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이 풀어야할 중요한 질문중에 하나는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지구는 물론 우주에서도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과거 연구를 통해서 생명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기초 물질들은 반드시 행성이 아니라 성간 구름과 가스에서도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즉, 생명 자체는 우주에 흔한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생명 현상이 필요한 기본 물질은 우주에 매우 흔하다는 것이죠.
도쿄 대학의 아나 로페즈 세풀크레(Ana Lopez Sepulcre, lead author of the study and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Tokyo)와 다국적 과학자팀은 30m 지름의 전파 망원경인 IRAM(Institut de Radioastronomie Millimetrique) 및 다수의 연구 기관의 도움을 받아 생명 현상의 기원이 될 수 있는 물질을 찾아 나섰습니다.
전파 망원경으로 생명의 기원을 연구한다는 것은 다소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충분히 근거가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주에는 물은 물론이고 다양한 형태의 유기물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에 존재하는 유기물은 전파 망원경 관측을 통해서 그 존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각 분자가 내놓는 파장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현재 별이 탄생하고 있는 성운들입니다. 우주 어디에나 유기물은 존재할 수 있지만, 특히 새로운 태양이 생성되는 장소에서 발견되는 유기물은 큰 의의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하나가 아닌 5개의 신생별 탄생장소(연구팀은 protosun 이라고 표현)에서 포름아미드 Formamide (NH2CHO)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NGC 1333 성운에서 발견된 포름아미드. Nebulosa NGC1333, one of the stellar formation regions where formamide has been detected.
Credit: NASA-Spitzer )
포름아미드 자체는 사실 생명현상의 기본 물질보다는 시약으로 더 친숙한 물질이지만, 더 복잡한 유기물이 탄생할 수 있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행성이나 별이 채 탄생도 하기 전에 산소, 수소, 탄소, 질소로 이뤄진 분자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죠. 전파 망원경으로 식별이 가능할 만큼 양이 존재한다면 이보다 더 적은 빈도로 존재할 수 있는 분자 가운데는 더 복잡한 분자가 이미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소개한 것 처럼 최근 다른 과학자 그룹들이 젊은 별 주변에서 시안화메틸 ( http://jjy0501.blogspot.kr/2015/04/Complex-Organic-molecules-around-young-star.html 참조)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생명 현상의 기초가 되는 유기 물질이 아주 쉽게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 자체가 바로 생명 현상이 어느 별에서든 쉽게 생길 수 있다는 내용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태양계 역시 생성 초기에 이런 물질이 풍부했으리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겠죠. 결국 우주를 연구하므로써 우리 태양계 역시 초기를 재구성할 수 있는 셈입니다.
연구는 계속될 것이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의문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채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무생물에서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이 우주에 생명체가 얼마나 흔한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답을 알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A. Lopez-Sepulcre, Ali A. Jaber, E. Mendoza, B. Lefloch, C. Ceccarelli, C. Vastel, R. Bachiller, J. Cernicharo, C. Codella, C. Kahane, M. Kama, M. Tafalla.Shedding light on the formation of the pre-biotic molecule formamide with ASAI.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15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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