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

2014년 1월 9일 목요일

호주 폭염에 박쥐가 떼죽음 ?



 2014 년 초 미국이 북극곰도 추위를 피해 사육실로 들어갈 만한 추위에 시달릴 무렵 호주 퀸즐랜드 주에서는 박쥐 10 만 마리가 폭염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박쥐를 포함하는 Pteropus 속의 박쥐들은 호주 현지에서 과일 박쥐 (fruit bats) 나 플라잉 폭스 (Flying Foxes) 로 불리는데 호주에서는 나무에 과일 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박쥐들을 보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무튼 지난 2013 년 12월 29일부터 2014 녀 1월 5일 사이 호주 퀸즐랜드 주에 엄청난 열파가 몰아닥쳤는데 이후 호주 왕립 동물보호협회(RSPCA) 와 당국이 조사한 결과 퀸즐랜드 주 남동부에 25 개 박쥐 서식지에서 약 10 만 마리의 박쥐가 열파를 견디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사는 집 근처에서도 죽은 박쥐떼가 관찰되었으며 이 시체에서 나는 썩은 냄새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하네요.





(현지에 서식하는 과일 박쥐 가운데 하나인 Pteropus poliocephalus, 호주 퀸즐랜드에서 촬영.   A shot of a Pteropus poliocephalus giving birth taken by Adam Myhill, north of Currumbin in Queensland Australia  Public domain image )


 Pteropus 속의 박쥐들은 Megachiroptera 아목에 속하는 날아다니는 포유류로써 이들 가운데는 날개폭 1.5 미터에 달하는 대형 종들도 있습니다. 다만 큰 크기와는 달리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온순한 종이지만 (물론 흡혈을 하지도 않습니다), 리사 바이러스 (lyssavirus) 같은 전염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는 있다고 합니다. 

 박쥐가 떼죽음을 당해 시체들이 쌓인 지자체에서는 환경미화원등을 파견해서 이를 수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탈진 상태에 빠진 박쥐들과 어미를 잃은 새끼 박쥐들도 구조되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당국은 전염병의 가능성 때문에 박쥐 사체나 혹은 그늘을 찾아 인가로 숨어든 박쥐를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폭염에서 살아남은 박쥐들도 현재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라 발톱으로 사람들을 할퀼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피해를 입은 사람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과일 박쥐들은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해 멸종 위기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지만 Grey Headed Flying-fox 라는 한종의 과일 박쥐는 개체수 감소로 IUCN 의 레드 리스트에 올라 있어 당국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수준의 집단 떼죽음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주로 나무에 매달려 사는 새와 과일 박쥐의 경우 인간과 달리 그늘을 찾아 폭염을 피할 방법이 적고 쉽게 탈수 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특히 현지는 건조한 지역) 열파에 약한건 사실이지만 이런 수준으로 집단으로 떼죽음을 당한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는 퀸즐랜드주 남부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더위에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주 기상청은 2014 년 1월 3일 퀸즐랜드주 역사상 최고 온도 기록이 - 넓은 지역의 기온이 높게 유지되는 것을 기준으로 - 갱신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Highest Maximum temperature 29 December 2013 to 4 January 2014. Source: Bureau of Meteorology)



(Maximum temperature anomaly 29 December 2013 to 4 January 2014. Source: Bureau of Meteorology


 사실 12 월 30 일에서 1월 4일 사이 퀸즐랜드의 여러지역에서 적어도 지난 40 년간 가장 더운 기온을 기록했는데 평년 대비 10 도 이상 더운 지역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섭씨 40 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47.8°C 를 기록한 나라브리 (Narrabri) 등 섭씨 45 도를 넘는 살인 더위가 지속되자 많은 박쥐들이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섭씨 43 도 가 넘으면 이 박쥐들은 심각한 열사병과 탈수 증세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이 아목에 속하는 박쥐의 조상은 3500 만년전 지구상에 등장했고 이 박쥐들은 적어도 수십만년간 현지 기후에 적응한 종들입니다. 그러나 최근 기상 이변이 일상이 되면서 야생 동물들이 미처 적응할 시간도 없이 기후가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기록적인 폭염에 수많은 박쥐들이 대응하지 못하고 희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저 멀리 호주에서 발생한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섬뜩한 느낌이 들어 소개해 봤습니다. 


 참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