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대학 천문학부 (Department of Astronomy and Astrophysics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의 연구팀에 의하면 지구에서 40 광년 떨어진 슈퍼지구형 외계 행성 GJ1214b 의 날씨를 예보하는 것은 매우 쉬울 것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매일 같이 구름이 잔뜩 낀 날씨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계속 흐림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기상 예보는 거의 틀릴 가능성이 없다고 합니다.
(주로 구름으로 뒤덮힌 외계 행성 GJ1214b 의 모습. This image shows an artist's view of exoplanet GJ 1214b. Credit: NASA, ESA, & G. Bacon/STScI, STScI-PRC14-06)
사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계 행성들은 왠만큼 크기가 거대해도 직접 관측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해서 그 존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관측 기술과 해당 학문의 발달로 인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외계 행성의 존재 여부는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아가 그 대기를 관측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직접 이를 관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대기를 직간접으로 관측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소개드린 외계 행성 대기에서 물의 존재 발견이나 ( http://jjy0501.blogspot.kr/2013/12/water-on-the-Alien-Planet.html ) 외계 행성의 구름 지도 ( http://jjy0501.blogspot.kr/2013/10/cloud-map-of-exoplanet.html ) 가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계 행성의 대기를 관측하려는 시도는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태양계 이외의 행성에서 생명체의 진화가 가능한지, 그리고 다른 행성의 대기는 어떻게 진화했는지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구는 더 나아가 지구 대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로라 크레이드버그 (Laura Kreidberg) 와 제이콥 빈 (Jacob Bean) 은 허블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외계 행성 GJ1214b 를 무려 96 시간 동안 관측했습니다. 11 개월에 걸쳐 나눠 관측된 이번 외계 행성 관측은 허블 우주 망원경 관측 역사상 단일 외계 행성으로는 가장 긴 시간 관측이 이뤄진 것이라고 합니다.
GJ1214b 는 모항성 주변을 38 시간 마다 공전하면서 그 앞의 빛을 가리게 됩니다. 이 식현상을 이용해서 별빛이 대기를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하면 대기를 통과한 빛을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대기를 관측했는데 이는 허블 우주 망원경의 성능을 한계까지 밀어부친 것이라고 하네요. 다만 위치상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하겠습니다.
(외계 행성 GJ1214b 와 지구, 혜왕성의 크기 비교. 참고로 예상 질량은 지구의 6.55 ± 0.98 배. This rendering shows the size of GJ 1214b and another, larger exoplanet compared to Earth and Neptune. Credit: NASA & ESA, STScI-PRC14-06b)
이들이 네이처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GJ1214b 의 하늘은 항상 흐릴 수 밖에 없는데 두터운 구름으로 덮혀 있기 때문이죠. 어느 정도는 이 행성의 위치상 생각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관측을 통해 증명했다는 것은 큰 의의가 있습니다. 관측 이전에는 여러가지 기체로 이뤄진 구름 없는 대기 모델도 있었으나 이 연구 데이터는 이런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구름의 모습은 현재로썬 알기 힘들며 위의 그림은 상상도입니다.
참고로 GJ 1214 는 매우 어두운 적색 왜성으로 태양 질량의 15.7% 수준의 작은 별입니다. 그런 만큼 복사에너지의 양도 매우 작은 특징이 있습니다. GJ 1214b 의 공전 궤도는 0.0143 ± 0.0019 AU (약 214 만 km) 에 불과하지만 표면 온도는 의외로 낮아서 393–555 K (120–282°C 혹은 248–540°F, 이 행성의 알베도에 따라 차이가 있음) 사이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식현상으로 밝혀진 외계 행성 가운데는 가장 낮은 편이죠.
사실 외계 행성에 대한 연구는 지금이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임무를 다하고 이제 퇴역을 앞둔 허블 우주 망원경을 대신해서 이전에도 설명드린 바 있는 6.5 m 구경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이 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새 망원경이 발사되면 외계 행성에 대한 직접 관찰 가능성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강력한 지상 기반 망원경들이 건설을 계획 중이거나 완공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십 수년 후에는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훨씬 넓어질 것으로 기대 됩니다. 그 때가 되면 외계 행성에서 정말 깜짝 놀랄만한 발견이 이뤄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참고
Journal Reference:
- Laura Kreidberg, Jacob L. Bean, Jean-Michel Desert, Bjorn Benneke, Drake Deming, Kevin B. Stevenson, Sara Seager, Zachory Berta-Thompson, Andreas Seifahrt, Derek Homeier. Clouds in the atmosphere of the super-Earth exoplanet GJ 1214b.Nature, 2014; 505 (7481): 69 DOI: 10.1038/nature12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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