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여년간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이 상승했다는 명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참입니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이 추세는 반전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다시 새로운 최고 온도 기록이 세워졌죠. 일반 대중과는 달리 과학계에서는 온도 상승의 주 원인이 인간이 배출한 온실 가스 때문이라는 과학적 합의가 높은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앞으로 얼마나 온도가 더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엊갈리고 있습니다.
듀크 대학의 패트릭 브라운(Patrick T. Brown, a doctoral student in climatology at Duke University's Nicholas School of the Environment)과 그의 동료들은 아마도 앞으로 온도 상승 수준이 IPCC가 예상한 가장 최악의 결과보다는 중간 값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를 저널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사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소행성이나 행성의 궤도를 예측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에 속하겠지만, 아주 복잡하기 짝이 없는 기상 현상을 예측하는 것은 바로 다음날이라도 쉬운 건 아닙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최첨단의 슈퍼컴퓨터와 기상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적어도 점성술보다는 높은 확률로 미래의 날씨를 예보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기온 예측도 마찬가지로 예상이 가능한데, 바로 다음 날 날씨가 아니라 수십 년에서 백년 이상 먼 미래를 예측 하는 만큼 맞게 예측했는지 알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이유는 결국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때까지 어느게 맞는지 기다려보는 것은 대답이 될 수 없는 법이죠.
듀크 대학 기상학과의 웬홍 리 교수 (Wenhong Li, assistant professor of climate at Duke)와 패트릭 브라운은 지난 1000년간의 온도변화를 기반으로 미래 기온 변화가 자연적인 변동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움직일지를 예측하는 통계적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지구 기온이 온실 가스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면, 예측은 대단히 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온실 가스는 지구 기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매년 기온은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런 자연적인 변동과 온실 가스 증가에 의한 상승 추세를 같이 추정해서 변동 모델을 만드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자연의 변동성과 인위적인 온실가스 증가에 의한 온도 상승을 합친 모델을 만들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구 표면 기온 변화 1880 년에서 2013 년 사이 변화. 붉은색이 강할 수록 온도가 높아진 것. Global mean land-ocean temperature change from 1880–2013, relative to the 1951–1980 mean. The black line is the annual mean and the red line is the 5-year running mean. The green bars show uncertainty estimates. Source: NASA GISS.)
듀크 대학의 모델은 지난 1975년에서 2000년까지 비교적 온도 상승이 빨랐던 기간과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온도 상승이 비교적 느렸던 시기 같은 변동성을 잘 예측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예측에 의하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시나리오는 중간 정도 온도 상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부분은 통계적 모델에 의하면, 중간에 온도 상승이 정체되는 현상은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브라운에 의하면 11년이나 그 이상 온도 상승이 정체되는 것은 중간 정도 온도 상승 시나리오에서 70%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1993년에서 2050년 사이) 즉, 듀크 대학의 모델은 자연적 변동을 고려할 때 온도 상승이 있더라도 11년 정도 상승 정체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실제 우리가 관측한 현상과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언급했습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 결과는 사실 좋은 의미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국제 사회가 목표로하는 섭씨 2도 이내 상승이 사실상 달성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 예측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예상보다 훨씬 큰 경우죠. 아직은 바로잡기 위한 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Patrick T. Brown, Wenhong Li, Eugene C. Cordero and Steven A. Mauget. Comparing the Model-Simulated Global Warming Signal to Observations Using Empirical Estimates of Unforced Noise. Scientific Reports, April 21, 2015 DOI: 10.1038/srep0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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