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013 년 10월 - 12월 실적, 그러니까 애플의 회계 년도로는 2014 년 1 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이 분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매출과 순이익이 최대가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13 년 마지막 시즌에 애플은 총 576 억 달러의 매출과 131 억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올렸지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 (130.8 억 달러) 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분기 애플은 사상 최초로 분기별 아이폰 판매가 5000 만대를 넘어선 5100 만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이패드 역시 사상 최대치인 2600 만대에 도달했습니다. 작년 동기의 4780 만대의 아이폰 판매와 2290 만대의 아이패드 판매에 비해 분명히 증가한 수치를 보였지만 그 상승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다른 기업들의 실적과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이제 스마트폰 및 타블렛 시장이 성숙하면서 수년 전같이 매년 두배씩 판매가 신장되는 폭발적인 성장기는 지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개도국에서도 스마트폰이 더 이상 보기 힘든 물건이 아닌 상태이니다. 한편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보급형 스마트폰이나 몇년 지난 스마트폰으로도 웬만큼 필요한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즉 자주 스마트폰을 교체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죠. 그리고 피처폰을 들고 있다가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업계의 투톱이랄 수 있는 애플, 삼성 모두 스마트폰 부분에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입니다. 다만 이것이 앞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끝났다는 의미라기 보단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솔직히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작년보다 매출 증가하고 순이익 역시 131 억달러나 되는 점은 꽤 양호한 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에 나온 예측에 비해서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맥의 판매가 작년 동기 410 만대에서 480 만대로 70 만대나 늘어난 점입니다. PC 산업이 다소 위축되는 시점에 거둔 실적이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더구나 맥이 그렇게 저렴하지도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겠죠. 앞으로도 계속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을 진 물론 두고봐야 겠지만 이번 분기엔 꽤 선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분기당 1000 만대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던 아이팟은 이번 분기에 큰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MP3 플레이어의 판매 감소를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번 실적에서 두드러진 것은 중국과 일본에서의 매출 증대였습니다. 특히 중국의 작년 동기 대비 29% 라는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일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 나 증가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각각 88 억 달러와 50 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1/4 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의 매출은 제자리 걸음인데 이미 보급된 기기 수를 생각하면 앞으로 큰 이변이 없는한 미국 시장에서 대폭 성장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역시 중국 시장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겠죠.
애플은 아이폰 5S 와 5C 의 판매량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이폰 5C 의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팀쿡도 이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다만 아이러니 하게도 단가가 비싼 아이폰 5S 의 판매호조로 인해 수익성은 더 호전된 것으로 보입니다. 2013 년 3 분기 (회계년도로는 4 분기) 아이폰 평균 판매 단가는 577 달러까지 하락했지만 2013 년 4 분기 (회계년도 1 분기) 에는 다시 636 달러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꽤 선전한 셈입니다.
아무튼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폭발적인 성장기는 이제 지났고 애플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한 시점이 왔습니다. 이 부분에서 고 스티브 잡스의 놀라운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게 잡스가 있던 시절에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처럼 히트를 친 후 다시 공전의 히트 상품을 내놓는 흐름이 있었는데 지난 수년간 이 흐름이 끊어진 것 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애플은 소소한 변화만을 겪었을 뿐입니다. 이런 부분은 다소 우려할 수 있는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기업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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