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4 - 차세대 화성 탐사 로버 'Curiosity'





 과거 화성에 착륙하여 직접 화성 표면을 돌아본 로버 (Rover) 는 세가지 이다. 97년 마스 패스파인더 에 실린 소저너 ( Sojourner) 와 Mars explorer rover 로 2004년에 화성에 착륙한 스피릿 (Spirit) 과 오퍼튜니티 (Oppertunity) 가 그것이다. 초기 소저는 무게 10.5kg 의 아주 작은 소형 로버였으며, 이후에 착륙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무게 약 180 kg 로 꽤 육중한 크기였다. 이 로버들은 예상보다 아주 오래 작동하면서 귀중한 자료들을 지구로 전송하여 화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한편 나사는 앞서 화성을 탐사했던 로버들을 능가하는 크기의 대형 로버를 계획했으니 그것이 오늘 소개할 Mars Science Laboratory (MSL) 에 탑재될 로버인 큐리어서티 (Curiosity - 호기심) 이다. 그 무게는 900 kg 에 달하며 올해 말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MSL 미션에서 계획된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어서티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과연 나사가 이렇게 거대한 크기의 로버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물론 앞서 보낸 로버들에는 탑재할 수 없었던 각종 탐사장비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덩치는 커졌고 글자 그대로 화성 표면을 움직이는 이동 실험실이 된 셈이다. 현재로써는 화성에서 암석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예 화성 표면으로 실험실을 보낸 격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큐리어서티 간략한 구조도. 거대한 크기로 인해 태양광에너지로는 움직이지 못하며 결국 원자력 전지를 사용한다.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앞서 화성을 탐사한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6.8 kg 의 과학장비를 탑재할 수 있었으며 최고 속도는 50mm/s (초당 5cm) 이고 평균 속도는 10mm/s (초당 1cm, 시간당 36미터) 정도로 극도로 느렸다. 이것은 화성의 약한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또 바퀴의 휠의 크기는 250 mm 정도로 작은 바위를 넘기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매우 중요한 연구 성과를 얻어냈으며 무엇보다 놀랄 만큼 오래 살아남아 그 임무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크기가 작은 만큼 한계는 있게 마련이었다. 



(화성 탐사 로버 - 스피릿/오퍼튜니티의 컨셉 아트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화성 탐사 로버 큐리어서티. 경차보다 약간 작은 크기라는 걸 사람과의 크기 비교로 알 수 있다.  Mars rover Curiosity, the centerpiece of NASA's Mars Science Laboratory mission, is coming together for extensive testing prior to its late 2011 launch. This image taken June 29, 2010, shows the rover with the mobility system -- wheels and suspension -- in place after installation on June 28 and 29.
Spacecraft engineers and technicians are assembling and testing the rover in a large clean room at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Pasadena, Calif.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이전의 선배로버들과의 크기 비교, 이 목업으로 비교해봐도 확실히 크기가 확연히 크다는 걸 알 수 있다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로버들의 바퀴의 크기 비교, 소저너 및 스피릿 오퍼튜니티 의 바퀴와 비교해 보면 그 크기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이는 속도보다 장애물 통과를 위해서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한편 선배 로버들이 화성을 탐사한지 8년 후인 2012년 8월경 화성에 착륙 예정인 큐리어서티는 이보다 더 거대해졌다. 길 이는 2.7 미터로 기존의 로버에 비해 (1.54m) 1 미터 이상 커졌으며 무게도 900 kg 으로 증가되어 미니 쿠퍼 같은 소형차와 비슷한 크기로 변했다. 덕분에 과학 탐사 장비도 80 kg 이나 탑재가 가능해졌다. (구체적인 크기 비교는 위의 사진들에서 확인)



  이런 큰 덩치 때문에 선배 로버들 처럼 태양광을 이용한 방식으로 동력을 공급했다가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나사의 과학자들은 좀 더 강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것은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바로 원자력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로버의 뒷쪽에 꼬리처럼 달린 것이 바로 RTG (Radioio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로 플루토늄 - 238 를 에너지 원으로 사용한다. 사실 초창기 화성 착륙선이던 바이킹 1/2 호도 이 동력원을 이용했으며 수많은 우주 탐사 미션에서 이 원자력 전지를 사용했다. 


 이와 같이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하므로써 큰 덩치를 가지고도 화성 표면에서 이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오랜 시간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 수명은 약 화성년 (Martian year) 으로 1년 인 668 화성일 (Martian sols) 이다. 이를 지구 날짜로 바꾸면 686 일로 약 2년에 미치지 못하는 정도지만 기존의 로버들 처럼 이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만 하다. 특히 큐리어서티에 탑재되는 MMRTG 는 최소 수명이 14년이나 된다. 


 이렇듯 큰 덩치에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고 바퀴도 훨씬 크니 이동 속도도 빠를 것 같지만 사실 최고 속도는 시간당 90 미터에 불과하며 평균 속도는 시간 당 30미터 정도에 불과해 기존의 로버보다 나을 것이 없다. 사실 이 로버는 속도 보다는 장애물 통과에 더 촛점을 맞춘 것으로 최대 75 cm  높이의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도록 제조되었다. 이것은 로버가 탐사할 지형이 상당히 거친 지형이기 때문으로 과거 로버들은 탐사할 수 없던 지역을 탐사하는 것이 목표인 셈이다. 느린 속도로 사실 2년간 탐사할 거리는 19km 에 불과하다. 


 이 로버에 탑재되어 화성 표면을 찍어올 카메라는 세가지로 주 MastCam, Mars Hand Lens Imager (MAHLI), MSL Mars Descent Imager (MARDI) 이다. MastCam 에는 1600 X 1200 CCDs 가 탑재되어 1200 X 1200 해상도의 true color  이미지는 물론 720p (1280 X 720) 해상도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어 최초로 화성 표면을 HD 급 화질의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ars Hand Lens Imager (MAHLI) 는 로버의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로 최대 1600 X 1200 픽셀의 영상을 최대 픽셀당 14.5 마이크로 미터 크기 까지 매우 세밀하게 찍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암석의 표면 구조에 대해서 자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MSL Mars Descent Imager (MARDI) 는 5 미터에서 3.7 km 떨어진 영상들을 처리해서 주면의 지도 이미지를 작성하는 역활을 한다. 1600 X 1200 픽셀 이미지를 1.3 ms 에 촬영할 수 있으며 8GB 의 버퍼 메모리를 이용해서 4000 장의 로우 이미지를 저장하고 합성해서 주변의 지도를 작성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탐사 장비는 ChemCam 이다. 여기에는 LIBS (Laser induced breakdown spectroscopy) 라는 장비가 탑재되는 데 최대 7미터 떨어진 암석이나 토양에 레이저를 발사해서 일부를 증발시키고 이를 분석하여 구성을 알내는 장비이다. 이를 통해 큐리어서티는 움직이는 지질학 연구소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과거 다른 로버에도 탑재된 APXS (Alpha particel X ray Spectrometer) 도 역시 탑재될 예정이다. (동작에 대해선 아래 동영상 참조)


 SAM (Sample Analysis at Mars) 는 대기와 토양 모두에서 유기물을 검색해서 그 존재와 성상을 알아보는 것으로 큐리어서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이를 통해 화성에 생명체가 과거 존재했는지 그리고 혹시 지금도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의 연구가 진행 될 것이다. 


 또 큐리어서티의 로봇 팔에는 드릴이 달려 있으며 이를 통해 암석 표면만 아니라 내부의 탐사도 가능하다. 드릴로 암석을 천공하고 센서를 통해 검사할 수도 있다. 내부에 있는 CheMin 은 x ray 를 이용 암석 결정의 구조를 알아내는 데 사용된다. 


 이렇듯 큐리어서티는 움직이는 화성 실험실로써의 역활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올해 말 (11월 25 일에서 12월 18일 사이) Atlas V 541 로켓으로 발사되어 2012년 8월 (6일에서 20일 사이)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탐사 예정 지역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생명체의 흔적이나 존재를 찾을 수 있는 지역이 유력하게 지목되고 있다. 


 착륙은 낙하산과 역추진 로켓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착륙을 설명하는 개념도 결국 처음에는 공기 저항, 낙하산, 그리고 역추진 로켓이 사용된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MSL 미션이 앞으로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우리에게 놀라운 뉴스를 안겨주기를 기대해 본다. 


 MSL 홈페이지  : http://marsprogram.jpl.nasa.gov/msl/


 MSL 미션 애니메이션 



덧 )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407741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