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과 미국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DARPA)는 하늘에 이어 바다에 드론을 띄워서 적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임무를 맏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몇 개의 프로젝트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 중인데 이전에 소개드린 것과 같이 드론쉽이라고 불리는 ASW Continuous Trail Unmanned Vessel (ACTUV) 가 중요한 테스트를 통과해 이제 실물 크기의 프로토타입이 바다에서 테스트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나와서 소개드려봅니다.
(드론쉽의 개념도. 출처 : DARPA)
ACTUV는 이름 처럼 대잠전 (ASW : Anti Submarine Warfare)에 특화된 무인 선박입니다. 바다위에서는 미해군과 공군에 맞수가 될 만한 해상 전력이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비대칭 전략으로써 잠수함의 존재는 여전히 미국과 그 우방들에게 큰 위협입니다. 잠수함을 이용해서 상선을 공격하는 행위는 2차 대전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정도는 아니라도 상대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대잠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잠수함을 찾는 것입니다. 일단 적을 봐야 공격을 할테니 이 명제는 모든 종류의 전장에서 동일하긴 하지만, 특히 잠수함의 장점은 물속에 숨을 수 있다는 은밀함에 있기 때문에 적 잠수함 탐지는 대잠전에서 가장 핵심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넓은 바다를 다 수색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대잠 전력은 어느 나라도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지구의 모든 바다를 다 감시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죠. 따라서 보통 적의 잠수함이 있을 만한 장소를 수색하고 이를 추적, 혹은 파괴하는 식으로 대잠전은 전개됩니다. 그런데 평시에 적 잠수함을 격침시킬 수는 없는 일이고 이를 추적하는 임무가 주가 됩니다.
이 임무에 구축함을 한척씩 투입하면 아군 해상 전력의 공백은 불을 보듯 뻔하죠. 구축함은 대잠전 이외에도 매우 여러가지 임무를 담당해야 합니다. 만약 이 지루한 임무를 무인 선박에 넘길 수 있다면, 구축함을 포함한 해상 전력은 훨씬 효율적으로 배치될 수 있습니다. ACTUV는 바로 이런 임무를 위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무장을 장착한 형태의 드론쉽도 나오겠지만 ACTUV는 장시간에 걸쳐 적의 잠수함을 수색하고 추적하는 임무에 사람대신 투입되어 아군 해상 전력이 더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 임무입니다.
이를 위해서 DARPA는 2014년 2월 레이도스(Leidos)라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 실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회사가 만든 프로토타입은 현재까지 그래픽 이외에는 한번도 실물이 공개된 바가 없는데, 아무튼 삼동선(Trimaran) 형태의 배로 완성되면 대략 40m 정도의 크기를 지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컨셉 동영상)
일단 이 회사에서 만든 첫 축소모델은 작은 선체에 자동 항행 시스템과 각종 센서를 지녀 다른 배, 암초, 기타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델의 테스트는 2014년 미시시피 주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는데, 특히 다른 배와 충돌하지 않고 스스로 항로를 변경해 회피하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comply with International Regulations for Preventing Collisions at Sea (COLREGS) 라고 명명된 이 기술과 여러 가지 센서들은 드론쉽이 바다위를 떠다니는 흉기가 되지 않도록 배를 안전하게 이동시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물밑의 잠수함만 추적하다가 다른 상선과 충돌할 경우 미국과 미해군 당국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물론 무인기나 무인 차량에서도 그렇듯이 충돌 회피 능력은 무인화 시스템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월 26일, 레이도스사는 13m 길이의 축소 모델이 성공적으로 장애물과 다른 배를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6주간의 테스트에서 65km 를 성공적으로 항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사진이나 동영상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2014년에 있었던 일련의 테스트 결과 드론쉽의 첫 풀 스케일 프로토타입이 바다에서 테스트할 수 있을 만큼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첫 풀 스케일 프로토타입은 씨 헌터(Sea Hunter)라고 명명되었으며, 콜롬비아 강에서부터 시작해서 바다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 테스트는 2015년 이내로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무인 선박의 등장은 해전의 양상을 크게 바꿔놓을 새로운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인화된 로봇 선박과 잠수함이 승조원 없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대형 유인 군함의 임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값싼 디젤 잠수함을 이보다 훨씬 비싼 구축함이나 핵잠수함으로 추적하는 대신 저렴하고 피로를 느끼지 않는 드론쉽으로 수색/추적하게 한다면 구축함이나 핵잠수함은 다른 임무에 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드는 생각은 고성능의 위험 감지 시스템과 회피 방지 시스템이 개발된다면 반드시 무인 선박에서만 사용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형 여객선과 화물선에도 같이 탑재되어 더 안전한 항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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