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수술은 아주 단단한 두개골 안에 매우 연약하고 복잡한 뇌와 주변 조직을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술기를 배우는데 매우 어려운 분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보다 수월하게 수술방법을 익힐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가 최근 Journal of Neurosurgery 온라인 판에 실렸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말라야 대학 (University of Malaya in Malaysia) 의 연구자들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및 포츠머스 대학의 연구자들과 협력하에 비용 효과적인 복합 소재 3D 프린터 (Multimaterial 3-D Printers) 수술 모델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여러가지 다양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사용해서 단단한 두개골 및 말랑말랑한 뇌조직/주변 조직을 성형하고 이를 모델로 수술 방법을 배우고 테스트 하는 것입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모델을 이용해서 천두술 (burr hole opening , trepanation) 을 연습하는 모습. A perforator creates a bur hole in the model of a skull. The model, produced using the latest generation of multimaterial 3D printers, is composed of a variety of materials that simulate the various consistencies and densities of human tissues encountered during neurosurgery. (Credit: © American Association of Neurosurgeons, 2013) )
원리상 1 회용이므로 이 3D 프린팅은 가격 효과적으로 생산될 필요가 있는데 연구자들은 Objet500 Connex™ multimaterial 3D printer (Stratasys, Ltd.) 라는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두개의 부분으로 구성된 인체 모형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력해 낼 수가 있다고 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재사용이 가능한 베이스 부분은 2000 달러, 1 회용으로 사용되는 모델은 개당 600 달러라고 합니다. 물론 특수 목적에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지는 않지만 향후 가격이 더 합리적이 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3D 프린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해결될 문제로 보이네요)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정상인의 머리 모델을 출력할 수도 있지만 특정 병변을 가진 모델 역시 출력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련의들은 특정 병변의 모델을 가지고 다양한 연습을 해볼 수 있으므로 향후 뇌수술 수련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뇌수술 수련에 있어서 곤란한 부분은 강도가 전혀 다른 다양한 조직과 뼈를 수술 중 다루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두개골 아래 뇌와 척수를 둘러싸는 얇은 뇌막 (경막, 지주막, 연막) 이 있고 다시 그 안에 부드러운 뇌조직이 있으며 주변 뇌조직과는 다른 강도를 지닌 뇌종양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3D 프린팅을 통해 모델을 만들 때 뇌종양은 주변 뇌조직 모형보다 더 부드럽고 다른 색깔을 지니게 프린팅이 가능합니다. 뇌수술을 배우는 수련의는 모델을 통해 이런 조직의 경도의 차이를 연습 중에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미 3D 프린터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전에도 몇 차례 소개했듯이 의학 부분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 뿐 아니라 수련 과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생각해 보니 꽤 그럴듯한 방법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더 저렴하고 고성능의 3D 프린터가 나오게 되면 정말 진짜 같은 인체 모형을 가지고 연습이 가능해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Vicknes Waran, Vairavan Narayanan, Ravindran Karuppiah, Sarah L. F. Owen, Tipu Aziz. Utility of multimaterial 3D printers in creating models with pathological entities to enhance the training experience of neurosurgeons.Journal of Neurosurgery, 2013; : 1 DOI:10.3171/2013.11.JNS13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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