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와 미국립 과학재단 (NSF)의 지원을 받은 과학자 그룹이 남극 빙상의 깊은 얼음을 뚫고 그 아래 있는 바다를 탐사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이스핀(Icefin)이라고 명명된 이 로봇은 남극의 로스 빙상(Ross Ice Shelf) 및 500m 아래의 바다의 영상을 찍어 과학자들에게 전송했습니다.
(아이스핀과 조지아 공대의 과학자인 맷 메이스터, 믹 웨스트 Matt Meister, a research assistant at GTRI, and Mick West, moments before deploying Icefin. Credit: Jacob Buffo. )
(동영상. 중간에 나오는 물건은 버려진 어업 도구들이 해류에 쓸려온 듯. )
(해저로 투하되는 아이스핀)
연구 책임자인 조지아 공대의 브리트니 슈미트 교수(Britney Schmidt, an assistant professor in the School of Earth and Atmospheric Sciences at the Georgia Tech)와 엔지니어인 믹 웨스트(Mick West) 등의 연구팀은 최대 수심 1500m까지 잠수가 가능하면서 3km의 탐사 범위를 가지는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이 로봇은 12인치(약 30cm) 정도 되는 구멍을 통해서 투하가 가능합니다.
연구팀은 아이스핀을 남극 로스 빙상에 투입했습니다. 20m 두께의 얼음을 뚫고 들어간 로봇은 500m 밑의 해저에 도달해서 남극 바다 심해 생태계를 촬영한 후 무사히 회수되었습니다. 이 심해 생태계는 결코 햇빛이 닿을 수 없는 극도로 춥고 어두운 공간입니다. 다른 바다와는 달리 얼음으로 덮혀 있기 때문에 표층에서 사는 풍부한 플랑크톤의 사체같은 지속적인 식량 공급원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영상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생명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은 주로 단순한 생명체들이긴 하지만 더 오랜 시간 탐사를 한다면 예상치 못한 독특한 생명체와 마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역시 흥미로운 부분은 얼음으로 덮힌 깊은 바다라는 설정이 유로파 같은 목성의 거대 얼음위성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나사는 미래 아이스핀과 비슷한 형태의 탐사로봇을 얼음 깊숙한 곳에 위치한 외계 바다에 투하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저 멀리 목성 궤도라는 것을 제외하고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얼음의 두께가 20m 정도가 아니라 50km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뚫고 지나간다는 것은 지구에서라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큰 과제이지만, 유로파 이전에 지구에서도 탐사할 장소는 많습니다. 2014년 12월 남극 바다를 탐사한 아이스핀은 2016년 초에 다시 북극으로 옮겨져 북극해의 차가운 바다 밑을 탐사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슈미트 교수는 언젠가 이런 기술이 유로파 같은 얼음 위성들을 탐사하는데 사용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언젠가 미래에 외계 바다를 들여다보게 될 날도 오겠죠. 가능하다면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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