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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고사우루스가 암수에 따라 생김새가 달랐다?



 사람에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인간에서도 성적 이형성(Sexual dimorphism 같은 종이지만, 암수에서 형태와 크기 등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 나타나기 때문이죠. 어떤 동물은 암수의 생김새가 거의 차이가 없지만 어떤 동물은 아주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 심지어 서로 다른 종으로 분류되었다가 나중에서야 같은 종의 암수란 사실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현재 살아있는 종의 암수를 구별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해부를 해보면 암수 생식기는 분명하게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고대 동물의 암수를 구별하는 일은 매우 난감한 주제입니다. 아주 간혹 알이나 새끼를 배안에 품고 있는 화석이 발견되면 암컷인지는 알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이고 대부분은 화석만 가지고 암수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인간처럼 암수간 해부학적 차이가 아주 잘 알려진 경우에는 유골만으로도 구분이 가능하지만, 여기서 다루는 공룡은 현생종이나 근연종이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이야기)
 공룡 역시 암수를 구별할 단서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 멸종 동물입니다. 일부에서는 뿔공룡으로 알려진 케라톱스류의 뿔이 사실은 수컷에서만 있었다는 주장도 있었고, 그외에 몇 가지 다른 공룡의 성적 이형성에 대한 주장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입증이 쉽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미지의 분야로 남아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이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에반 세이타(Evan Saitta, an M.Sc. student at the University of Bristol, UK )와 마이클 벤톤 교수(Professor Michael Benton, Director of the Masters in Palaeobiology at the University of Bristol )는 1억 5천만년 전 북미 대륙에 살았던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을 분석해 일부 화석이 다른 화석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근거로 이것이 성적 이형성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암수 구분?  Some Stegosaurus had wide plates, some had tall, with the wide plates being up to 45 percent larger overall than the tall plates. According to a new study by University of Bristol, UK student, Evan Saitta, the tall-plated Stegosaurus and the wide-platedStegosaurus were not two distinct species, nor were they individuals of different age: they were actually males and females. This is the first convincing evidence for sexual differences in a species of dinosaur. Credit: Evan Saitta )
 이들은 스테고사우루스의 화석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특히 골판의 모습이 일부에서 45% 정도 더 크고 넓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다른 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암수에 따른 차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같은 종인 것 같은 화석들 사이의 차이는 사실 연령 (늙은 개체와 어린 개체), 실제로는 별개의 종인 경우, 혹은 같은 종이라도 아종인 경우 등 매우 다양한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적 이형성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를 찾아내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연령에 의한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서 화석을 CT 로 스캔하고 현미경으로 표본을 관찰해 이들이 연령의 차이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골격은 사실상 같은 종의 화석인데 골판의 모양이 서로 다른 경우라는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 Evan Saitta, an M.Sc. student at the University of Bristol, UK at Billings Clinic in Montana with a Stegosaurus plate scanned at the hospital. Evan's recent study of the iconic dinosaur, published in PLOS ONE, provides the first convincing evidence for sexual differences in a species of dinosaur. Credit: Billings Clinic, Montana ) 

 이와 같은 주장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과연 사실일지 의문의 여지가 남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공룡을 비롯한 고대 동물의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어느 것도 결정적인 증거를 (물론 출산 하다가 화석화 되거나 새끼를 가진채 화석화되어 증거가 남는 경우는 제외) 제시하진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연구팀은 더 넓고 화려한 골판을 가진 쪽이 수컷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뿔이나 장식은 수컷에서 더 화려하거나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이 골판의 용도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많은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초창기 이론에서는 이 골판이 의심의 여지없는 방어 용도였으나, 이후 연구에서는 골판이 크기에 비해서 강도는 별로 강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방어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이죠. 이후 등장한 이론들은 과시용, 짝짓기용, 체온 조절용 등 매우 다양한 가설을 제시했으나 사실 정확한 용도는 아직도 분명치 않습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참고

Saitta ET (2015) Evidence for Sexual Dimorphism in the Plated Dinosaur Stegosaurus mjosi (Ornithischia, Stegosauria) from the Morrison Formation (Upper Jurassic) of Western USA. PLoS ONE 10(4): e0123503. DOI: 10.1371/journal.pone.0123503

  http://phys.org/news/2015-04-stegosaurus-plates-differed-male-female.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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