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기 오염의 심각성은 말할 것도 없이 명확합니다. 심지어 최근 몇년간은 중국은 물론 한국이나 일본처럼 주변국에까지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근에 여러 연구자들은 중국의 대기 오염이 해당 지역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과연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에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연구에서는 ( http://jjy0501.blogspot.kr/2013/07/blog-post_9.html 참조)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5억 명의 인구에서 총 25 억년의 수명 감소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준실험설계 (quasi experimental design : 실험자가 조작이 불가능한 연령, 성별, 수명등의 요소를 실험과 비슷한 방법으로 검증. 실제 실험이 불가능한 경우 준실험으로 검증할 때 사용) 방식을 사용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 보다 훨씬 큰 숫자를 제시하기에는 과학적 증거의 수준이 충분하다고 말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한편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0 에서는 매년 중국에서 대기 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120 만명으로 추정했는데 보다 납득할만한 수치이긴 하지만 중국의학회 회장인 천주 (陳竺, Chen Zhu) 등이 지난 2013 년 12월에 의학 학술지 란셋에서 기고한 글에서는 이보다 더 낮은 수치가 타당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쯔 강변의 한 공장. 막대한 수의 공장과 주택, 발전소, 차량 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은 본래 있는 황사등과 결합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모그를 형성하고 있음. A Factory in China at Yangtze River.
이들은 여러 보고서들을 취합하고 WHO 및 세계 은행 등의 견해를 참고해서 실제 매년 중국에서 대기 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35 - 50 만명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대기 오염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국가와 대중이 대기 오염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고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30 년 전에는 볼 수 없는 수준으로 대기 오염이 심해졌기 때문에 이와 연관된 질환의 증가도 같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 오염과 폐암과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증거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산업화된 대도시의 1973 - 1975 년의 폐암 사망률과 2004 - 2005 년의 폐암 사망률을 비교해 보면 무려 464.8% 증가 (연령을 보정해도 261.4% 증가) 가 관찰되었습니다.
연구팀은 2017 년까지 베이징 같이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PM 2.5 기준으로 60 μg/m3 까지 대기 오염이 컨트롤 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PM 10 기준으로 40 μg/m3 이하로 대기 질이 유지되어야 함을 지적했습니다. 물론 당연한 당면 목표이긴 하겠지만 현재 중국의 대기 오염 정도로 봤을 때는 아주 요원한 목표로 생각됩니다.
최근 나오는 연구들을 보면 중국에서 대기 오염 때문에 막대한 인명이 조기에 사망하는지 아닌지는 더 이상 논란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찍 죽게 되며 어떤 연관 질환을 어느 정도 악화 시키는지가 연구의 주된 이슈입니다. 사실 한치 앞도 보기 힘든 탁한 공기를 보면 저런 걸 장기간 마셔도 사람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수 밖에 없겠죠.
아마도 중국에서도 문제는 대기 오염이 심각한 문제냐 아니냐 보다도 이걸 어떻게 빨리 억제할 수 있는지 일 것입니다. 다른 국가의 경험을 보더라도 대기 오염 억제에는 수십년 정도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중국 정부와 국민 모두가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여기에 대한 종합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문제가 바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결국 이런식으로 경제 개발을 하면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모르진 않았을 텐데 닥쳐서야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걸 보면 역시 인간은 미래의 위기에는 둔감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1. Chen Z, Wang JN, Ma GX, Zhang YS. China tackles the health effects of air pollution. Lancet. 2013 Dec 14;382(9909):1959-60. doi: 10.1016/S0140-6736(13)62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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