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GM crop (흔히 유전자 조작 작물. genetically modified food 혹은 GMOs) 들은 병충해에 강하거나 가뭄에 강한 것과 같은 특징들을 가지고 있는 유전자 조작 식물들을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특징들은 오랜 진화에 과정에서 식물 스스로 획득한 것이었지만 인간이 식물을 재배하면서 인간에게 더 유리한 형질 - 예를들어 더 크고 영양분 높은 열매를 맺도록 하는 것 - 을 가지도록 많은 인위적 선택을 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품종 개량 역시 현대의 급증하는 식량 수요를 맞추기 힘들어졌기에 보다 과감하게 아예 식물의 유전자 자체를 직접 조작해서 인간에게 여러 유리한 성질을 가진 식물을 만들어내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면 됩니다. 초기에 GMOs 들은 안전성 논란도 있긴는 했지만 1996 년 이후 도입되어 지금까지 분명한 보건상의 문제를 일으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조작 작물들은 우리가 잘 모르는 사이 아주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 현대에 농업은 엄청난 양의 농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정 작물 - 예를 들어 목화 (Cotton) - 은 생산량에 비해 꽤 과도한 농약 사용으로 인해 주변 환경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전자 조작 작물을 사용하므로써 과도한 농약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사실 환경에도 훨씬 악영향을 덜 미칠 것이고 실제적으로는 인간에도 더 안전합니다. 물론 농약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유전자 조작 작물이 갈수록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유전자 조작 작물. 클릭하면 원본 : from wiki)
하지만 불행히 아무리 그걸 부정하는 인간이 있더라도 실제 자연계에서 진화는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무리 좋은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 그리고 살충제를 만들더라도 결국 그것을 극복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그리고 해충들이 나오는 것은 아주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그리고 현재 과학자들은 그 필연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이 최근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특히 많은 양의 농약을 사용하게 만드는 목화의 해충들이 이런 내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합니다. 1996 년 목화와 옥수수에 Bacillus thuringiensis 라는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Bt toxin 이라는 자연 독소를 생산하도록 유전자 조작이 된 작물들이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Bt toxin 은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들에게는 안전하지만 곤충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농약보다 주변 환경에 안전하고 작물을 갉아먹는 곤충 이외의 곤충들에게도 안전한 목화를 만들수 있었습니다. 이 목화는 현재 세계적으로 매우 널리 재배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미국과 중국에서는 유전자 조작 목화가 더 흔합니다.
(대표적인 목화의 해충인 Helicoverpa armigera 흔히 cotton bollworm 이라고도 부름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Gyorgy Csoka, Hungary Forest Research Institute, Bugwood.org )
하지만 이제 해충들도 독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획득하고 있습니다. DNA 는 세대와 세대를 거치면서 100% 복제될 수 없으며 반드시 일부 개체에 돌연 변이를 남기게 됩니다. 연구진들은 실험실에서도 이런 변이가 Helicoverpa armigera 에게 내성을 부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과학자들은 목화가 가장 널리 재배되는 중국에서 실험실에서 봤던 것과 동일한 종류의 유전자 변이를 가진 Helicoverpa armigera 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야생의 친척들과는 다른 변이 유전자를 통해 이 독소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고 목화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대개의 돌연변이는 영향이 없거나 혹은 해가 되기 때문에 자연계에서 신속히 제거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목화밭에 서식하는 해충에서 분명히 생존에 도움이 됩니다. 내성을 갖춘 해충은 유전자 조작 면화를 더 잘 갉아먹을 수 있게 되어 생존의 기회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전자 조작 작물이라고 해도 살충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입니다.
진화의 군비 경쟁은 보통 포식자와 피식자간에 동시에 발생합니다. 이를 테면 치타가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은 먹이인 영양과의 진화적 군비 경쟁을 통해 서로 점점 빨라지면서 생긴 결과인 것과 같습니다. 살충제나 GMO 도 결국은 마찬가지로 진화적 군비 경쟁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자꾸만 늘어나는 곡물 및 상업 작물 재배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결국 인간은 사라지지 않을 해충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H. Zhang, W. Tian, J. Zhao, L. Jin, J. Yang, C. Liu, Y. Yang, S. Wu, K. Wu, J. Cui, B. E. Tabashnik, Y. Wu. Diverse genetic basis of field-evolved resistance to Bt cotton in cotton bollworm from Chin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2; DOI:10.1073/pnas.120015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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