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대의 공룡에 가려서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 선사시대 동물이지만, 신생대에는 거대한 조류의 일종인 Phorusrhacid과의 새들이 존재했습니다. 이 새들은 지금의 타조보다 더 거대해서 가장 큰 것은 키가 3m를 넘었습니다. 거대한 몸집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거대한 부리로 현재의 타조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큰 고대 동물을 연구하는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일단 몸집이 큰 동물들은 개체수가 적어서 화석화의 가능성이 낮은데다, 모든 골격 화석이 완전하게 발견되기 보다는 몸의 일부만 발견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우리들이 박물관에서 보는 복원 골격은 사실 없는 부분을 추정해서 만든 것들도 제법 많습니다.
물론 고생물학자들이 원하는 것은 아주 완벽한 골격 화석입니다. 이것이 모든 종에서 다 가능하지 않다면 그 그룹에서 대표가 될 수 있는 수준으로 완벽하게 발견되기라도 해야 복원이 수월해지겠죠. 테러 버드(Terror Birds)라고 불리는 이 거대 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골격의 90% 이상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 보존된 테러 버드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테러 버드의 복원도. Cover Image of the JVP April 2015 issue: Llallawavis-firmado Credit: Artwork provided by H. Santiago Druetta )
신종 테러 버드의 명칭은 라라와비스 스카글리아이 Llallawavis scagliai 으로 대략 4피트 정도 키(약 1.2m)를 지닌 상대적으로 작음 크기의 테러 버드입니다. 하지만 두개골을 포함해서 목소리를 내고 듣는데 필요한 주변 부위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이 새가 어떻게 소리를 냈는지까지, 청력은 어느 수준인지 복원이 가능할 정도라고 합니다.
이를 저널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발표한 페데리코 '디노' 데그랑지(Dr. Federico "Dino" Degrange) 박사는 이 화석을 근거로 테러 버드의 청력 자체는 현재의 새보다 낮았다고 추정했습니다. 또 라라와비스의 목소리는 좁고 낮은 대역폭의 주파수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즉, 요즘 새처럼 지저귀는 소리는 아니었을 것 같다고 합니다.
이 신종이 발견된 장소는 현재의 아르헨티나이며 살았던 시기는 350만년전입니다. 연구팀은 라라와비스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당시 테러 버드들이 당초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라라와비스의 두개골. A skull of Llallawavis scagliai. Credit: F. Degrange )
(라라와비스의 발견된 골격을 발견 장소에 놓은 모습. A skeleton of Llallawavis scagliai on display at the Museo Municipal de Ciencias Naturales Lorenzo Scaglia, Mar del Plata. Credit: M. Taglioretti and F. Scaglia. )
수백만년 전 테러 버드의 전성기에는 거대한 부리를 지닌 새가 포유류의 조상들을 잡아먹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어느 순간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들이왜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는 아직도 발굴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번 발견을 통해서 테러 버드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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