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PC 제조업체일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을 제조하는 있는 HP 는 본래 상당한 칩 설계 기술까지 가졌던 회사입니다. 다만 CPU 영역에서 인텔과 다투기 보단 협력하는 쪽을 택해 성공작이라고 보긴 힘들어도 둘 사이에 아이테니엄 (Itanium) 이라는 아이까지 생겼죠. HP 나 인텔 양쪽에서 거의 서자 취급을 받는 CPU 이긴 하지만.
그런 HP 가 최근에 ARM 과 외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즉 ARM 기반 서버를 주요 서버 제조 업체인 HP 에서 제작한다는 것이었죠. 고성능은 아니라도 전력대 성능비로 저전력 서버 부분에 집중한다면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었을 것입니다. 또 ARM 은 아주 저렴한 라이센스만 지급하면 된다는 큰 장점이 있죠.
이 프로젝트는 프로젝트 문샷 (Project Moonshot)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SoC (System on a Chip) 은 쿼드코어 ARM Cortex A9 으로 알려진 EnergyCore ECX - 1000 입니다. 1.1 - 1.4 GHz 로 작동하며 전력 소모는 코어당 1.5 W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개의 코어가 모인 노드 한개당 전력 소모는 평균 5W 로 성능이야 x86 보다 낮겠지만 저전력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서버는 24 시간 돌리는데다 최근에는 그 숫자가 급격히 증가해 이제 서버에서 전력 소모를 빼고서는 유지비를 논하기 힘들어진 시점이기에 이런 점은 중요합니다.
이 EnergyCore ECX - 1000 을 이용한 저전력 서버는 최대 120 개의 코어를 연결한 제품까지 나와 있습니다. 이 경우 코어는 480 개에 달하지만 그래도 전체 전력 소모는 기존의 x86 서버에 비한다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런 작은 서버 노드들이 연합해서 특히 저전력 서버가 필요한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HP 의 목표라고 하겠습니다. 이 제품은 Calxeda 라고 불리고 있으며 HP 의 주장에 의하면 Calxeda 의 전력 대 성능비는 인텔 제온 E3 제품의 15 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미 모바일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ARM 이런 식으로 슬금슬금 서버 시장 까지 침투하는 것이 인텔 입장에서는 거슬리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미 x86 이 전세계 서버 시장의 80% 수준을 장악했고 x86 서버 시장의 95% 가 인텔 CPU 를 쓰는 상황이지만 틈새 시장을 노리고 이런식으로 ARM 이 여기 저기에서 도전을 해오니 인텔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ARM 기반의 윈도우 8 RT 에 이어 아주 신경이 쓰일 수 밖어 없겠죠.
인텔 역시 저전력 서버 시장을 노리고 아톰 기반의 Centerton 을 내놓은 상황이라 앞으로 양측의 대립이 흥미 진진할 듯 합니다. 그리고 EenrgyCore ECX - 1000 자체는 다른 회사 작품이지만 앞으로 HP 가 다시 ARM 기반 SoC 를 설계할 날도 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출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