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펭귄 (emperor penguin : Aptenodytes forsteri ) 은 현존하는 펭귄 가운데서 가장 무겁고 큰 펭귄입니다. 키는 최대 122 cm 에 달하며 무게는 22 - 45 kg 으로 일부 개체는 성인 여성보다 약간 가벼울 뿐입니다. 그런데 고생물학자들이 이 황제 펭귄 조차 왜소하게 보일 만큼 거대한 고대 펭귄의 화석을 발굴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화석은 남극에서 발견되었는데 연구를 진행한 고생물학자 캐롤리나 아코스타 호스피탈레치 박사와 마르셀로 레귀에로 박사 (Dr Carolina Acosta Hospitaleche and Marcelo Reguero) 에 의하면 키가 대략 2.01 미터에 체중은 무려 112 kg 이나 나갔을 것이라고 하네요. 3700 - 4000 만년 전 남극의 세무어 섬 (Seymour Island) 에 서식했던 이 펭귄의 명칭은 Palaeeudyptes klekowskii 이라고 정해졌습니다. 다만 완전한 골격이 발견된 것은 아니어서 크기는 향후 약간 수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복원된 Palaeeudyptes klekowskii 의 뼈의 부분들. Palaeeudyptes klekowskii. Credit: Geobios, doi:10.1016/j.geobios.2014.03.003 )
Palaeeudyptes klekowskii 의 크기 추정은 이 새의 부척골 (tarsometatarsus, 뒷발목뼈, 조류와 일부 비조류 공룡의 아랫다리에서만 발견되는 뼈) 과 한쪽 날개뼈를 바탕으로 이뤄졌는데 부척골의 길이만 9.1 cm 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 새의 크기가 2 미터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 거대 펭귄 (연구팀은 메가 펭귄이라고 부르고 있는) 이 살았던 시절의 남극은 지금보다 온화한 기후였을 것이고 먹이 역시 풍부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크기로 인해서 얻어지는 이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 연구팀은 이 펭귄이 거대한 몸집으로 인해서 더 깊이 잠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더 오래 물속에 머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가장 큰 Palaeeudyptes klekowskii 의 경우 무려 40 분 가까이 물속에서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그 만큼 다양한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을 것입니다.
물론 크기가 크다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대신 먹이를 많이 먹어야 하고 개체수도 적어질 수 밖에 없어서 환경 변화에 더 취약할 수 밖에 없죠. 따라서 지금은 물론이고 그 시절에도 다양한 크기의 펭귄들이 각자의 생태학적 위치에서 적응 방산해서 번성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거대 펭귄이 살았을 무렵의 세무어 섬이 속한 남극 일부는 지금의 남미 남쪽 같은 포근한 기후였고 10 - 14 종 정도의 다른 펭귄들이 크게 번성했었다고 합니다. 당시는 펭귄들의 천국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Palaeeudyptes klekowskii 는 이와 같은 시기에 펭귄들의 다양한 적응 방산을 보여주는 사례였을 것입니다.
(내용은 여기까지이지만 왠지 이 소식을 듣고 나니 배트맨에 나오는 펭귄맨 생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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