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이 거대한 V 자 대형으로 날아가는 장면은 도시에서 자주 보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모두에게 익숙합니다. 오랬동안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비행 대형의 이유가 공기 역학적으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실상은 구체적인 증거는 부족했다고 합니다. 날아다니는 새를 이용해서 직접 측정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오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런던의 왕립 수의대 (University of London's Royal Veterinary College) 및 다른 기관의 연구자들은 거의 10년간에 걸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붉은볼 따오기 northern bald ibises (Geronticus eremita) 라는 조류를 새끼 때부터 길들인 후, 초경량 비행기 (microlight aircraft) 를 이용해서 이들과 함께 비행하면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정확한 연구를 위해 각각의 새에는 개별적인 GPS 센서가 장착되었습니다. (아래 영상 확인 )
(V 편대로 비행하는 붉은볼 따오기 Source : Nature video)
총 14 마리의 붉은볼 따오기를 면밀하게 관측한 연구팀은 이와 같은 V 대형이 실제로 공기역학적으로 뒤에 따라오는 새들에게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이전에 심박동수 등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서 실제 뒤에 오는 새는 에너지를 적게 소모한다는 증거를 발견하긴 했지만 그것이 공기역학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실제 새의 비행을 통해 입증되기는 처음이라고 하네요.
(Source : Nature video)
선두에 가는 새의 날개짓에 의해 주변에는 공기의 흐름이 발생하는데 뒤에 따라오는 새는 이 흐름을 정확히 인지해서 이 흐름을 타고 날개짓을 하게 됩니다. 바로 뒤에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약간 옆에서 선두 새의 날개끝에서 나오는 공기의 흐름을 타는 것이 V 형 대형의 비밀이었습니다.
뒤에 오는 새들은 아래로 향하는 공기의 흐름은 피하고 위로 올라가는 흐름을 타는 방식으로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추가 양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새들은 어미 새로부터 배울 기회가 없는데도 본능적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냈다고 하네요. 참고로 이 새들에게 탑재된 GPS 는 30 cm 이내로 매우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추측해 왔던 일을 실제 하늘위에서 날아가는 V 자 대형의 새들을 통해 입증한 셈인데 그래도 한가지 궁금증은 남습니다. 그렇게 되면 가장 선두에 서는 새만 이득을 못보는 셈인데 과연 이것은 어떻게 서로 양보하거나 결정되는 것일까요. 서로 교대하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자기 차례 (?) 가 오면 피하는 새도 있을까요. 어떤 메카니즘이 있어 서로 싸우지 않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까요 ? 문득 들어본 의문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Steven J. Portugal, Tatjana Y. Hubel, Johannes Fritz, Stefanie Heese, Daniela Trobe, Bernhard Voelkl, Stephen Hailes, Alan M. Wilson, James R. Usherwood. Upwash exploitation and downwash avoidance by flap phasing in ibis formation flight. Nature, 2014; 505 (7483): 399 DOI: 10.1038/nature1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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