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대에는 수많은 작은 소행성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소행성은 바로 세레스 (Ceres) 인데 최근에는 왜행성 (dwarf planet) 으로 다시 분류되었죠. 아무튼 세레스는 그렇게 멀지 않은 왜행성임에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외행성 탐사선들과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지금까지 한번도 탐사선이 도달한 적이 없는 왜행성이긴 합니다. 다만 이전에 설명드린 것처럼 소행성 탐사선 던 (Dawn) 이 세레스를 향하고 있고 2015 년에는 여기에 도달해 중요한 관측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9/114.html 참조)
그런데 던이 도착하기 전 지구의 L2 지점에서 관측을 진행 중인 유럽 우주국 (ESA) 의 허셜 우주 망원경 (Herschel space observatory) 이 세레스에서 신기한 것을 관측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수증기의 존재로 사실 소행성대에서는 처음 발견되는 것입니다.
(세레스에서 발견된 수증기 개념도 This artist rendering released by IMCCE (Institut de Mecanique Celeste et de Calcul des Ephemerides) shows water plumes spewing from the surface of the dwarf planet Ceres. Scientists led by the European Space Agency observed the plumes and reported their findings in the Jan. 23, 2014 issue of the journal Nature. (AP Photo/ IMCCE, Paris Observatory, CNRS) )
(역시 같은 개념도 Artist’s impression of Ceres. Observations by ESA’s Herschel space observatory between 2011 and 2013 find that the dwarf planet has a thin water-vapour atmosphere. The inset shows the water absorption signal detected by Herschel on 11 October 2012. Credit: ESA/ATG medialab/Küppers et al.)
비록 아직까지 탐사선이 직접 가서 관측은 하지 못했지만 과학자들은 세레스의 밀도로 등으로 부터 아마도 이 왜행성이 중심부에는 암석으로 된 코어를 가지고 그 밖으로 얼음으로 된 부분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물의 양을 다 합치면 아마도 지구에 있는 물보다도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실제 증거는 없었습니다.
ESA 의 마이클 쿠퍼스 (Michael Küppers) 와 그의 동료들은 허셜 우주 망원경 관측 결과를 토대로 세레스 주변에서 수증기의 기둥으로 생각되는 물질을 관측했습니다. 그런데 춥고 작은 왜행성에 어떻게 이런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가설은 이렇습니다.
(세레스의 예상 구조. Credit : NASA, ESA, and A. Feild (STScI))
세레스의 내부는 크기가 작은데다 방사선 동위원소도 별로 없어서 지구처럼 온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오나 유로파처럼 큰 행성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도 아니기 때문에 조석력의 차이에 의해서 내부에 열이 생길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러나 타원 궤도를 도는 소행성이기 때문에 태양에 가까운 지점까지 가면 일시적으로 얼음 표면이 녹을 수 있습니다.
화성 보다 더 태양에서 멀지만 대신 대기나 다른 열을 보존할 만한 물질이 없어서 태양빛이 비추는 지점에서는 온도가 꽤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가 없는 관계로 액체 상태의 물이 생기면 표면을 흐르는 대신 바로 끓어올라 증발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비록 농도는 높지 않더라도 수증기의 기둥이 표면에서부터 발생할 수가 있다는 것이죠. 물론 항상 그런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잠시간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와 같은 발견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데 던 탐사선이 세레스 표면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단서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저해상도 사진에선 알 수 없었던 놀라운 지형이 세레스에 존재할 지 모릅니다. 특히 얼음으로 된 표면이 노출되어 있다면 이는 미래 우주 탐사에 중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세레스의 구성성분은 태양계 탄생 초기의 정보를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원시 미행성의 탄생 과정의 비밀이 여기에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막대한 물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우주 개척에 나설 인류의 후손들에게 중요한 자원 공급처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다만 진짜 어느 정도의 물이 있는지는 앞으로 던 탐사선을 비롯한 탐사선들이 밝혀야 할 과제입니다. 따라서 내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되네요.
참고
Journal Reference:
- Michael Küppers, Laurence O’Rourke, Dominique Bockelée-Morvan, Vladimir Zakharov, Seungwon Lee, Paul von Allmen, Benoît Carry, David Teyssier, Anthony Marston, Thomas Müller, Jacques Crovisier, M. Antonietta Barucci, Raphael Moreno.Localized sources of water vapour on the dwarf planet (1) Ceres. Nature, 2014; 505 (7484): 525 DOI:10.1038/nature1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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