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ndon Underground Mosquito (Culex pipiens molestus) has been found in underground systems around the world. It is believed to have evolved from the common house mosquito through a subterranean population. Credit: Walkabout12 via Wikimedia Commons)
인류의 등장은 대부분의 지구 생명체에게 큰 재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생물종이 인간때문에 멸종되었거나 현재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인간이 의도적으로 만들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인류에 의해 새롭게 진화된 종도 존재합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가 매일 먹는 곡물과 야채, 과일 등입니다. 우리는 GMO 농작물을 꺼려하지만, 사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대부분 (양식되지 않는 어류는 제외) 상당한 유전자 변형을 거친 것으로 본래 야생종과는 너무 달라진 것들입니다.
40종의 주요 작물 가운데 적어도 6종은 이제 새로운 종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우연히 나타나는 돌연변이와 인간에 의한 선택의 조합으로 유전적으로 완전히 다른 신종이 탄생한 것이죠.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가 박멸하려고 아무리 애써도 살아남는 각종 해충과 기생충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LA의 도시환경에서 다양하게 진화된 파리의 사례는 앞서 설명한 바 있는데, ( http://blog.naver.com/jjy0501/220311409540 참조) 기존의 야생종과는 교배가 불가능한 독립적인 모기종이 도시 지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과 퀸즈랜드 대학의 연구자들이 발견한 이 신종 모기는 런던 지하 모기 (London Underground Mosquito (Culex pipiens molestus))라고 명명되었습니다. 다만 인간에게는 불행하게도 런던 지하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지하에서도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도시의 삶이 모기에도 팍팍하긴 하겠지만, 인간이라는 거대한 식량 공급원이 있어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연구팀은 이것이 인간이 생물 다양성을 늘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멸종되는 동식물이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인간으로 인해서 생기는 새로운 종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진화의 증거이지만, 동시에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생기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참고
How humans drive speciation as well as extinc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rspb.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pb.201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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