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ypical Holzmaden fossil: Stenopterygius quadriscissus complete with tail fin, dorsal fin and juvenile)
지금으로부터 2억 5천 만년 정도 전인 페름기 말에는 생물종의 99%가 멸종되는 역사상 가장 큰 멸종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를 경계로 해서 고생대와 중생대가 나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당시 생태계는 그야말로 무주 공산이었고 이 빈 생태계에 생존자들이 빠르게 진화하여 그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이런 생존자 가운데는 해양 파충류도 있었습니다.
본래 파충류의 조상은 바다에서 육지로 나온 양서류입니다. 양서류 그룹에서 분리된 초기 양막류는 다양한 집단을 이뤘는데, 훗날 조류와 갈라지는 공룡류의 조상은 물론 파충류, 그리고 포유류의 선조 그룹까지 다양했습니다. 특히 이들 파충류 무리 가운데는 빠르게 바다로 돌아간 것들이 존재했는데 돌고래와 비슷하게 생긴 해양 파충류인 어룡류 (Ichthyosaurs)도 그 중 하나입니다.
중국 베이징 대학의 완루 푸(Wanlu Fu)를 비롯한 고생물학자들은 파충류의 바다 진출이 지질학적으로 놀랄 만큼 빠른 시기에 이뤄졌다고 저널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어룡류를 포함한 최초의 해양 파충류는 2억 4881만년 정도 전에 등장했습니다. 연구팀은 육지 파충류가 해양 파충류가 되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이 350만년 이내로 매우 짧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해양 생태계가 대멸종에서 회복되자마자 파충류가 바다로 뛰어 들었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종종 대멸종은 새로운 동식물이 진화하는 기폭제가 됩니다. 물론 동시에 풍성한 생태계가 복구되는 데 지질학적 관점에서 보면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도 됩니다. 비어 있는 생태계는 생존자들이 다양하게 적응방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환경의 변화는 진화의 원동력이 됩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진행 중인 대멸종 역시 상당한 생물종을 멸종시키겠지만, 동시에 얼마 후에는 새로운 종들이 등장해서 생태계를 새롭게 구성할 것입니다. 다만 인류의 후손이 그 생태계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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