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3 - 태양계에 목성의 4배 크기의 행성이 숨어있다고? 티케 이야기

 (덧 : 2014 년 발표된  WISE 데이터 연구에서 티케의 존재는 찾을 수 없다고 결론이 나왔음. 이 내용에 대해서 참고하려면   http://blog.naver.com/jjy0501/100207022151 참조

 아래 내용은 이전에 작성한 것임을 알려둡니다. ) 


 최근에 언론 보도들에 의하면 태양계에 목성 4배 크기의 알려지지 않은 행성이 있다고 한다. 사실일까 ? 금일 포스팅은 이 흥미로운 내용에 대한 지금까지의 보고를 종합한 것이다. 


 우선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읽어 보면 좋을 내용이 바로 오르트 구름과 TNOs (Trans neptunian object) 에 대한 포스팅들이다. 


링크 : 오르트 구름 - http://blog.naver.com/jjy0501/100068539826
          TNOs - http://blog.naver.com/jjy0501/100068539826



 일단 위의 포스팅을 읽으셨다면 이해에 더 도움이 되겠지만 다 읽기엔 내용도 많고 시간도 없으신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간단히 드리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우리 태양계는 과거 명왕성까지 합쳐 9개의 행성이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1930년 발견된 명왕성은 갈 수록 그 크기가 작은 것으로 판명되면서 과연 행성으로 볼 지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의문은 해왕성 궤도 너머에서 다수의 대형 천체가 발견되어 - 심지어 명왕성 보다 큰 천체가 있었다 - 더욱 증폭되었다. 



 결국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 TNOs 라고 불러야 할 많은 천체들이 존재하며, 명왕성은 그것들 가운데 큰 천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에서 끌어내려 왜행성 (dwarf planet) 으로 강등시켰다. 이것은 우리 태양계가 생각보다 크고 복잡하다는 반증이었다.


 그리고 명왕성 궤도 정도에 명왕성 보다 큰 크기의 천체가 있어도 이것을 최근에야 알아냈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관측 기술이 아직 미숙하여 태양계에서 우리가 찾지 못한 대형 천체들이 여전히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TNOs 에 속하는 거대 천체들과 지구의 크기 비교, 이렇듯 큰 천체들이 해왕성 - 명왕성 근처 궤도에 있었지만 최근에서야 그 존재를  알게 되었다.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Lexicon
Based on the public domain Nasa images: Image:2006-16-d-print.jpgImage:Orcus art.png.)



 한편 이전부터 천문학자들은 장주기 혜성의 고향으로 태양계 외각에 거대한 얼음 천체들로 구성된 일종의 구름 같은 구조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이론상의 구름을 오르트 구름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앞서 TNOs 라는 명칭은 해왕성 궤도 밖에 있는 모든 천체를 지칭하는 명칭이며  여기에는 카이퍼 벨트, scatter disk, 그리고 오르트 구름 (Oort cloud)에 있는 천체를 포함한다. 




(오르트 구름과 안쪽의 카이퍼 벨트의 개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태양계의 크기는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이라 생각되는 오르트 구름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작다. 오르트 구름은 5만 AU 로 대략 생각되며 이는 지구 - 태양 거리의 5만배이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NASA. )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태양계의 끝은 해왕성 - 명왕성이 있는 곧이다. 그러나 전체 구조에 비교한다면 해왕성 까지도 태양계의 중심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해왕성 - 명왕성 궤도와 빨간색으로 표시된 가장 멀리 있는 왜행성 세드나의 궤도 그리고 오르트 구름의 안쪽과의 크기를 비교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태양계는 실제 태양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이 이야기를 종합할 때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만약 태양계 외각인 오르트 구름에 대형 천체가 숨어 있다면 인류는 아직 그 존재를 모르고 있을 수 있다. 가장 멀리 떨어진 왜행성인 세드나 조차도 비교적 최근인 2003년에야 발견되었는데 오르트 구름 가장 안쪽에 있는 천체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그러니 우리는 오르트 구름에 있는 천체에 대해서는 사실 실제 관측으로는 아는 게 거의 없으며 대형 행성이 숨어 있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물론 그것이 목성급의 대형 천체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한편 2010년 루이지애나 대학의 천문학자 존 머티지 (John Matese) 와 다니엘 휘트머 (Daniel Whitmire) 는 나사의 WISE 관측 위성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 의 데이터를 분석해 오르트 구름 내에 거대 가스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을 추정했으며 이 가상의 행성의 이름을 티케 (Tyche) 라고 명명했다. (WISE 위성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포스터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일단은 이 적외선 관측 위성이 오르트 구름의 천체를 관측 하는 임무도 같이 맡았다는 것만 언급하겠다. ) (WISE  관측 위성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를 참조 : http://blog.naver.com/jjy0501/100122431095 )



(WISE 위성의 모습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이들이 2010년 과학 저널 ICARUS 에 기재한 "Persistent Evidence of a Jovian Mass Solar Companion in the Oort Cloud" 에 의하면 (링크 : http://arxiv.org/PS_cache/arxiv/pdf/1004/1004.4584v1.pdf) 에 의하면 목성 질량의 1- 4배 정도 되는 목성형 행성이 오르트 구름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사실 확실한 진위여부는 결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입증될 것이며 확인이 되는 데로 경사스런 태양계의 새로운 행성으로 발표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알기는 어려운 상태다. 


(그리스 신화의 여신 티케, 행운의 여신이다. 새드나 역시 이누이트 신화에서 행운을 기원하는 여신이라고 한다. I, the copyright holder of this work, release this work into the public domain. This applies worldwide. )


 만약 이 행성이 실존한다면 태양에서의 거리는 약 1만 5000 AU 혹은 평균 2.2 조 km 정도 되리라고 추측된다. 이는 태양에서 1/4 광년 떨어진 것이다. 태양으로 부터 받는 에너지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지만 내부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 그 표면 온도는 대략 200K 혹은 섭씨 -73 도 정도로 추정된다. 공전 주기는 매우 길어서 약 180 만년 정도 되리라 생각되는데 그러면 이 행성의 1년은 180 만년인 셈이다. 


 한편 거대 목성형 행성이라면 목성이나 토성 처럼 다수의 위성을 거느리고 있을 수 있으며 어쩌면 지금까지 발견된 위성 중 가장 거대한 위성들이 존재하고 있을 수 있다. 이 중에는 목성의 유로파 처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위성도 혹시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몹씨 흥미롭긴 하지만 불행히 아직까지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며 현재 분석 중인 WISE 관측 데이터와 기타 다른 관측 데이터가 나오게 되면 정말 경사스럽게도 태양계의 새로운 행성을 찾아냈는지, 아니면 그냥 헤프닝에 불과한 뉴스가 될 지 결정될 것이다.


 사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설령 목성만한 크기는 아니더라도 꽤 큰 행성이 오르트 구름의 어딘가에 있을 수 있으며 관측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언젠가는 그 모습을 인류에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즐거운 뉴스를 기대해 본다. 


 Journal Reference: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