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년, 마침내 10 년간의 임무 수행의 결실을 볼 우주선이 있으니 오늘 소개할 로제타 입니다. 지난 2004 년 3월 아리안 5 로켓을 이용해서 발사한 유럽 우주국 (ESA) 의 로제타는 여러 차례 플라이바이 (flyby, 천체주위를 지나가면서 추진력을 얻는 것) 를 한 후 마침내 2014 년 5-7월에 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에 접근한후 8 월부터 이 혜성의 위성이 되어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대략 11월에는 혜성의 핵에 착륙선 필래 (Philae) 를 내려보낼 계획입니다.
(ESA 가 발사한 로제타의 CG. 앞에 착륙선 필래가 보임 Credit : ESA )
혜성 67P/Churyumov–Gerasimenko 은 근일점일 때는 1.2458 AU, 원일점일 때는 5.6839 AU 를 지나는 (semimajor axis 3.4648 AU) 단주기 혜성으로 공전주기는 6.45 년입니다. 핵의 크기는 약 4 km 정도 되는 울퉁불퉁하게 생긴 혜성으로 그 궤도상 로제타가 추적해서 관측하기에 적당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실은 본래 로제타의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실제 목표는 46P/Wirtanen 라는 다른 단주기 혜성이었으나 발사가 연기되는 바람에 결국 목표를 변경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이 혜성들은 로제타가 낼 수 있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공전합니다. 그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 로제타는 아주 여러차레 플라이바이 (flyby. 천체주위를 돌면서 가속도를 얻는 것) 를 해야 했습니다. 지구에서 3 번, 화성에서 한번, 그리고 소행성 2867 Šteins 와 21 Lutetia 에서 플라이바이를 한 로제타는 2011 년부터 동면상태에 들어가 있다가 마침내 2014 년 1월에 깨어나 목표인 67P/Churyumov–Gerasimenko 를 추적합니다. (아래 영상 참조)
(로제타 미션 동영상 )
로제타는 2014 년 8월 부터 2015 년 12월까지 혜성 주변을 돌면서 지형을 관측하고 여러가지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 기간 동안 67P/Churyumov–Gerasimenko 는 태양에 다가가기 때문에 지금까지 한번도 우리가 보기 힘들었던 장면 - 즉 혜성이 태양에 다가가면서 먼지와 가스를 분출하는 장면을 근접해서 관측하는 것 - 을 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혜성에 근접한 우주선은 몇개 있었지만 이렇게 장시간에 걸쳐 주변을 공전하면서 혜성을 관측하는 우주선은 처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로제타가 혜성에 착륙선을 내려보낼 것이라는 점입니다. 착륙선 필래는 성형문자 해독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된 로제타 석판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준 오벨리스크가 있는 나일강의 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이들은 46 억년전 태양계가 형성될 무렵 같이 형성된 혜성의 비밀을 밝힐 로제타 석판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 됩니다.
(착륙선 필래의 목업 Mock up of the lander Philae of the spacecraft Rosetta. Stand of the german research center (DLR) salon du Bourget 2013.
http://en.wikipedia.org/wiki/File:Maquette_de_Philae_atterrisseur_de_la_sonde_spatiale_Rosetta_DSC_0156.JPG )
(혜성 표면에 착륙한 상상도 The Philae lander at work on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While Rosetta studies the comet from close orbit, Philae will obtain measurements from the surface. Immediately after touchdown in November 2014, a harpoon will be fired to anchor the lander and prevent it from escaping the comet’s extremely weak gravity. The minimum targeted mission time for Philae is one week, but surface operations may continue for many months. The measurements from the Rosetta orbiter will last from August 2014 to the end of 2015. Credit: ESA / AOES Medialab)
(참고 동영상)
혜성에 착륙한 필래가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아직 알수 없지만 놀라운 영상을 목격할지도 모릅니다. 특히 혜성이 태양에 근접함에 따라 표면에서 무엇이 어떻게 증발하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테니 필래가 보게될 광경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독특한 광경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혹시 그것 때문에 혜성의 미세한 중력에 잡혀 있던 필래가 혜성에서 튕겨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말이죠.
로제타는 총 무게가 3000 kg 이나 되는 대형 우주선입니다. 필래는 100 kg 으로 작은 냉장고 만한 크기의 착륙선 입니다. 로제타는 혜성 주변을 공전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혜성에서 나오는 미세 먼지 정도로는 로제타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좀 큰 파편이 갈라져 나오는 경우에는 좀 위험할 가능성도 있겠죠. 필래는 더 위험하겠지만 사실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혜성 탐사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로제타와 필래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진행해서 혜성의 핵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어 낸다면 그 과학적 성과는 적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했던 혜성의 표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 수 있는 첫번째 기회가 될수도 있겠죠. 여기에는 어쩌면 생명체의 탄생을 비롯해서 태양계에 여러가지 과학적 사실들이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로제타 미션은 2014 년에 가장 주목받는 우주 탐사가 될 것 같습니다. 미션이 진행되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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