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현대 과학기술로도 세포처럼 작고 효율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기계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한쪽에서는 지금까지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진 나노머신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이 있는 반면 일부 연구자들은 세포를 이용해서 매우 작고 효율적인 로봇을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일리노이 대학의 타헤르 샤이프 교수 (Taher Saif, the University of Illinois Gutgsell Professor of mechanical science and engineering) 그의 동료들이 연구한 새로운 마이크로 바이오 로봇은 독특한 작동 메카니즘으로 살아있는 세포들을 로봇의 엔진으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근육 세포를 이용해서 움직이는 마이크로 바이오로봇. 위의 작은 사각형 안이 실제 로봇의 현미경 사진. Engineers developed the first tiny, synthetic machines that can swim by themselves, powered by beating heart cells. Credit: Alex Jerez Roman, Beckman Institute for Advanced Science and Technology)
이들이 만든 바이오 봇 (bio-bot, 즉 바이오로봇) 은 플렉서블 폴리머 (flexible polymer) 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바이오 봇은 머리 부분이 57 ㎛ (폭) X 27 ㎛ (높이) X 454 ㎛ (길이) 정도 크기이고, 꼬리 부분이 7 ㎛ (폭) X 27 ㎛ (높이) X 1500 ㎛ (길이) 정도됩니다. 마치 정자 처럼 생긴, 하지만 정자 보다 훨씬 큰 이 바이오 봇은 그 자체로는 사실 그냥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꼬리를 지닌 폴리머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이 폴리머 덩어리는 사실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배양된 심장 세포를 부착시켜 진짜 로봇을 만들게 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놀라운 일이 발생하는데, 인간이 의도적으로 세포를 붙여서 로봇을 만드는 게 아닌데도 이 배양된 심장세포 (Cardiomyocyte 와 Fibroblast 를 포함) 들이 알맞은 곳에 부터 이 바이오 봇을 앞으로 나가게 만드는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바이오 봇의 머리와 꼬리 앞부분 (초록색 부분) 에는 Fibronectin 코팅이 되어 있어 여기에 세포가 쉽게 부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사실 그외에 조절할 메카니즘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놀랍게도 이 세포들은 꼬리에 추진력을 부과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를 찾아냅니다.
(동영상)
이와 같은 자기 조직성 (Self organization) 은 심장 조직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이런식으로 응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본래 심장 조직은 이런 움직임을 위해 탄생한게 아니기 때문이죠. 더 재미있는 사실은 연구팀은 이미 두개의 꼬리를 가진 바이오봇도 개발했는데 이 봇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의 목적은 이런 바이오봇을 이용해서 수술 없이도 암조직을 파괴시키거나 혹은 약물을 표적 장기까지 운반하는 것으로 작고 안전한 바이오 봇이 개발된다면 여러가지 치료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물론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과 목표를 찾는 것, 그리고 안전성 (공격하지 말아야할 정상 장기를 공격하거나, 작은 혈관에 들어가서 막아 버리거나 혹은 면역 반응을 유도해서 여러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 등) 을 확립하는데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따라서 실제 응용 가능성은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기다려봐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꽤 신기한 바이오 봇이라는 점은 의심할 나위가 없어 보이지만 말이죠. 이번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 에 실렸습니다.
실제 움직이는 바이오 봇 영상 참조 : http://phys.org/partners/university-of-illinois-at-urbana-champaign/
참고
Journal Reference:
- Brian J. Williams, Sandeep V. Anand, Jagannathan Rajagopalan, M. Taher A. Saif. A self-propelled biohybrid swimmer at low Reynolds number. Nature Communications, 2014; 5 DOI: 10.1038/ncomms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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