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공룡에 대한 인식은 정말 혁명적으로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깃털 공룡이나 날개 있는 공룡에 대한 증거들이 하나씩 등장하면서 이제 공룡은 도마뱀 같은 모양이 아니라 조류와 비슷한 모습으로 복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놀랄만한 공룡은 남아 있습니다.
최근 중국 베이징 인근에서 1억 6000만년전의 작은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두개골의 길이는 4cm에 지나지않고 추정 몸무게도 380g 에 불과한 초미니 공룡입니다. 하지만 이 공룡이 알려주는 사실은 매우 큽니다. 왜냐하면 이 공룡이 뭔가 비행을 위한 시도를 하는 중이라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입니다.
만다린어로 이상한 날개라는 뜻의 이퀴(Yi qi)라는 이름을 가진 이 신종 공룡은 몸에 깃털과 더불어 막으로 된 긴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크기인 만큼 이 정도 날개라면 이 공룡이 하늘을 날지 못했을 이유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최소한 활강해서 먼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은 충분했을 것입니다.
(신종 공룡의 복원도. Artist’s impression of the new dinosaur Yi qi. Credit: Dinostar Co. Ltd )
이 공룡이 괴상한 이유는 깃털 공룡 이면서 박쥐 같이 얇은 막으로된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발굴한 연구자들은 이 공룡이 날기 위해 이런 막을 진화시키지 않았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확실히 깃털의 진화는 보온 같은 다른 요인도 있었겠지만, 얇은 막으로 덮힌 날개의 용도는 사실 하나밖에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까지 비행능력을 진화시킨 척추동물은 얇은 막으로 된 날개를 지닌 박쥐와 익룡, 그리고 깃털을 지닌 조류가 있습니다. 조류와 공룡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고 이들은 막으로 된 날개 대신 깃털을 비행에 적합하도록 진화시켰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였습니다. 하지만 이 신종 공룡은 수각류 공룡의 일종이면서 막으로된 날개를 진화시켰습니다.
이를 발굴한 고생물학자들은 이것이 비행을 위한 다양한 진화적 실험의 과정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쥐라기에 많은 공룡들이 하늘을 날기 위한 진화적인 실험을 진행했을 것입니다. 조류로 진화한 그룹은 그 중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후손을 남기는데 성공했지만, 막으로 된 날개를 진화시킨 이 공룡의 후손들은 결국 사라진 것 같습니다.
한 가지더 궁금한 부분은 과연 이 공룡이 날개짓을 해서 효과적으로 하늘을 날 수 있었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룡의 비행 능력을 완벽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필요한 뒷다리, 꼬리 등의 부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발견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발견 당시 모습. 출처 : 네이처 비디오)
(동영상)
이를 발굴한 고생물학자들은 아직 이 공룡의 비행 능력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지만, 아마도 이런 조합이 아주 효과적이진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겠죠. 반면 조류가 진화시킨 깃털은 보온과 비행 모두에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현재도 그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연구와 완전한 골격이 발견되어야 하겠지만, 현재의 비둘기만한 공룡이 이렇게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날아다녔다는 것은 쥐라기가 단순히 거대한 공룡들의 세상만은 아니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현재와 마찬가지로 쥐라기의 지구 역시 생물 다양성이 넘치는 환경이었을 것입니다. 공룡 역시 다양한 진화적 실험을 시도했을 것입니다. 거대한 초식 공룡과 이를 잡아먹는 대형 육식 공룡은 그 가운데 아주 작은 에피소드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참고
A bizarre Jurassic maniraptoran theropod with preserved evidence of membranous wings,nature.com/articles/doi:10.1038/nature14423
http://phys.org/news/2015-04-weird-winged-dino-science-world-aflutter.html#jCp
http://phys.org/news/2015-04-weird-winged-dino-science-world-aflutter.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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