의 대기 이미지. 대기라고 해도 주변에 균일하게 있는 것은 아니다.  Image of the supergiant star Betelgeuse obtained with the NACO adaptive optics instrument on ESO’s Very Large Telescope.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 저자 : ESO)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한 베텔게우스의 대기 - 토성의 공전 궤도 만한 크기이다. 여기서도 대기 분포 자체가 균일한게 아님을 알 수 있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베텔게우스가 방출하는 plume (가스의 구름) 의 모식도  This artist’s impression shows the supergiant star Betelgeuse as it was revealed thanks to different state-of-the-art techniques on ESO’s Very Large Telescope, which allowed two independent teams of astronomers to obtain the sharpest ever views of the supergiant star Betelgeuse.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ESO )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별이 너무 거대하게 부풀었기 때문에 사실 대기가 아니라 별 자체의 밀도가 지구의 대기보다도 옅다는 것이다. 앞서 이이기 했듯이 대략적인 질량이 태양의 20배가 안되는 별이 태양 부피의 10억배 정도로 부풀었다고 생각해보자. (지름이 1000배면 부피는 10억배) 그렇다면 이 별의 평균 밀도는 태양의 5천만분의 1 에 불과할 것이다. 심지어 해수면에서 지구 대기와 비교해서 거의 10만분의 1 이 좀 넘는 밀도다. 그래서 베텔게우스는 붉고 뜨거운 진공 (red hot vaccum)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실 이런 점은 다른 적색 거성도 마찬가지 이겠지만 ...



 지금까지 이야기도 흥미롭긴 하지만 사실 최근 갑자기 베텔게우스가 각광을 받은 것은 초신성 폭발 가능성 때문이다. 베텔게우스의 질량은 아무리 작게 잡아도 태양의 10배 이상이며 철로 된 핵을 가질 때 까지 핵융합 반응을 지속할 것이다. 그리고 Type II 초신성으로 최후를 맞게 되는 것이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 이다.



(진화 단계 마지막의 항성의 구조 - 초신성 폭발 전까지 생기는 핵융합 반응으로 가장 무거운 철이 중심에 있고 그 위에 양파껍질 처럼 다른 원소들이 존재한다.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동일 조건, 저자 표시  저자 : User:Rursus)


 이 초신성 폭발은 확실히 임박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그게 내일이 될 지 아니면 수백년 후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천만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 베텔게우스의 수명을 고려해보면 1000년 후에 폭발해도 곧 임종을 눈앞에 둔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미 폭발했고 그 빛이 지구를 향해 달려 오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최대 수백년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아무튼 폭발하게 되면 근래에 육안으로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초신성 폭발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가장 궁금해할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할 때가 되었다. 이 초신성 폭발이 지구에 피해를 줄 수 있을까 ?


 일단 다행히도 지금까지 예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폭발시 발생하는 자외선은 물론 아주 크지만 수백 광년에 걸쳐 확산되기 때문에 지구에 닿는 양은 사실 태양이 지구에 방사하는 자외선보다 작을 것이다. 한가지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은 바로 자전축에서 나오는 강력한 감마 레이 버스트 (Gamma ray burst) 이다.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고 난 이후 남게 되는 블랙홀 이나 중성자 성의 자전 축에서는 강력한 감마선이 나오게 된다.


(초신성이 블랙홀로 붕괴되면서 자전축에서 강력한 제트가 분출되는 상상도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file, National Science Foundation, allows anyone to use it for any purpose, provided that the copyright holder is properly attributed. Redistribution, derivative work, commercial use, and all other use is permitted.
Attribution: National Science Foundation
)


 사실 1000파섹 (약 3262 광년) 이내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감마 레이 버스트는 지구 오존층에 심각해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대규모 멸종을 유발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일부에서는 오르도비스기 - 실루리안기 대멸종 사건의 원인이 감마 레이 버스트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의 문제점은 그 때 하필이면 감마 레이 버스트가 지구를 강타했다는 증거가 없다 - 사실 증거가 남을 수도 없다 - 는 것이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감마 레이 버스트가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지 않을지 걱정하는 의견이 있으나 잠시 여기서 다시 위의 베텔게우스의 허블 우주 망원경 이미지를 보자. 베텔게우스의 자전축은 지구 방향이 아니라 그보다 더 남쪽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베텔게우스 초신성은 충분한 양의 감마 레이를 지구를 향해 발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별의 질량 자체가 강력한 감마레이 버스트를 일으키기에는 약간 작은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실제 폭발한다면 베텔게우스는 2주간 - 12 등급으로 천구에서 태양 다음으로 밝은 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수개월에 걸쳐 어두워질 것이다. 질량을 고려할 때 아마도 폭발 후에 남게 되는 것은 펄서 형태의 중성자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초신성 폭발과 감마 레이 버스트  다행히 지구쪽으로 강력한 감마레이 버스트를 발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이 폭발 가능성에 천문학자들이 주목하는 건 당연하다. 지구에서 아주 관측하기 좋은 위치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폭발은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다만 지구에서 볼 때 태양이 2개 뜬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인데 왜냐하면 보름달 보다 밝을 수는 있지만 태양에 근접하게 밝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필자는 여기에 대해서 양가 감정이 있는데 이 별이 폭발하면 오랜 세월 사랑 받아온 오리온 자리는 장차 어떻게 (?) 되는 것인지 걱정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육안으로 초신성 폭발을 볼 흔치 않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찌 될 진 모르지만 만약 실제 폭발한다면 일생에 한번 이상 볼 수 없는 장엄한 우주 쇼가 될 것이다.



          NASA/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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