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게임에서는 태블릿 PC를 이용해서 항공 지원을 유도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적의 위치를 공중에서 보고 원하는 타격 위치를 지정하면 미사일 공격이 바로 이뤄지는 것이죠.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하다면 아군에게는 매우 든든한 일이겠지만, 사실 기술적으로는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근접 항공 지원(CAS : Close Air Support)은 적과 대치한 지상군이 바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엉뚱한 곳을 공격하거나 혹은 공격 시점이 너무 늦어서 이미 적이 위치를 이탈하거나, 또는 가장 최악의 경우에는 아군을 오인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우 긴밀한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쉬운 일은 아니죠.
DARPA (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 미국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는 근접 항공 지원의 혁명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태블릿 PC를 이용해서 근접 항공 지원을 요청하면 불과 수분 안에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이죠. 조작하는 병사는 작은 태블릿 PC로 지도를 보며 적의 위치를 지정해 주면 됩니다. DARPA의 PCAS(Persistent Close Air Support) 프로그램에서는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태블릿을 이용해서 목표를 지정하는 병사. The Marines’ PCAS tablet capability revolves around the KILSWITCH application developed by program partner NAWC-WD. At well under a pound, a KILSWITCH tablet provides Marines with actionable data and enhanced situational awareness over an extended area even when their view is otherwise obstructed. In the screenshot here, dismounted Marine infantry elements, along with a JTAC and a sensor-equipped overhead Marine CAS aircraft (the red cursor indicates where the sensor is pointing) use this system to collaborate on a complex engagement. Credit : DARPA )
PCAS는 지상과 공중 두 가지 부분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우선 목표를 지정하는 데 사용되는 태블릿인 킬스위치 KILSWITCH(Kinetic Integrated Low-cost SoftWare Integrated Tactical Combat Handheld)입니다. 이 태블릿에는 주변 지도와 함께 자신의 위치가 표시됩니다. 안드로이드 OS로 구동되는 일반적인 태블릿에 몇 가지 보안 장치와 앱을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킬스위치로 자신의 위치와 주변 지형, 그리고 목표를 지정하면 항공기에 있는 미사일이 자동으로 표적을 공격하게 됩니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면서 유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과정은 수분 이내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첫 번재 풀 스케일 테스트는 2015년 3월 27일 진행되었습니다. MV-22 오스프리에 PCAS-Air module과 그리핀 미사일이 탑재되었고 태블릿으로 목표를 지정한 후 4분만에 정확히 목표에 도달했습니다. 레이저로 유도되는 이 미사일에는 폭발 탄두가 탑재되지 않았는데, 덕분에 정확히 어느 위치에 도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동영상)
(첫 테스트 사진. The PCAS system includes two main components, PCAS-Air and PCAS-Ground, which connect aircraft with troops on the ground for shared situational awareness, communications, fire coordination, mapping and synchronized views of the battlefield. Shown clockwise from upper left: 1) Marine uses PCAS-Ground tablet to call for a strike and pinpoint coordinates; 2) modified MV-22 aircraft is dispatched; 3) aircraft crew calls up data on PCAS-Air tablet; 4) target is engaged. In this test, the entire process from initiation to impact took just over four minutes. Credit : DARPA )
이날 테스트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지만, 미 지상군이 앞으로 전장에서 실제 태블릿으로 공습을 진행하기까지는 좀 더 개발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와 같은 신속한 정밀 공중 지원이 가능하다면 지상전에서 매우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밀 유도 포탄을 이용해서 불과 수백미터 밖에 있는 적과의 교전시에도 신속한 화력 지원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과연 게임에서 있었던 일이 현실이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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