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일본의 국가 부채 문제는 괜찮은가 ? (4)





 4.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의 원인


 2000 년에서 2006 년 사이 글로벌 경제가 비교적 양호하던 시절 일본 경제는 오랜 침체의 터널을 뚫고 나오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장율은 이전처럼 회복되지는 못했고 부족한 세수와 재정 지출 증가 역시 변함이 없었습니다.


 여기엔 다른 인구학적 요인도 있었습니다. 일본 역시 저출산 고령화라는 덫을 피해 갈 순 없었고 이로 인해 복지성 예산의 지출은 자연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세수는 감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령화에 의한 복지 예산 증가는 아래 설명)  이런 문제는 다른 선진국은 물론 현재 우리도 겪기 시작하는 문제 입니다. 일본은 특히 세계에서 평균 수명이 가장 긴 국가로 이 문제가 꽤 심각하게 불거지게 됩니다. 



(일본의 GDP 성장율. 2000 년대 초반기엔 어느 정도 회복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해 확실히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日本の実質GDP経済成長率の推移 (1956年~2008年)
(正式系列で作成) 68SNA: 1956年~1981年の実質GDP経済成長率 (平成2年(1990年)基準) 93SNA(H7) : 1981年~1995年の実質GDP経済成長率 (平成7年(1995年)基準)
93SNA(H12): 1995年~2008年の実質GDP経済成長率 (平成12年(1995年)基準)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  Wushi-En )


(세계 주요 국가의 GDP 대비 부채 증가. 1995 년에 일본의 부채 (J) 는 다른 미국 (USA), 이탈리아 (I), 영국 (UK), 독일 (D) 프랑스 (F)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게 됨.      http://en.wikipedia.org/wiki/File:Dept.svg ) 



 그 당연한 결과로써 나타나는 것은 일본 정부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이로인해 증가하는 부채입니다. 그런데 유독 일본에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나타난 것은 몇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정치력의 부재 입니다. 과거 40 년 가까운 장기집권을 해왔던 자민당의 경우에도 사실 여러 계파가 모인 집단으로 나눠먹기 식 정권인 경우가 많았고 자민당 이후에도 강력한 리더쉽을 지닌 총리가 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예외가 존재했다면 90 년대 이후 최장수 총리로 개인적 인기에 힘입어 실세 총리로 불렸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2001 - 2006 년 집권) 총리 정도이고 대부분 1-2 년 임기의 단임 총리라 제대로된 경제 개혁 정책을 펼친 경우는 없었습니다. 사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집권 기간이 좀 길었다고 뿐이지 일본 재정 건정성을 위해 국민들이 싫어하는 증세와 긴축 재정은 모두 실시하지 않고 국채를 발행해 세수 부족분을 메꿨을 뿐입니다. 그래서 인기가 좋았는지도 모르지만. 



(81 대에서 94대 일본 총리 )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 일본의 정치권만 무능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일본 국민들이 재정 건전화를 위한 세금 인상에 아주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이 사실 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일본의 재정 적자가 급증한 이유가운데 두번째는 강력한 조세 저항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소비세 입니다.


 1980 년대 처음 도입된 일본의 소비세는 3-10% 세율에서 변동해왔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부가가치세 (VAT) 와 마찬가지로 재화와 용역에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이에 대한 조세 저항은 매우 커서 소비세를 인상하는 정권은 1년을 못간다는 전설이 생겼을 정도입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재정 적자를 피하기 위해 세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데 동의는 해도 당장에 물건값이 뛰는데 데해서 반감이 심합니다. 


 현재 이글을 쓰는 시점에도 노다 총리가 소비세를 현행 5% 에서 10% 로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당장에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으니 좋겠지만 이게 꼭 좋은 게 아닌 것이 결국 그 만큼 세수 부족분을 국채를 발행해 빚으로 충당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래에 원금 + 이자 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금액이 엄청나게 많아지면서 일본의 미래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재정 적자의 세번째 이자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고령화 입니다. 인구가 자꾸 고령화 된다는 것은 관련 복지 예산은  자연증가하면서 세수는 감소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렇다고 수많은 노인 인구를 그냥 방치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일본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일본 뿐 아니라 사실 선진국 전체가 겪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본은 저출산 까지 겹쳐 문제가 더 심각해 졌습니다. 

  
 일본의 경우 2011 년 2월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의 23.1% 가 65 세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아마 미래에는 곧 우리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들을 위한 지출을 줄인다면 버려지는 노인이나 노인 빈곤층 문제가 한국처럼 심각해질 것이고 지출을 늘리면 일본처럼 재정 압박이 심해집니다. 하지만 대개 인간의 꿈이 무병 장수인 걸 감안하면 지금와서 평균 수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순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출산 장려 및 노인 복지 대책과 재원마련이 있어야 했는데 현재 일본은 노인 복지만 그럭저럭 유지되고 나머지는 불가능하며 한국은 그 어느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덧) 추가로 한가지 더 언급해야 하는 것이 바로 현재 일본의 재정 지출 구조입니다. 21 세기 들어와서 일본은 사회 보장 비용이 노령화에 따라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노령화와 직접 연관이 큰 의료, 연금 보험 과 기타 사회 보장 예산이 현재 일본 국가 부채 증가를 주도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이는 90 년대 초 세금 감면 및 공공 사업을 비롯한 각종 경기 부양 사업이 부채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경기 부양책 때문에만 부채가 증가되었다면 효과도 없는 경기 부양책을 중단하면 부채가 급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이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회 보장 급여의 급격한 국고 보조 금액 증가로 지출이 엄청나서 재정 적자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2007 년의 경우 일본의 사회보장 (노령, 의료, 복지 및 기타) 수입 총액은 91.4 조엔으로 국가 예산 규모와 맞먹었고 이중 국세로 충당하는 금액이 총 31 조엔이었습니다.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일본은 사회 보장 연급인 사회 보장 급부비가 1961 년에는 GDP 대비 4.91% 에 불과했으나 1985 년에는 13.69% 까지 증가했고 다시 2010 년에는 31.36% 로 GDP 의 1/3 정도 되는 액수를 매년 사회 보장 연금에 (복지 전체가 아니라)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는 국민 평균 수명이 예상보다 증가되어 실제로 이미 납부한 노후 연금으로는 감당이 안되고 의료 보험 역시 노령 수급자가 크게 증가되어 국고 보조가 급증한 것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국가 예산에서도 드러납니다. 


(일본의 2011 년 정부 지출 내역) 

 2011 년 일본 정부 지출 내역을 살펴 보면 도로 건설 등 공공 사업비는 5% 에 불과하며 사회 보장 관련비가 31% 로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이런 저런 공공 사업을 벌인 것이 90 년대의 국가 부채가 증가된 것을 일부 설명해 줄 순 있지만 21세기에 들어 일본의 국가 채무가 증가한 주된 원인이라곤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일본의 재정 적자가 엄청나고 부채가 급증하는 주된 이유는 고령화로 정부 지출은 늘었는데 세금은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네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원인은 원인인 동시에 결과이기도 한데 바로 낮은 금리입니다. 현재 일본 국채의 이자율은 1% 내외로 대단히 안정적입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의 기준 금리 자체가 낮아 은행이나 다른 금융 기관의 금리가 낮은 데다 일본은행들이 파산한 과거가 있어 일본인들이 일본 국채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또 주식 시장은 영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파산 가능성이 있는 은행에 예금을 넣거나 가격이 떨어지는 주식을 사느니 안전 자산인 일본 국채를 대신 구매하는 것입니다.


 만약에 지금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경우 금리 인상이 도미노 처럼 일어나면서 은행 예금 금리가 인상되면 아마 일본 국채를 팔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금리 수준은 지금도 제로 수준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2011 년 11월 16일 일본은행은 기준 금리를 0 - 0.1 % 에서 동결하기로 했는데 사실 이제는 빚이 너무 많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이자 부담이 낮게 되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부채를 많이 지려고 하게 마련인데 일본 정부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히 세금 인상에 대한 조세 저항이 크고 지출을 줄이는데도 저항이 적지 않아서 차라리 그냥 국채를 대거 발행해서 나라 재정을 꾸려 가고 있습니다. 



 5. 재정 적자와 부채의 현재와 미래 


 과연 그렇다면 현재 (2011 년) 일본의 정부 예산은 어떻게 구성되고 있을까요. 우선 2011 년을 기준으로 보면 정부의 일반회계 예산은 92 조 4척언엔 정도 입니다. 하지만 세수는 40조 9 천억엔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물론 세수외에 부가 수입이 있을 수가 있어 대개 세수가 예산 보다는 작습니다. 한국도 예산 규모에 비하면 세수가 작은 편이지만 (따라서 매년 부채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증가) 일본 처럼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규모는 아닙니다.


 일본은 공기업의 특별회계 잉여금 등 기타 부가 수입을 제외하고도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44조 3천억엔의 천문학적인 국채를 새로 찍어 내야할 정도 입니다. 지난 2년간 사실 일본의 세수 보다 새로 생기는 빚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사태는 더 심각해서 일본 재무성에 의하면 재원 부족분이 올해 44조 3천억엔에 이어 내년엔 49 조 5천억엔, 2013 년에는 51조 9천억엔, 2014 년엔 54 조 2천억엔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 부족분은 대부분 신규 국채발행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IMF 의 예측에 의하면 일본의 국채와 지방채를 합친 모든 국가 채무가 2015 년 250% 로 늘어나게 된다고 예상했습니다. 국제 결제 은행 (BIS) 는 일본 부채 비율이 2020 년 300% 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미 GDP 의 200% 를 넘어선 일본의 정부의 부채는 900 조엔을 돌파한데 이어 2012 년 3월말에는 1천조엔 (1경 4853조원) 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국 국채 및 단기 채권, 차입금을 합쳤을때) 사실 지방채를 합쳐서 생각하면 이미 1000 조 엔에 도달한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국가 부채를 말할 때 범위를 어디까지로 두냐에 따라 약간씩 액수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사들을 볼 때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보면 이미 일본의 중앙 정부 부채만 일본 국민 1인당 한국돈 1억원을 돌파한 셈입니다. 문제는 일본의 국가 수입이 지출에 비해 터무니 없을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계속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본적으로 수입보다 지출이 2배나 되니 이건 어떻게 답이 없는 수준입니다. 


 물론 일본 정치권이나 경제계에서는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될 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 은행에 통계에 의하면 금융 자산 - 가계 부채를 뺀 순자산 잔액이 1110 조엔이라고 합니다. (2011년) 일본 국채는 일본 국민들이 90% 보유 중이고 현재로서는 다른 투자 대상도 없기 때문에 일단 발행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 일본 국민의 자산 증가율이나 경제 성장율에 비해 부채 증가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아마도 10 년 이나 그 전에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일본 정부의 디폴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불가능하지 않을 상황입니다. 가계 자산 증가율보다 국가 부채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죠. 


 더구나 이 모두를 더 암울하게 만드는 것은 2008 년 이후로 불어닥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입니다. 일본 경제는 금리만 아니라 성장율도 제로에 근접하는 상황이고 실업율도 조금씩 증가하여 세수 증대를 더 기대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 년 대 일본의 성장율 및 실업율 증감 차이. GDP 시질 성장율은 대개 2% 미만이고 그나마 2009 년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큰 폭의 감소를 경험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総務省「労働力調査」長期時系列データより http://www.stat.go.jp/data/roudou/longtime/03roudou.htm
内閣府「国民経済計算」実質GDP成長率 季節調整系列(前期比)データよりhttp://www.esri.cao.go.jp/jp/sna/menu.html  저자  Shinkansen Fan 


 일본의 국가 부채 문제, 미국의 국가 부채 문제, 그리고 유럽 재정 위기에는 사실 조금씩 그 이유가 다르지만 몇가지 공통 분모가 존재합니다. 우선 이들 국가에서 평균 수명이 크게 늘고 인구 노령화가 꽤 진행하면서 세수는 주는 반면 노인 관련 복지 예산의 증가로 지출은 증가했습니다. 


 또 여러 국가에서 선거와 관련해서 선심성 정책이 유행했습니다. 국내 일부 언론들은 포퓰리즘이라는 단어 하에 복지 확대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저런 감세 조치 역시 (대표적으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시 감세 조치) 인기 영합적이면서 국가 부채를 급증시킨 요인이었습니다. 또 일본에서 볼 수 있듯이 증세 없는 국가 지출 증가도 역시 선거를 염두에 둔 조치들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증세를 택한 정권들은 인기를 잃어 단명) 이 책임은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은 복지 수준도 높지만 세금 수준도 같이 높아서 어느 정도 균형 재정을 맞출 수 있었고 독일,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등 주요 복지 국가들은 아직도 재정 위기가 그렇게 심각하진 않다는 것으로 보면 - 되려 선진국에서 이들 보단 복지 수준이 낮은 미국과 일본이 부채 문제가 더 심각 -  일부 언론들이 일방적으로 복지만 물고 늘어지는데는 나름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표적 북유럽 복지 국가인 스웨덴은 공공 부채가 GDP 의 35% 로 오히려 우리 보다 낮습니다. (2010년) 심지어 노키아 몰락과 유럽 재정 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핀란드의 경우에도 GDP 의 45.4% 수준에 불과합니다. 


(클릭하면 원본. 오히려 가장 복지 수준이 높은 북유럽 복지 국가들이 국가 채무 수준이 선진국 가운데서 낮은 편. 이런 사실은 신문에서는 보기 힘든 내용.   Public debt in percent of GDP (2010) based on CIA Factbook (accessed on 2011-09-22)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Public_debt_percent_gdp_world_map_(2010).svg ) 


 마지막으로 주요 국가의 부채가 급증한 이유로 2008 년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들 수 있습니다. 상당수의 국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엄청난 적자 재정을 편성했기 때문에 곧 거대한 부채 더미 위에 올라서게 됩니다. 


 세계 경제는 밀접한 연관성을 띄고 있어 이제 어느 한국가만 단독으로 경제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결국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야 하지만 그것이 언제 가능할 지는 알 수 없고 아무튼 2012 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6. 결론


 결국 일본의 국가 부채 문제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결론이 얻어집니다. 미국과 그리스에 대해서 설명했을 때 이야기 했듯이 결국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으면 그건 빚으로 이어 집니다. 어디든 인간의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금을 늘리면 싫어하고 정부 지출을 줄여도 싫어합니다. 모두가 원하는 인기 영합적 정책 (그것이 감세이든 복지 확대이든) 을 펼치면 그 결과는 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쉽게 이야기 하면 정부 지출은 삭감하고 세금은 인상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 게 세상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머리론 인정해도 당장 내 월급이 줄고 세금이 늘면 쉽게 동의하지 않는게 세상사 어디나 마찬가지 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장에 혜택이 유지되고 부담은 늘어나지 않으니까 좋은 것일까요. 이 결과는 누군가가 미래에 원금과 이자를 내야 하는 국가 부채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단순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실 정치에서는 다양한 사람의 이해 관계가 걸리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정치권에서 이제까지 아무 대책도 안세운게 아니라 증세를 택하면 정권 유지가 힘들었기 때문에 위기 극복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말하듯이 복지를 무조건 늘리는 포퓰리즘 (솔직히 이 단어도 본래 의미와는 이제 쓰임새가 달라졌지만) 때문에만 문제가 심각해 지진 않습니다. 정부 지출이 느는 만큼 세수를 비롯한 수입을 늘리면 (꼭 세금이 아니더라도) 균형 재정 유지는 가능합니다. 별다른 복지 제도 없이도 지출보다 수입이 적다면 어떤 정부든 재정 위기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는 선진국 전체에 거대한 재정 부담으로 다가 오고 있다는 것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이런 변화에 맞춰 균형 지출을 유지하는 일이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간단해 보이는 원리가 현실에서는 쉽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국가에서 진리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스웨덴, 핀란드 같은 경우는 정말 예외에 속하는 국가들입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 문제를 넘어서 사실상 인간의 이기심을 극복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 2011 년 말까지 내용만 있다는 것과 글쓴이가 경제쪽은 전공과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감안 비 전문가 의견이라는 점을 양지하시고 리포트 등의 자료로 사용하는 일은 자제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추가 : 왜 일본은 증세를 하기 힘든가 ?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1591104


 출처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