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rendition of one of the billions of rocky exoplanets in our galaxy. Did life once exist on its surface? Credit: NASA/JPL-Caltech )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수천 개의 외계 행성을 찾아냈습니다. 비록 관측 기술의 한계로 인해 주로 발견한 행성은 매우 큰 목성형 행성이 상당수였지만, 지구 같은 행성이 결코 드물지 않다는 증거는 충분합니다. 은하계에 있는 별의 숫자를 생각하면 지구형 행성은 수천 억개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만한 궤도를 도는 것도 제법 됩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과연 이 지구형 행성 가운데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써는 직접 가서 확인하기도 어렵고 관측을 통해 추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여러 이론적인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저널 astrobiology에는 상당수의 외계 생명체가 초기 단계에서 사라졌을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론이 발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가이아 병목 현상(Gaian Bottleneck)이라는 개념을 주장했습니다.
널리 알려져있다시피 초기 태양은 지금보다 최대 30%는 어두웠습니다. 지구의 대기 구성이 지금과 동일했다면 초기 지구는 너무 추워 생명체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당시 지구 대기의 온실효과가 지금보다 훨씬 강해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지구 생명체라도 지나친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떨어뜨리면 행성이 너무 차가워지게 됩니다. 이 경우 음의 피드백 (negative feedback)으로 다시 광합성 수준이 감소하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되고 반대로 많이 따뜻해지면 광합성이 더 많이되는 피드백이 발생해 이산화탄소 농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아마도 이런 기전이 지난 30억년간 태양이 더 뜨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온도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된 비결일 것입니다. 다만 과학자들은 중간 중간 지구 전체가 얼음으로 덮히는 눈덩이 지구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조절 기능도 완벽하지는 않았던 것이죠.
아무튼 이런 피드백 조절이 가능한 상태의 생태계를 구성했다면 박테리아만으로 구성된 생태계라 하더라도 생명체가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른 요인에 의해 너무 적어지거나 많이지는 경우, 그리고 대기가 너무 희박해지는 경우에는 결국 이런 자체 조절 능력이 생기기전에 행성이 금성처럼 뜨거워지는 경우나 화성처럼 추워지는 경우에 직면하게 됩니다.
(We postulate a habitable zone (yellow) that is unstable and lasts only from ~0.5 to ~1 billion years after the planet forms. Then, in the next ~0.5 billion years, surface temperatures drift or run away from habitability. Credit: Chopra & Lineweaver (2016), Author provided )
이 이론에 따르면 상당수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가 발생하지만, 그 중에서 장기간 생명체가 존재해 고등 생물로 진화하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너무 뜨겁거나 차가워진 행성에는 이런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일부 단순한 박테리아 정도만 생존이 가능하거나 아예 생명체 자체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지구형 행성은 흔해도 지구 같은 생태계를 갖춘 행성은 드물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하지만, 이 역시 이론적인 추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여러 가지 이론만 무성한 상황인데, 가이아 병목 현상이라는 개념 자체는 제법 그럴 듯 한 것 같습니다. 지구가 가진 여러 가지 요건은 물론이고 이렇게 기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 생태계 자체가 갖춰지므로써 현재와 같은 복잡한 생태계가 들어섰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생명체는 결코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안에서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외계 생명체만이 아니라 외계 행성의 생태계 자체인 것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