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덴마크의 과학자들이 스페인에 있는 라 브라냐 아린테로 (La Brana-Arintero site in Valdelugueros (Leon, Spain)) 발굴지에서 약 7000 년전의 중석기 시대 (Mesolithic period) 의 유골에서 DNA 를 추출해 복원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DNA 가 복원된 주인공은 라 브라냐 1 (La Brana 1) 이라는 명칭을 얻은 남성으로 이 DNA 복원 결과는 그가 아프리카인 같은 어두운 색의 피부와 파란색의 눈동자를 가졌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7000 년전 스페인에 살던 중석기 유럽인의 복원도 La Brana 1, the name used to baptize a 7,000-year-old individual from the Mesolithic Period, had blue eyes and dark skin. Credit: PELOPANTON / CSIC )
유럽에서 중석기 시대는 5000 - 10000 년 전 시기로 이 시기 유럽인들의 선조는 농업과 더불어 목축을 시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농경을 시작하면서 탄수화물이 중심된 식사에 적응했으며 일부는 목축의 결과로 인해 성인이 되서도 유당을 분해시킬 수 있는 락타아제 지속성 ( http://jjy0501.blogspot.kr/2014/01/The-Origin-of-Lactase-persistence.html 참조) 을 획득했지만 라 브라냐 1 이라고 명명된 주인공은 그렇지 못했다고 하네요.
이전 연구 결과에서는 성인이 되서도 유당을 잘 분해시킬 수 있는 락타아제 지속성이 생각보다 오래된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것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그럴 듯한 결과 같기도 합니다. 다만 한 유골에서만 추출한 자료라 아직 일반화 시키는 것은 성급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링크에 있는 이전 포스트 참조. 참고로 라 브라냐 1 의 주인공이 더 오래된 유골)
(2006 년 발견된 라 브라냐 1 유골 The skeleton of La Brana 1, as it was discovered in 2006. Credit: J.M. Vidal Encina)
라 브라냐 1 유골은 매우 보존 상태가 좋은 유골로 2006 년에 라 브라냐 2 유골과 같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유골을 연구한 스페인 팀의 리더인 Carles Lalueza-Fox (researcher from the Spanish National Research Council (CSIC)) 은 피부 색소 부분의 유전자가 아프리카 인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아서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이것은 라 브라냐 1 의 피부가 아프리카인처럼 어두운 색이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라 브라냐 1 은 현재 푸른 눈을 가진 유럽인들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유전자도 동시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라 브라냐 1 의 주인공을 어두운 피부색과 파란 눈을 가진 모습으로 복원 했습니다.
라 브라냐 1 같은 스페인 중석기 인들은 중부 유럽 및 북부 유럽에 사는 사촌들과도 연관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파란 눈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과연 피부색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부 인구집단이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결과일까요. 아니면 당시 스페인의 기후가 지금처럼 햇빛이 강하고 더운 기후임을 반영한 것일까요 ? 오늘날 스페인인들은 확실히 북유럽계 보다는 피부색이 어둡지만 그렇다고 흑인만큼 검은 색은 아닙니다.
연구팀은 라 브라냐 1 의 주인공이 수개월 전 DNA 가 확보된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의 구석기인들과 같은 공통 조상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피부색은 더 의외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은 한개의 유골에서만 확보한 결과이기 때문에 해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어쩌면 일부 검은 피부를 지닌 인구 집단이 아프리카에서 유입되었고 라 브라냐 1 에 영향을 주긴 했지만 (즉 혈연 관계를 맺었지만) 스페인과 유럽 전체에 퍼져 있던 인구 집단과는 다를 수 도 있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 오래된 유골에서 DNA 를 추출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DNA 정보는 유골은 절대 말해줄 수 없는 비밀 - 피부색은 말할 것도 없고 유전적으로 어느 집단에 속하는지 - 을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선사시대 인류집단의 이동과 확산 등 지금까지 문자 기록을 남기지 않아서 알 수 없었던 사실을 말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개의 유골이 전체를 대표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Inigo Olalde, Morten E. Allentoft, Federico Sanchez-Quinto, Gabriel Santpere, Charleston W. K. Chiang, Michael DeGiorgio, Javier Prado-Martinez, Juan Antonio Rodriguez, Simon Rasmussen, Javier Quilez, Oscar Ramirez, Urko M. Marigorta, Marcos Fernandez-Callejo, Maria Encina Prada, Julio Manuel Vidal Encinas, Rasmus Nielsen, Mihai G. Netea, John Novembre, Richard A. Sturm, Pardis Sabeti, Tomas Marques-Bonet, Arcadi Navarro, Eske Willerslev, Carles Lalueza-Fox. Derived immune and ancestral pigmentation alleles in a 7,000-year-old Mesolithic European. Nature, 2014; DOI: 10.1038/nature1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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