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연합이 행성 방위(planetary defense)를 위해서 연합했다면 만우절 뉴스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유럽 연합의 유럽 우주국(ESA)와 미국의 나사(NASA)는 지구에 충돌시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발견시 그 궤도를 변경시키기 위한 연구에 이미 착수했으며, 구체적인 테스트 목표까지 선정했습니다. 이들이 목포로 하는 소행성은 디디모스 65803 Didymos 입니다.
(소행성 충돌 임무의 컨셉을 표현한 이미지. ESA’s Asteroid Impact Mission will provide before-and-after data on the ‘Didymoon’ asteroid, set to be struck by NASA’s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 probe in late 2022. A plume is expected to be triggered by the highly energetic collision. Credit: ESA–Science Office )
나사와 유럽 우주국이 구상하는 것은 소규모 충돌을 이용해서 궤도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마치 이는 당구 공을 다른 당구공에 충돌시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소행성을 파괴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궤도를 살짝만 수정해도 지구를 비켜가게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실제 사용하기에 앞서 테스트를 해볼 천체가 필요합니다.
소행성 디디모스는 아폴로 소행성군에 속하는 지름 800m 급 소행성으로 테스트 예정 시점인 2022년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위치까지 근접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소행성이 목표가 아니라 이 소행성 주변을 공전하는 170m 지름의 위성이 진짜 목표입니다. 이 위성은 디디문(Didymoon)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과학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소규모 충돌 테스트에 더 적합한 천체입니다.
디디모스와 디디문의 탐사 작업은 우선 ESA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 임무는 두 가지 파트가 있는데, 그 중 우선 먼저 발사되어 소행성의 지형과 구성, 그리고 정확한 충돌 지점을 선정하는 임무는 유럽 우주국이 발사하는 AIM(Asteroid Impact Mission)이 담당합니다. AIM는 2019-2020년 발사 예정으로 디디모스와 그 위성의 정밀 관측을 시도합니다.
이후 나사는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를 2021년 발사하게 되는데, 이것이 실제로 위성에 충돌하여 그 궤도를 변경시키는 임무를 담당합니다. DART는 탄환보다 9배나 빠른 속도인 초속 6km로 디디문에 충돌해서 그 궤도를 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이 두 계획은 AIDA(Asteroid Impact & Deflection Assessment mission)라고 명명된 행성 방위 계획의 일부입니다. 사실 고속으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키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정확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나사는 이미 딥 임팩트 미션에서 우주선을 템펠 1에 충돌시켰지만, 궤도를 변경시키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ESA’s Asteroid Impact Mission will use high-capacity laser communications to send its scientific data back to ESA’s Optical Ground Station in Tenerife, demonstrating the potential of optical communications for deep-space missions. Credit: ESA–Science Office)
(Launched in October 2020, AIM will travel to a binary asteroid system – the paired Didymos asteroids, which will come a comparatively close 11 million km to Earth in 2022. The 800 m-diameter main body is orbited by a 170 m moon, informally called ‘Didymoon’. This smaller body is AIM’s focus: the spacecraft will perform high-resolution visual, thermal and radar mapping of the moon to build detailed maps of its surface and interior structure, as well as putting down a lander and deploying CubeSats. Then in late 2022 Didymoon will be hit by NASA’s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 AIM will then survey the changes to the asteroid and its orbit from the impact. The two missions together are known as the Asteroid Impact & Deflection Assessment (AIDA) mission. Credit: ESA–Science Office)
(동영상)
이 임무가 성공한다면 인류는 지구로 돌진하는 위험한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놀라운 일도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소행성을 원하는 궤도로 끌고 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를 위해서는 이전에 설명한 중력 견인 같은 추가적인 방법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2020년 대에는 이전에 설명한 ARM ( http://jjy0501.blogspot.kr/2015/03/NASA-confirm-Asteroid-Redirection-Mission.html 참조)과 더불어 AIDA가 진행되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실험이 진행될 것입니다. 한동안 주춤했었던 인류의 우주 진출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게 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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