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AIDS 에 대해서 알아보자 (7)





 9. 에이즈의 예방 


 사실 아무리 좋은 치료라고 해도 처음부터 아예 걸리지 않는 것만큼 좋은 질병에 대한 치료는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질병에서 예방은 가능하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까지는 완치가 불가능한 HIV / 에이즈 감염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HIV 감염의 주 전파원은 현재는 주로 성접촉과 어머니에게서 자식으로 감염되는 수직 감염이 있습니다. 성접촉은 가장 흔한 전파 경로로 콘돔과 같은 피임기구를 적절히 사용하므로써 상당히 예방이 가능합니다. 통상적인 남녀간의 성관계에서 HIV 의 전파 가능성이 실제로는 높지 않기 때문에 콘돔까지 사용한다면 상당한 수준으로 전파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콘돔을 잘 사용할 경우 HIV 감염자가 비 감염자에게 전파할 가능성은 연간 1% 이하로 감소하게 됩니다. 다만 적절하지 않은 사용 및 콘돔에 불량이 있는 경우에는 이보다 감염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국, 인도 등) 여러 국가에서는 아직도 피임기구 사용이 널리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여러가지 다른 방법들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포경 수술도 전파의 가능성을 다소 낮추는 것으로 보이며 기타 질내에 사용하는 anti microbial vaginal gel 도 감염 전파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유병율이 높은 국가들에서 이런 피임 기구 및 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한가지 더 중요한 것은 사실 HIV 가 그렇게 전파가 쉬운 바이러스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HIV 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혈액을 통해서 가장 잘 전파되며 그외에도 모유, 정액과 질 분비액으로는 전파가 가능하나 타액 (침), 눈물, 땀, 소변, 대변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습니다. 이런 체액에도 극미량의 HIV 가 분리된 바가 있지만 HIV 가 피부를 뚫고 침투하지 못하는데다 매우 약한 바이러스로 공기중에서 쉽게 사멸해 버리기 때문에 좀처럼 감염되었다는 보고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HIV 양성자와 같이 생활하거나 혹은 가벼운 신체 접촉, 또 악수하는 정도로는 전혀 감염의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배척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잘못된 생각으로 사회에서 배척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전파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만드므로써 환자와 사회 전체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아기에게 전파되는 수직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도 필요할 수 있는데 특히 HIV 감염의 유병율이 매우 큰 국가에서는 산모가 HIV 를 가진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신중의 태아는 HIV 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면 신생아가 감염될 가능성은 1-2% 정도에 불과합니다. 


 일단 임신이 된 것이 확인되면 모든 임산부에서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가 권장됩니다.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 자체가 모체에서 태아나 신생아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기 때문입니다. 임신시 추천되는 약물은

  • NRTI - Zidovudine, lamivudine
  • NNRTI - Nevirapine
  • Protease inhibitor (PI) - Lopinavir/ritonavir
 입니다. 항 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두개의 NRTI 와 NNRTI 나 혹은 PI 를 첨가해서 시행됩니다. 또 Zidovudine 의 경우 출산시 정맥 주사로, 그리고 출산 후 6주간 경구로 신생아에 투여되어야 합니다. 모유도 전파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유 수유는 금지해야 합니다. 


 HIV 감염자의 혈액에나 체액에 노출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감염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PEP (postexposure prophylaxis : 노출 후 예방요법) 는 우선 노출의 종류에 따라 방법에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HIV 양성자의 체액이나 혈액이 피부에 묻었다면 이를 빨리 세척하고 10% 베타딘이나 혹은 70% 알코올로 소독하면 바이러스는 대부분 사멸하게 되고 HIV 자체가 피부를 뚫지 못하므로 감염의 가능성은 피부의 상처가 없는 이상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타액, 눈물, 콧물, 소변, 대변등으로는 감염되지 않으나 만약 여기에 피가 섞여 있다면 감염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해당부위를 세척할 필요가 있으며 PEP 여부는 전문가와 상의하면 좋습니다.


 (만약 HIV 양성자나 에이즈 환자에 대한 처치를 시행하는 의료인이라면 감염의 기회가 높으므로 이에 대비해서 가운 및 장갑, 마스크, 고글 등 직접 피부와 점막에 혈액이나 체액이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를 해야 합니다. 물론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처치를 시행할 때 대비해야 하며 가벼운 접촉은 상관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상처가 없는 피부보다는 점막에 노출되거나 혹은 주사바늘이나 기타 뾰족한 도구로 찔리는 경우에는 감염의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비교적 위험성이 낮은 점막에 감염성이 있는 체액과 혈액이 노출된 경우에는 2가지 약물에 의한 예방이 그리고 주사바늘 등 위험성이 높은 물건에 찔린 경우에는 3가지 약제 병합 요법이 추천되는데 가장 위험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 HIV 환자가 쓴 주사바늘에 찔리더라도 감염 가능성은 0.3% 정도 입니다. PEP 를 할 경우 이것도 80% 예방이 가능합니다. 

 약제는 2가지 사용시 Zidovudine + lamivudine/emtricitabine 혹은 Tenofovir + lamivudine/emtricitabine 이며 3가지 사용시에 여기에 lopinavir/ritonavir 를 사용하게 됩니다. 치료는 가능한 수시간 이내가 가장 좋고 72 시간 이내로는 시작해서 28 일간 하게 됩니다. 


 실제로 HIV 전파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을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는 일이지만 현재로써는 테스트 중인 것을 제외하고 백신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음에는 개발 중인 HIV 백신 및 에이즈의 역학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참고 



댓글

  1. https://jjy0501.blogspot.com/2012/07/fda-hiv-truvada.html?showComment=1640203973591#c1890850934434653104

    답글삭제

댓글 쓰기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