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로 에어로스페이는 2015년, Bigelow Expandable Activity Module (BEAM)의 테스트를 시작으로 그 다음 사업 일정을 빠르게 잡고 있습니다. BEAM은 팽창식이긴 하지만 사실 크기는 별로 크지 않습니다. 16㎥에 불과한 내부 면적은 우주에 원룸 하나 임대하기에도 벅찬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글로가 생각하는 첫 상업용 우주 팽창식 모듈은 BA330입니다.
(BA330의 컨셉. 출처: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 )
BA330은 이전에 알려진 것 보다 더 늦게 우주로 발사될 예정인데, 여러 제반 여건을 감안하면 당장에 우주로 발사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 현재 상태에서 지상에서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이 2017년 정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20톤 정도 되는 BA 330은 이름처럼 330㎥ 정도 되는 내부 공간을 제공합니다. 지름은 6.7m, 길이는 13.7m 정도입니다. 이는 현재 ISS에 있는 데스티니 모듈이 15톤 정도 무게에 106㎥ 정도의 내부 공간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서 상당한 공간적인 이득이 있습니다. 사실 그것이 팽창식 모듈의 개발 이유죠.
하지만 결국 풍선인데 우주 공간에서 과연 안전할까요? BA330은 완전히 펼쳐진 상태에서 46cm 정도의 벽을 가지게 되는데 여기에는 24겹에서 36겹의 방어막이 존재합니다. 우주 쓰레기나 운석과의 충돌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BA330은 이와 같은 충돌에서 견딜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미세 중력 상태에서의 화장실을 포함 여러가지 생명 유지 장치와 편의 시설이 존재하며 최대 6명의 우주인이 탑승해서 생활할 수 있습니다. 물론 BA330은 사실상 나사가 개발했던 트랜스하브(TransHab)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사의 트랜스하브의 개념도. 출처: 나사 )
하지만 우주에서 호텔 영업을 하려면 단지 한개의 BA330 모듈만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전부터 비글로의 구상은 여러 개의 팽창식 모듈로 이뤄진 우주 호텔을 건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비글로 상업 우주 정거장(Bigelow Next-Generation Commercial Space Station )이라고 알려진 계획입니다.
구상 초기 이 계획은 CSS Skywalker (Commercial Space Station Skywalker) 라고 명명되었는데, 2005년 구상 당시에는 2010년 발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상당히 무리한 일정이었습니다. 우주 정거장 알파(Space Complex Alpha)는 그 이후에 보다 현실적인 선에서 계획되었는데, BA330 모듈 한개와 이보다 작은 크기인 선댄서(Sundancer. 현재는 취소) 모듈 2개 등을 결합해서 690㎥ 정도의 내부 공간을 가진 우주 여행 전용 상업 우주 정거장을 만드는 계획이었습니다.
(Space Complex Alpha. 출처: 보잉/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
(Space Complex Alpha의 풀 스케일 목업. NASA Deputy Administrator Lori Garver is given a tour of the Bigelow Aerospace facilities by the company's President Robert Bigelow on Friday, Feb. 4, 2011, in Las Vegas. Credit: NASA )
비글로 측은 이를 발사하기 위해서 스페이스 X와 협력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무리 빨라도 2017년 이전까지는 BA330이 준비되지 않는 만큼 당장에 발사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아무튼 알파가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더 큰 크기의 상업 우주 정거장인 브라보(Space Complex Bravo)가 계획 중입니다.
(Model of the Bigelow Aerospace Space Complex Bravo. 출처: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
브라보는 네 개의 BA330 모듈을 포함해 1320㎥의 큰 부피를 지니게 됩니다. 최대 탑승가능한 숫자는 24명입니다. 관광객을 실어나를 우주선은 외부 회사의 것을 이용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스페이스 X 의 드래곤 등 상업 우주선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만약 BA330이 성공한다면 비글로는 이보다 더 거대한 팽창식 모듈인 BA 2100도 같이 계획 중입니다. 지름 12.6m, 길이 17.8m에 내부 공간 2250㎥의 대형 모듈인 BA 2100은 그 무게만 65-70톤 정도 나갈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대형 팽창식 모듈은 몇 개만 이용해도 상당히 거대한 우주 정거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BA 2100의 모델. 출처: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
상업 우주 정거장의 주 목적은 우주 여행객을 위한 숙박 시설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아무리 부자가 많다고 해도 과연 공실없이 우주 호텔을 운영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1인당 왕복 비용 및 투숙 비용이 적어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대폭 저렴해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안전성이 확실하지 않는다면 과연 상업성이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따라다닐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에는 잠재적인 큰 고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사죠. 나사 역시 예산이 간당간당하지만 화성 유인 탐사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주인용 거주 모듈을 만드는데 막대한 돈이 든다는 것입니다. 팽창식 우주 모듈은 나사의 미래 계획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해결책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유인 화성 탐사나 달 탐사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언젠가 다시 인류가 지구 이외에 다른 천체에 기지를 건설할 때, 그리고 미래에 ISS를 대신할 새로운 우주 정거장이 건설될 때, 팽창식 우주 모듈은 큰 역할을 담당할지도 모릅니다.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비글로의 도박은 본인에게 큰 돈을 벌어주지 못하더라도 인류의 활동 범위를 크게 늘리는데 기여할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해서 본인의 이름을 후세에 널리 알리게 된다면 가장 비용 대비 효과적인 투자일지도 모르는 일이죠.
참고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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