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61 - 마침내 혜성에 도달한 로제타



 지난 10 년간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투자된 혜성 탐사 우주선 로제타 (Rosetta) 가 마침내 목표물인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에 도달했습니다. 앞으로도 몇가지 어려운 여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우주선이 8월 6일 혜성에 도착하면서 불과 100 km 정도에 불과한 거리에서 혜성의 맨모습을 클로즈 업 촬영한 덕분에 전례 없이 세밀한 혜성의 핵이 모습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럽 우주국 (ESA) 로써는 감격의 순간이겠죠.  (참고  : http://jjy0501.blogspot.kr/2014/01/ESA-Rosetta-and-Philae.html )  




(로제타가 찍은  혜성 67P/Churyumov-Gerasimenko  의 클로즈업 사진.  In this picture taken on Aug. 3, 2014 by Rosetta's OSIRIS narrow-angle camera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is pictured from a distance of 285 kms. A mission to land the first space probe on a comet reaches a major milestone when the unmanned Rosetta spacecraft finally catches up with its quarry on Wednesday Aug 6, 2014. It's a hotly anticipated rendezvous: Rosetta flew into space more than a decade ago and had to perform a series of complex maneuvers to gain enough speed to chase down the comet on its orbit around the sun. The image resolution is 5.3 metres/pixel. (AP Photo/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 )


(역시 다른 각도에서 찍은 근접 촬영 사진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by Rosetta’s OSIRIS narrow-angle camera on 3 August from a distance of 285 km. The image resolution is 5.3 metres/pixel.
Credits: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8월 6일 촬영된 사진으로 130 km 지점에서 촬영된 것.  Stunning close up detail focusing on a smooth region on the ‘base’ of the ‘body’ section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The image was taken by Rosetta’s OSIRIS narrow-angle camera and downloaded today, 6 August. The image clearly shows a range of features, including boulders, craters and steep cliffs.
The image was taken from a distance of 130 km and the image resolution is 2.4 metres per pixel. 
Credits: ESA/Rosetta/MPS for OSIRIS Team 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위의 사진을 보면 아마도 두개의 덩어리가 합쳐진 듯한 초기 인상은 그냥 저해상도 이미지에서 나타난 착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찍은 혜성의 모습입니다.

 
(12000 km 떨어진 지점에서 67P/Churyumov-Gerasimenko 혜성을 20 분 간격으로 찍은 36 장의 이미지를 합성한 것. This animated sequence combines 36 interpolated images of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each separated by 20 minutes. This comet is the destination for the European Space Agency's Rosetta mission, which includes three NASA instruments in its 21-instrument science payload. The images were obtained by the spacecraft's Onboard Scientific Imaging System (OSIRIS) on July 14, 2014 from a distance of approximately 7,500 miles (12,000 kilometers).

Image Credit: ESA/Rosetta/MPS/UPD/LAM/IAA/SSO/INTA/UPM/DASP/IDA)


 이 놀라운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로제타는 2004 년 3월 2일 발사된 이후 10 년간 64 억 km 를 날아서 혜성을 추적했습니다. 목성과 화성 사이에서 혜성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로제타는 여러차례에 걸쳐 플라이 바이를 시행하면서 속도를 가속했습니다. (아래 동영상 참조 ) 그 결과 총알보다 10 배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혜성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로제타 미션 영상)


 그런데 사실 이 혜성은 보통 우주 탐사에서 목표로 삼는 행성이나 위성에 비해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천체입니다. 따라서 미약한 중력을 지닌 혜성의 주변을 공전하기 위해서 로제타는 매우 복잡한 곡예 비행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래 동영상)




(로제타의 비행 예상 궤도 )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유럽 우주국의 과학자들은 앞으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로제타가 혜성에서 10 km 에 불과한 거리까지 근접 궤도를 돌 수 있도록 잘 조절해야 합니다. 이렇게 근접한 로제타는 혜성의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정밀하게 관측해 11월에 착륙선 필래를 내려보낼 최적의 장소를 물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착륙선이 혜성에 착륙해 혜성의 물질을 채취하고 주변을 관측할 것입니다.




(착륙선 미션 영상   
The animation begins with the deployment of Philae from Rosetta at comet 67P/Churyumov–Gerasimenko in November 2014. Rosetta will come to within about 10 km of the nucleus to deploy Philae, which will take several hours to reach the surface. Because of the comet’s extremely low gravity, landing gear will absorb the small forces of landing while ice screws in the probe’s feet and a harpoon system will lock the probe to the surface. At the same time a thruster on top of the lander will push it down to counteract the impulse of the harpoon imparted in the opposite direction. Once it is anchored to the comet, the lander will begin its primary science mission, based on its 64-hour initial battery lifetime. The animation then shows five of Philae’s 10 instruments in action: CIVA, ROLIS, SD2, MUPUS and APXS. )


 과연 로제타와 필래가 우리에게 알려줄 혜성의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아무튼 혜성의 맨얼굴은 생각보다 소행성과 구별이 되지 않는 것 같네요. 드라이 아이스 덩어리나 혹은 얼음 크리스탈을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울지 모르지만 혜성의 놀라운 근접 정보를 구할 수 있게 된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흥분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로제타의 임무는 이제 막 시작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