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큐리오시티 로버가 화성 착륙 3주년을 앞두고 주행거리 10km를 돌파했습니다. 현재 큐리오시티 로버는 이전에 소개드린 것 처럼 샤프산을 등반하면서 게일 크레이터 내부에 호수가 존재했던 고대 화성의 비밀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5/04/Curiosity-Rover-on-Mars.html 참조)
사실 이동 속도로 본다면 큐리오시티 로버는 전 세대 로버들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보다 별로 빠르지 않습니다. 속도보다 장비를 많이 탑재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죠. 최고 속도는 시간 당 90m 수준에 불과한데, 실제로는 이 속도보다도 매우 느리게 움직입니다. 사방에 험준한 지형이 있는 화성에서 수리도 불가능한 로버를 신나게 달리게 할 순 없는 일이죠.
또, 주로 주변 암석과 환경을 정밀 탐사하는 게 목적이라 빨리 움직일 필요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10km 이동하는데 거의 3년이 걸린 것입니다. 오퍼튜니티가 11년만에 40km 넘게 달린 것과 비교하면 결코 이동 속도가 더 빠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 green star marks the location of NASA's Curiosity Mars rover after a drive on the mission's 957th Martian day, or sol, (April 16, 2015). The map covers an area about 1.25 miles (2 kilometers) wide. Image Credit: NASA/JPL-Caltech/Univ. of Arizona)
큐리오시티가 화성에서 10km 지점을 달린 것은 지난 2015년 4월 16일로 화성일로는 957일째였습니다. 이곳은 큐리오시티가 독특한 암석들을 관측했던 Pahrump Hills 에서 조금 떨어진 계곡 같은 지형으로 현재 목적지는 200m 떨어진 Logan Pass 라는 지역입니다. 여기에 또 다른 과학적 탐사 목표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나사의 과학자들은 큐리오시티를 이 지점으로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10km 지점에서 큐리오시티 로버가 찍은 사진. 거친 지형 가운데 부드러운 땅을 따라서 이동 중.NASA's Curiosity Mars rover used its Navigation Camera (Navcam) to capture this scene toward the west just after completing a drive that took the mission's total driving distance on Mars past 10 kilometers (6.214 miles). Image Credit: NASA/JPL-Caltech)
사실 큐리오시티도 화성의 거진 지형에서 3년을 보내면서 여기저기 손상이 오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특히 바퀴 하나가 깨져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2013년 11월에 온전한 바퀴 사진(위) 와 2014년 2월 18일 촬영된 바퀴의 손상(아래). Credit :
나사의 엔지니어들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차 중에 하나를 몰고 있기 때문에 (사실 웬만한 슈퍼카보다 1000배 이상 더 비싼 차죠) 작은 흠집이라도 생길까 노심 초사 하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선배 오퍼튜니티가 그랬듯이 아직은 더 팔팔하게 움직여줘야 하기 때문이죠. 원자력 전지가 적어도 14년은 동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만 하면 10년간 살아남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 멀리 화성에서 외롭게 임무를 수행하는 두 대의 로버의 후계자가 화성에 도달하는 것은 대략 2020년 쯤입니다. 아마도 그 때까지 무사히 작동할 것이라고 믿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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