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셰일 가스 재취를 위한 프랙킹(수압 균열법 혹은 수압 파쇄법. Hydraulic fracturing, 줄여서 영어로는 fracking)이 라돈 가스 농도 증가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 http://jjy0501.blogspot.kr/2015/04/Hydraulic-fracturing-and-Radon.html 참조) 사실 이것보다 더 큰 이슈가 되는 것이 프랙킹과 지진과의 연관성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셰일 가스 채취를 시작한 이후 전에 없던 소규모 지진이 반복적으로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로 인해 셰일 가스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 대학(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SMU)의 연구자들은 텍사스주 에이즐(Azle, Texas)에서 2013년 말부터 2014년 봄까지 발생한 일련의 지진이 실제로 프랙킹과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저널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이전 포스트에서 설명했듯이 프랙킹 혹은 수압 균열법은 고압의 물과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셰일층에 균열을 만들고 여기에 갖혀 있던 가스와 원유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그 원리상 지하수 오염 등의 환경 문제가 이슈로 떠오를 수 밖에 없는데, 지진은 사실 뜻밖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의외의 결과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과거 지열발전을 할 때도 비슷한 이슈가 있었기 때문이죠.
SMU의 지질학자인 매튜 혼바흐 교수(Matthew Hornbach, SMU associate professor of geophysics)와 동료 과학자들은 매우 정밀한 3D 모델링을 통해서 프랙킹이 이 지역 지하수의 수압 및 단층(fault)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에이즐 인근 지역을 가로지르는 단층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수압을 가해서 균열을 만든 후 가스와 원유를 채취하면 지하의 압력에는 엄청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연구팀의 추정에 의하면 이는 최근 텍사스 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차이보다 1만 배나 더 크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지표 아래의 압력 변화는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데, 역시 SMU의 지질학자인 헤서 데숀 (Heather DeShon, SMU associate professor of geophysics)은 다른 모든 자연적인 요인을 배제할 때 역시 프랙킹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지역의 지층, 단층 및 프랙킹의 영향이 어떻게 지진을 발생시키는 지 설명하는 모식도. Several natural and man-made factors can influence the subsurface stress regime resulting in earthquakes. Natural ones include intraplate stress changes related to plate tectonics and natural water table or lake level variations caused by changing weather patterns or water drainage patterns over time, or advance or retreat of glaciers. Man-made include human-generated changes to the water table, including dam construction, and industrial activities involving the injection or removal of fluids from the subsurface. Credit: (Nature Communications/SMU) )
SMU의 지질학자들은 2008년부터 7년간 발생한 텍사스 북부의 단층 활성화와 지진에 대해서 연구 중에 있습니다. 이곳에는 바넷 셰일층(Barnett Shale)이 있습니다. 2008년 DFW 국제 공항(DFW International Airport) 인근에서 일련의 지질 활동이 있은 후, 이 셰일층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를 입힐 만큼 큰 대형 지진은 아니지만, 이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바넷 셰일층에서 추출한 셰일 가스의 양은 2000년 이후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2000년 하루 2억 1600만 입방 피트였던 추출량은 2008년 하루 44억 입방 피트, 그리고 2012년 피크에 이르렀을 대는 57.4억 입방 피트에 달했습니다. 이와 같은 가스 추출은 지층 내부에 무수한 균열과 압력 변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연구들이 최근 쏟아지고 있지만, 프랙킹이라고 알려진 셰일 가스 추출이 지층과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는 아직 부족합니다. 현재 상태에서 사실상 셰일 가스 및 오일 추출을 중단할 가능성은 0%에 가깝고 (이것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미칠 것입니다) 잘 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중단할 근거도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번 연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프랙킹과 지진 발생이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정도로는 부족하고, 어떻게 하면 지진 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혹시 대형 지진의 가능성도 있는 것인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습니다. 물론 진짜로 프랙킹이 지진 발생의 원인인지 검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겠죠.
참고
Journal Reference:
- Matthew J. Hornbach, Heather R. DeShon, William L. Ellsworth, Brian W. Stump, Chris Hayward, Cliff Frohlich, Harrison R. Oldham, Jon E. Olson, M. Beatrice Magnani, Casey Brokaw, James H. Luetgert. Causal factors for seismicity near Azle, Texas. Nature Communications, 2015; 6: 6728 DOI: 10.1038/ncomms7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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